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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사창가 앞에서...
작성자마남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16 조회수2,469 추천수18 반대(0) 신고

대림 제 3주간 화요일   복음 마태  21, 28 -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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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창가 앞에서....]

 

 며칠전 일이다. 서울 영등포 근처에서 저녁 약속이 있어서 그 곳으로 차를 몰고 가는 중이었다. 지금은 없어진 줄로만 알았던 그곳에 아직도 사창가 골목이 있는 것이다. 골목이 좁아서 차를 급히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차가 천천히 가기에 길가에 까지 나와서 손을 흔드는 것이었다.

 

약속장소가 근처 백화점 식당인지라 대로변으로 가야 하건만 약속하신 사람과 휴대전화를 하다가 그만 길을 지나쳐 골목길로 돌아 온 것이다. 오후 5시쯤 되었을까? 그때부터 사창가는 벌써 밤의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지나치면서 한마디를 덧붙혔다. 소리내서 할 수는 없기에 속으로만 "할 일이 없어서 이런짓을 하는가!. 어디가면 무엇을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것인데..쯧쯧쯧...."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고 있다. 사실 요한이 너희를 찾아와서 올바른 길을 가르쳐 줄 때에 너희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믿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가장 비천하고 힘들 게 살아가는 사람들중의 한 부류가 며칠전에 보았던 그 사창가 창녀들이라고 대부분이 인식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오늘 복음에서 보면 예수께서는 그 창녀들이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 보다도 먼저 하늘나라에 갈 것이라고 언급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동안의 잘못을 먼저 회개하고 하느님을 믿는 생활이 시작된다면 굳이 직업이나 지난 과거의 행실은 그리 중요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얼마전에 사창가에 종사하는 여인이 불우 이웃을 돕는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새롭다. 그렇다면 편한 신앙생활과 실천이 따르지 않은 믿음생활인 나 자신보다 낫지 않을까?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그날 그 사창가를 지나면서 한마디 내뱉었던 나 자신이 너무나도 창피하고 쑥쓰럽다. 내가 마치 율법학자 같아서 말이다.

 

공존의 사회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구성원들이다. 그 사창가가 있기까지, 존재하기까지 적어도 우리 모두의 책임 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지금 이시간 그 책임을 통감해 본다. 그 영혼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까 한다.  

 

                                         ▣통신성서교육원 마남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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