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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12월 17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3-12-17 조회수1,827 추천수16 반대(0) 신고

◎ 2003년 12월 17일 (수) - 대림 제3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1,1-17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

 

  1)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자손인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다음과 같다. 2)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낳았고 이사악은 야곱을,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를 낳았으며 3) 유다는 다말에게서 베레스와 제라를 낳았고 베레스는 헤스론을, 헤스론은 람을, 4) 람은 암미나답을, 암미나답은 나흐손을, 나흐손은 살몬을 낳았고 5)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즈를 낳았으며 보아즈는 룻에게서 오벳을 낳았고 오벳은 이새를, 6) 이새는 다윗 왕을 낳았다. 다윗은 우리야의 아내에게서 솔로몬을 낳았고 7) 솔로몬은 르호보암을, 르호보암은 아비야를, 아비야는 아삽을, 8) 아삽은 여호사밧을, 여호사밧은 요람을, 요람은 우찌야를, 9) 우찌야는 요담을, 요담은 아하즈를, 아하즈는 히즈키야를, 10) 히즈키야는 므나쎄를, 므나쎄는 아모스를, 아모스는 요시야를 낳았고, 11) 이스라엘 민족이 바빌론으로 끌려갈 무렵에 요시야는 여고니야와 그의 동생들을 낳았다. 12) 바빌론으로 끌려간 다음 여고니야는 스알디엘을 낳았고 스알디엘은 즈루빠벨을, 13) 즈루빠벨은 아비훗을, 아비훗은 엘리아킴을, 엘리아킴은 아졸을, 14) 아졸은 사독을, 사독은 아힘을, 아힘은 엘리훗을, 15) 엘리훗은 엘르아잘을, 엘르아잘은 마딴을, 마딴은 야곱을 낳았으며, 16)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셨는데 이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 17) 그러므로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가 십사 대이고, 다윗에서 바빌론으로 끌려갈 때까지가 십사 대이며 바빌론으로 끌려간 다음 그리스도까지가 또한 십사 대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예수의 족보에 등재된 나의 이름

 

  오늘 12월 17일부터 12월 24일까지는 대림시기의 마지막 단계로서 주님성탄대축일을 직접적으로 준비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봉독되는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17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경위(18일), 세례자 요한의 탄생예고(19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예고(20일), 마리아 엘리사벳 방문(21일), 마리아의 노래/막니피캇(22일), 세례자 요한의 탄생(23일), 그리고 즈가리야의 노래(24일 아침)에 관한 내용이다. 물론 이 기간 중에 맞이하는 대림 제4주일 복음은 앞서 열거한 복음과 중복될 수도 있다.

 

  오늘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관한 마태오복음의 시작부분이다.(마태 1,1-17) 교회 전례력의 일년을 통틀어 그리스도의 족보에 관한 마태오복음은 딱 두 번 봉독된다. 한번은 9월 8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성탄축일(마태 1,1-16.18-23)이고, 다른 한번이 바로 오늘이다. 복음서에서 예수의 족보에 관한 기록은 루가복음(3,23-39)에도 있다. 둘 다 역대기 상권(2,1-15; 3,5-16)과 다른 구약성서를 토대로 족보를 편집하였다. 그러나 둘을 비교해보면 엄청난 차이점이 발견된다. 순서도 다르고 잘못된 표기도 있고 누락된 조상도 있다. 이들 기록은 구약성서의 어느 사본과도 일치하지 않는다. 아무튼 루가는 예수님부터 다윗과 아브라함을 거쳐 아담과 하느님에 이르기까지 77대를 거슬러 오름차순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마태오는 아브라함부터 예수님까지를 내림차순으로 -아브라함->다윗, 다윗->유배시작(여고니야), 여고니야->그리스도- 14대씩 3번에 나누어 기록하였다. 미리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것은 복음서의 족보가 우리들이 생각하는 일개 가문의 족보와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즉, 복음서의 족보는 고고학적 의미에서 조상들의 계보를 밝히려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마태오가 편집한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서 지적할 수 있는 신학적인 의미는 많다. 그 중에서  중요한 점 네 가지를 요약하여 보자.

 

  첫째, 인간 예수로부터 이스라엘 전체에 이르는 역사가 바로 하느님의 구원역사라는 점이다. 하느님의 구원역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전 인류의 역사로 해석될 것이다. 나아가 예수는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자손으로서 약속된 메시아이며, 전 인류의 모든 조상과 계보를 통틀어 역사를 움직이시고, 마지막에 심판하실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둘째,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제외하고 부인 넷의 이름을 언급한 점이다. 마태오는 왜 구약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성조(聖祖)들의 아내들인 사라, 레베카, 레아 등의 이름은 빼고 다른 여인들을 언급한 것일까? 언급된 여인들은 다말, 라합, 룻, 그리고 우리야의 아내(바쎄바)이다. 여인 넷은 모두 이방인 출신으로서 각각 기이한 인연으로 이스라엘 가문과 관계를 가지게 되어 가문의 혈통을 잇게 한다. 이 점은 언급된 여인들이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 차지하는 특별한 위치를 고려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오히려 구원의 역사에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개입하는 하느님의 섭리를 밝히고, 예수님을 또한 이방인의 메시아로 소개하려는 마태오의 강한 의도로 보인다.(창세 38,6; 1역대 2,4; 여호 6,25, 룻기; 2사무 11,3.15.17; 12,24)

 

  셋째, 전체 족보를 14대씩 3번에 나누어 아브라함->다윗, 다윗->유배시작(여고니야), 여고니야->그리스도로 기록함으로써 각각의 시기적 특성을 살리려고 한 점이다. 성조 아브라함에서 시작한 이스라엘은 다윗에 이르러 통일국가를 형성한 것이 첫 번째 시기이다. 다윗은 이스라엘을 강국으로 만든 장본인으로서 이스라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왕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윗의 가문에서 메시아가 날 것으로 믿었다. 다윗에서 바빌론으로 유배를 갈 때까지의 시기는 이스라엘의 수치와 비극과 멸망의 시기를 뜻한다. 유배에서 그리스도에 이르는 시기는 육체의 구속과 죄의 노예에서 자유와 해방과 구원을 가져다주는 메시아 도래의 희망과 실제적 도래를 특징짓는 시기이다.

 

  넷째,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고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나셨는데 이분을 그리스도라고 부른다"(16절)는 대목에서 "마리아에게서 예수가 났다"는 점이다. 족보의 모든 부분에, 또 등장하는 4명 여인의 경우에도 아버지가 "주격"의 위치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들은 "목적격"으로 구사되지만, 이 대목에서는 요셉의 아들 예수가 "주격"으로 구사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 즉 하느님이 모든 구원역사를 계획하시고 실행하시고 성취하시는 주역이라는 것이 마태오 족보의 강조점이다.

 

  대림시기에 듣게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피를 나눈 혈통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약(舊約)이 성취되어 신약(新約)에로 이어감을 의미한다. 결국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전 인류의 역사가 같은 운명 공동체로 성립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오늘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의 이름을 안고 사는 우리들도 하느님 성령으로 말미암아 이 족보에 등재(登載)되어 예수님과 함께 살고, 죽는 공동체의 일원임을 알아야 하겠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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