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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속사랑- 지하주차장에서 생긴 일
작성자배순영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08 조회수1,520 추천수16 반대(0) 신고

 

 


 

Love in Bible


이중섭, 네 어린이와 비둘기

 

 


    
성서 속의 사랑 162- 지하주차장에서 생긴 일

   
     역대기 하 2 Chronicles 20,7

 

     우리의 하느님이여, 하느님께서 이 에 사는 백성을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 앞에서 몰아 내지 않으셨읍니까? 그리고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브라함의 후손에게 이 을 주시지 않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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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저는 회사 근처 주차장에 갔다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주차해놓은 차를 빼려던 어떤 주부가 실수로 자신 옆에 세워진 차를 긁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지하주차장이어서 그런지 소리가 아주 크게 났기 때문에, 화장실을 가려고 그 곁을 지나다보니 무심코 쳐다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목격한 것을 의식해서 그런지, 그 주부는 차에서 내려서 제게 "별일 없지요? 괜챦지요?" 하고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대답하였습니다.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소리가 상당히 크게 났고 저 차의 앞쪽 부분이 저렇게 굵은 선으로 찌그러졌어요."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주부는


      "저 찌그러진 것이 내가 그런 것인지 예전부터 그랬던 것인지 어떻게 알아요? 저 정도로 찌그러졌다면 내 차에도 그 정도의 흠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쟎아요?..."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나가던 제 귀에 그 정도로 큰 소리가 들렸다면 운전자인 자신 역시 들었을 텐데...’싶은 생각이 드니,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태도에 조금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서 더 분명히 말했습니다. "저 부위를 보니 아마도 아주머니 차에는 이쪽 범퍼쪽에 부딪친 것 같네요. 보세요. 여기 범퍼에 파인 자국이 있쟎아요. 그죠? "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말하기가 싫어져서 화장실로 자리를 피했지요.


      화장실에서 나와보니 그 주부는 가고 없었습니다.  피해를 입힌 차량에 자신의 연락처를 남겨놓지 않고 말입니다. 어떻게 해야할 까...저는 참으로 고민이 되었습니다.  피해차량이 상당히 고급차였기 때문에, 연락처를 남겨놓고 간 후 나타나게 될 휴유증에 대해 걱정했을 그 주부의 심정을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생각 끝에 이렇게 했습니다. 가해차량과 피해차량의 번호를 적어 그 지하주차장 주차요원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우연히 작은 접촉사고를 목격했어요. 가해차량은 이 번호고, 피해차량은 이 번호입니다. 만약에 혹시라도 피해차량이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가 망가졌다고 항의를 해오면,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하지만 피해차량주인이 별 말이 없다면 일부러 말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주차요원은 제게 감사하다며 연락처를 가르쳐달라고 하더군요. 속으로 꺼려졌지만,  그래도 책임감 때문에 회사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나오면서 ’제발 별 일이 없기를...’ , 그 피해차량의 운전자가 "에이...차 몰고 다니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는 거지 뭐..."하고 대범하게 별 일없이 넘기기를 간절히 기원하였습니다.


       사랑이신 주님,
       저는 어제, ’만약 내가 그 가해차량의 주부와 같은 입장에 처했더라면 어떻게 처신했을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 역시 아마도 그냥 그곳을 나왔을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화장실로 피해 버린 목격자를 찾아가, 다시 한번 더 제 입장을 설명하고 변명하고...그런 더 유치한 짓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의 눈- 저희 안에 계시면서 저희를 바라보시는 당신의 그 눈-보다, 외부 사람의 눈- 그저 나를 스쳐가는 아주 작고 일견 의미없는 눈-들을 더 무섭게 여기고 말입니다.
       
       주님,

        제가 항상 겉으로 드러나는 사람들의 눈들보다, 비록 보이지 않으나 언제나 어디서나 저를 보고계실 당신의 그 눈을 더 의식하고 살 아가게 해 주소서. 그래서 언젠가 당신께서 주실 하늘나라의 땅을 당당히 차지하는 그런 영광을 누리게 도와주시옵소서.  어쩌면 어제 집으로 돌아간 후 하루종일 마음 찜찜하고 힘들었을 그 가해차량의 주부에게도 당신의 자비와 은총을 내려주실 것을 원하며, 사랑이 많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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