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Romans 8,37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의 도움으로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No, despite all these things, overwhelming victory is ours through Christ, who loved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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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사였었죠. 어느날, 하느님은 한 여자에게서 영혼을 빼앗도록 내게 명령하셨습니다. 인간 세계에 내려와보니 그 여인은 몹시 쇠약한 몸으로 누워 있었습니다. 쌍둥이 딸을 낳았던 것입니다. 갓난아기는 어머니 곁에서 꼬무락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여인은 내 모습을 발견하자 하나님이 보내신 줄 짐작하고,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아아, 천사님! 남편은 숲속에서 나무에 깔려 죽어 바로 며칠 전에 장례식을 치른 참입니다. 내게는 형제자매도, 큰어머니, 작은 어머니, 할머니도 없기 때문에 이 갓난 애들을 거두어 줄 사람도 없습니다. 제발 제 영혼을 가져가지 마시고 이 아이들을 내 손으로 키우게 해주세요! 어린아이는 부모 없이는 살지 못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차마 그 여인의 영혼을 가져오지 못하고 하느님께로 돌아갔습니다. 그랬더니 하느님께서는 "다시 내려가 산모의 혼을 거두어라. 그러면 세가지 일을 알 게 되리라. 즉, 인간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는가,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가를. 그것을 알 게 되는 날 너는 하늘나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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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어렴풋이 기억나는 이야기지요? 이것은 톨스토이의 대표적인 소설 중 하나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중 일부입니다. 천사 미카엘은 하느님의 명령을 어긴 벌로, 아주 추운 겨울 벌거벗은 알몸으로 인간세상에 버려집니다. 다행히 그곳을 지나던, 가난하지만 마음씨 착한 구두장이 시몬을 만나지요. 그리고 시몬의 집에서 구두보조공으로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세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깨달아가게 됩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벌을 마치고 하늘로 돌아가면서 미카엘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깨달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을 보살피는 마음이나 자신의 준비에 의하여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는 자기 아이들의 생명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또 부자는 자기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 못했다. 저녁 때까지 내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다.
내가 인간이 되고 나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나의 일을 여러 가지로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지나가던 사람과 그 아내의 사랑이 있어 나를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고아가 잘 자라고 있는 것은 이웃의 한 여인에게 사랑이 있어 그들을 가엽게 생각하고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생명을 주시고 모두가 살아가도록 바라시지만, 각자 뿔뿔히 떨어져 살기를 원치 않으시기 때문에 각자에게 무엇이 필요한 가를 계시하지 않으시는 것이다. 인간이 하나로 뭉쳐사는 것을 원하시기기 때문에 모든 인간에게 필요한 공통의 것만을 계시하신 것이다.
이제야말로 나는 진정 깨달았다. 각자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에게 그렇게 생각되는 것일 뿐, 정말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 속에 사는 자는 하나님 안에 살고 있다. 하나님은 그 사람 안에 계신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사랑이시므로."
사랑이신 주님,
예, 저희 인간들 안에는 당신께서 부어주신 사랑이 있습니다. 또한, 함께 모여 사랑하고 살라는 당신의 계획에 따라, 저희들 각자에게는 저희 자신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치 앞을 내다보는 지식과 지혜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당신이 계시기에, 당신의 사랑이 있기에, 그것으로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2000년도 더 전에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신 우리의 주님,
그래서 저희에게 사랑의 참모습을 눈으로 보여주신 주님, 당신의 오심을 다시금 감사드리며 모든 사람들과 함께 이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아멘.
* 모두, 행복한 성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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