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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사랑- 시인 구상네 가족의 가훈
작성자배순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15 조회수1,962 추천수12 반대(0) 신고

 

 


 


Love in Bible



이중섭, 구상네 가족(1955)

 

 

 

 

 


 

 성서 속의  사랑 145- 시인 구상네 가족의 가훈


    역대기 상 Chronicles 28,9
 

     솔로몬아, 이 아비를 보살펴 주시던 하느님을 스스로 마음을 다 바쳐 사랑하며 섬기도록 하여라. 야훼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시고 속셈까지 꿰뚫어 보신다. 네가 찾으면 만나 주시지만, 네가 저버리면 너를 아주 버리실 것이다. (공동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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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그림은 이중섭이 그린 ’구상네 가족(1955)’입니다. 참으로 단란하게 보이지요? 이 그림을 그릴 당시 이중섭은, 사랑하는 가족을 일본에 두고 홀로 참으로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구상 선생님은 그런 친구를 왜관 자기 집으로 불러 한동안 함께 살게 배려했지요. 원산이 고향으로 월남한 구상선생님네 가족 역시, 그러한 그리움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요?


     널리 알려진 대로 시인 구상선생님은(1919~ ), 현존해 계신 우리나라 문학계의 신화같은 존재이십니다. 우리나라 시인 가운데 유일하게 두 차례 이상 노벨문학상 본선에 올랐으며, 프랑스에서 뽑은 세계 200대 문인에도 속하시지요. 그리고 지난 2000년 무렵에는 가톨릭신문이 선정한 ’한국 가톨릭 20세기 인물’, 10인 중에 한 분으로 꼽히셨습니다(본명 세례자 요한).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겉으로 드러난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진 선생님만의 합당한 이유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선생님을 존경하며 이렇게들 말합니다.

           "구상 선생이 소장하고 있던 이중섭의 그림을 호암아트홀에서 구매해 갔는데, 당시 폐병이 들어 왜관에서 어렵게 살고 있던 아들에게는 한푼도 주지 않고 몽땅 장학금으로 기부해 버렸다. 당시에는 ’미친 영감쟁이’라고 욕도 많이 했으나,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선생의 생각이 깊었 던 것 같다"

      "선생님은 최근 여의도의 30여평 아파트로 옮겼으나, 얼마 전까지 화장실에까지 빽빽하게 책을 쌓아놓아야만 했던 15평 좁은 아파트에서 사셨습니다. 강연료나 인세를 받으면 장애인 문학단체인 솟대문학회의 활동을 지원하는가 하면,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데 아낌없이 내놓았지요. 이런 일들은 의사이자 역시 독실한 가톨릭신자셨던 그의 부인이, 왜관에서 순심의원을 개업했을 때부터 시작된 일입니다. "

      "온순하고 의협심이 강한 그가 곤경에 빠진 사람에게 도움을 준 미담은 산적해 있으나, 그에게서는 결코 위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더구나 이런 사람들이 갖기 쉬운 과잉된 친절심, 귀찮을 정도로 남의 사생활을 파고드는 태도 등이 없는 것이 특질이다. 그는 참으로 신비주의적 일면이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런 구상선생님 댁의 가훈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이것이랍니다.

       "조금 줄여서 사는 것이 곧 조금 초탈해 사는 것이니라."


       어때요?

       오늘 성서에서 다윗왕이 자신의 아들 솔로몬에게 가훈같이 들려주는 말처럼, 대대손손 가슴깊이, 뼈깊이 전해 내려갈 그런 멋진 가훈이 아닌가요?



       사랑이신 주님
       오늘날 저희 곁에 이렇게 훌륭한 분들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역시 이런 훌륭한 분들을 닮아, 늘 변함없이 일관된 소박한 모습의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주님,
       85세의 고령이신 구상선생님이 지금 노환으로 힘들어하신다고 합니다.  "살짝 죽기는 염치가 없으니, 그저 3개월 쯤만 고통을 주시다가 데려가 주십시오"  그 분이 하신다는 이러한 선종기도가 주님의 뜻에 합당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구상선생님의 다음 시에서처럼, ’저희를 늘 공으로 먹이시는 사랑이 많으신’ 우리 주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아멘.
   


       “이제사 비로소/ 두 이레 강아지만큼/ 은총에 눈을 뜬다.
        이제까지 시들하던 만물만상이/ 저마다 신령한 빛을 뿜고/
        그렇듯 안타까움과 슬픔이던/ 나도 죽고 그 덧없음이/ 모두가 영원의 한 모습일 뿐이다
        이제야 하늘이 새와 꽃만을/ 먹이고 입히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공으로 기르고 살리심을/
        눈물로써 감사하노라…”
        (구상 선생님의 시, ’은총에 눈을 뜨니’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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