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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대림3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15 조회수1,697 추천수15 반대(0) 신고

◎ 2003년 12월 15일 (월) - 대림 제3주간 월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21,23-27

<요한은 누구에게서 권한을 받아 세례를 베풀었느냐?>

 

  23)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에 대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이 와서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들을 합니까? 누가 이런 권한을 주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24) "나도 한 가지 물어 보겠다. 너희가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 일을 하는지 말하겠다. 25) 요한은 누구에게서 권한을 받아 세례를 베풀었느냐? 하늘이 준 것이냐? 사람이 준 것이냐?" 하고 반문하시자 그들은 자기들끼리 "그 권한을 하늘이 주었다고 하면 왜 그를 믿지 않았느냐 할 것이고 26) 사람이 주었다고 하면 모두들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고 있으니 군중이 가만있지 않을 테지?" 하고 의논한 끝에 27)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는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 말하지 않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불신자에게 유보된 예수의 정체성

 

  대림시기 중 평일미사에 봉독되는 복음의 선택기준이 무엇인가? 그 동안 이런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골머리를 앓은 결과 다소 성과는 있었다. 그것은 적어도 대림 제2주간 목요일부터 대림 3주간 금요일까지 봉독되는 복음에 공통점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 기간에 선택된 복음은 마태오복음이 압도적이며(2주간 목∼3주간 화), 루가복음(3주간 수, 목)과 요한복음(3주간 금)도 봉독된다. 이들 복음전체에 걸쳐 발견되는 공통점은 복음내용이 가지는 세례자 요한과의 연관성이다. 물론 복음마다 세례자 요한의 이름을 거명(擧名)하고 있다. 이 사실은 그리스도의 "이미 오심"과 "다시 오심"을 준비하는 대림시기가 그만큼 세례자 요한의 선구자적 역할로 새겨져 있음을 의미한다. 대림시기 중 3주간 금요일을 전후로 해서 맞이하게 되는 12월 17일부터 24일까지의 복음은 예수님의 족보에서 즈가리야의 노래에 이르는 예수님 탄생직전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고유한 테마로 구성된다.

 

  예수의 권한에 관하여 예수님과 이스라엘 지도자들 사이의 논쟁을 다루고 있는 오늘 복음도 세례자 요한의 선구자적 역할과 관련지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늘 복음의 정확한 시점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후 이틀째 되는 날이다. 마르코복음에서는 사흘째 되는 날로 편집되었다.(마르 11,1-33) 논쟁의 원인이 되는 "이런 일"이란 예수께서 입성 직후 행하신 성전정화사건을 말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행하신 예수님의 전체 행적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예수님의 권한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이 하느님으로부터의 권한이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하시고, 그들이 알아듣기 훨씬 쉬운 방법을 택하신다. 바로 세례자 요한의 권한에 대한 반문(反問)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을 믿고 회개의 세례를 받았지만 백성의 지도자들과 대사제들은 세례자의 말을 믿지 않았다. 예수님의 반문이 그들을 진퇴양난에 빠트려 "모르겠다"는 대답을 얻어냈지만, 사실상 그들은 속으로 세례자 요한을 불신함으로써 예수까지도 불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르겠다"는 대답은 사실상 직무유기에 해당한다. 대사제들과 백성의 지도자들은 무엇이 하느님의 일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분별하여 백성들에게 제시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자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세례자 요한의 권한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른다고 함으로써 자신들의 직무를 다하지 못함은 물론, 예수가 누구이며, 어떤 권한으로 지금까지 놀라운 행적을 해왔는지에 대하여 알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렇듯 불신자에게 예수님의 참된 정체성은 유보된다. 예수님의 대답은 적어도 말씀을 들으려 하고 받아들이려 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 이에 선행되어야 할 일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세례자 요한에 대한 신뢰이다. 세례자 요한을 통하여 일어나는 하느님의 사건에 대한 믿음 없이 예수께 대한 믿음을 얻기란 힘든 것이다. 우리 중에 세례자 요한에 대하여 모른다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늘날 세례자 요한을 신뢰한다는 것은 메시아의 탄생을 준비하는 회개와 쇄신의 삶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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