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값진 진주를 점점 더 빛나게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04 조회수1,189 추천수4 반대(0) 신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리고 보물 상자를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마태오 2, 11)

 

생명을 걸 만큼 값진 왕을 발견한 그들은 자기들의 보물상자를 열고서 가진 모든 것을 그분께 바쳤습니다.

 

제가 아기 예수께 드릴 수 있는 보물은 무엇일까?

 

저는 보물을 드리지 못했지만, 아기예수께서 저에게 보물로 주시고자 하시는 것을 어렴픗이 느낄 수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을 다 품으실 수 있는 그 분이 저의 비천한 마음안에 오시기 위해, 지극히 연약한 아기의 모습으로 오시고 바로 또 고난과 조롱과 모욕을 당하시는 참혹한 아픔을 겪으시며 제 옆에 계시려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의 연약하고 두렵고 근심 걱정에 차 있는 마음안에 오시어 당신으로 채우시어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보물을 주시려고 하시는 것입니다.

 

값진 왕이 오셨지만 세상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듯이 제가 진정으로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저의 내면 깊이에서 그분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는 글을 <사람을 살려라, 안셀름 그륀 지음>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밭에 묻혀 있는 보물과 값진 진주를 다룬 두 비유에 따르면

(마태오 13, 44-51)사목직은 인간에게 내적인 풍요로움을 나타내 보이고 사람들의 시선을 자신들의 마음으로 향하게 하는 것이다. 영혼의 밭에 보물이 숨겨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먼저 보물을 파내야 하는데, 우선 표면을 뚫고 우리의 내면 세계로 깊이 파고 들어가 이 보물을 발견해야 한다. 보물은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이시다. 우리는 영혼의 밑바닥에서 하느님을 발견해야 한다.

 

일단 하느님을 발견하면 우리는 만족한다. 그러면 부와 소유를 향한 갈망은 잠잠해진다. 소유를 갈망하는 것은 결국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찾는 것이다. 물론 외적인 부는 우리에게 평화를 선사할 수가 없다. 평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밭에 있는 보물이나 값진 진주 뿐이다. 여기서 진주는 우리 안에 계신 하느님, 또는 자아를 의미한다.

 

우리안의 자리를 하느님께 내드릴 때 우리는 자아를 향해 앞으로만 나아간다.

 

사목직의 우선적인 목표는 사람들을 도덕적인 사람으로 만들거나, 그들을 온갖 그리스도교 진리로 설득하는 것이 아니다. 사목직은 오히려 각 개인을 그의 고유한 자아로 이끌고, 그들이 자기 영혼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또 하느님 안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도록 도와 주고자 한다.

 

사목직은 늘 다른 사람에게 ’신비로운 장소를 보여주는(mystagogisch)’ 하느님의 신비와 인간의 신비로 인도하려는 것이다. 사목직은 결국 신비주의적인 길로 이끌려고 하는데, 그 길은 우리 영혼의 밑바닥에서 발견될 수 있는 하느님을 체험하도록 인도하는 길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신비로운 장소를 보여주는 사목직은 사목자의 신비주의적인 체험을 전제한다. 사목자는 많은 지식이나 최신의 방법론 뒤에 숨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그가 체험했는지 묻는다. 사목자 스스로 하느님의 신비에 이르는 길을 가야 한다. 그러면 사목자는 가르치지 않고 사람들이 자기 영혼의 밑바닥으로 가는 길에 동반자가 되어 준다.

 

사목자는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체험에 참여시키고 자신이 다른 사람의 체험에 참여한다. 각자의 체험들이 서로 보완하여 항상 하느님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 즉, 모든 인간의 영혼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우리가 함께 찾음으로써 자신의 광채가 빛나기를 원하는 값진 진주를 점점 더 빛나게 하는 것이다.

 

저에게 부와 소유로부터 자유로와지고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주시기

위해 겸손과 온유하심 자체로 오신 주님, 제 마음을 당신께 드립니다. 갈라지지 않은 마음으로 당신의 섭리에 따를 수 있는 마음을 주소서! 마음이 지치고 고달플 때 당신께 달려와 바로 이러한 저를 위해 아픔을 겪으셨던 당신을 느낄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추운 마굿간에 누워 계신 아기 예수님, 제가 당신께 드릴 수 있는 가장 귀한 보물은, 갈라지지 않고, 몰약처럼 부패하지 않은 마음을 드리는 것임을, 그리고 당신에게서 발견한 보물의 힘으로 나날이 새로와지고 생명이 넘쳐서 제 삶의 자리를 진주처럼 빛나게 하는 것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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