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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민의 날에
작성자양승국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18 조회수1,434 추천수16 반대(0) 신고

1월 18일 연중 제 2주일(이민의 날)-요한 2장 1-11절

 

"아직 제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이민의 날에>

 

요즘 우리 사회에서 각별한 관심이 요청되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외면하는 3D업종에서 묵묵히 제몫을 해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사연을 듣고 있노라면 얼마나 마음이 저며 오는지 모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 귀향하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자식입니다. 자식들 건강만을 기원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는 외국인 노동자 가족들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오만한 우리 언행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복음선포의 특징 가운데 우세한 특징 하나가 "삶과 연결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복음 선포"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눈앞에서 벌어지던 이스라엘 백성들 고통과 눈물을 외면한 채 복음만을 선포하지 않으셨습니다.

 

복음을 선포함과 동시에 복음의 핵심 메시지인 "이웃 사랑 실천"을 동시에 이행하셨습니다. 우는 이들을 만나면 우선 눈물을 닦아주셨습니다. 상처 입은 사람을 만나면 일단 상처부터 치유해 주셨습니다.

 

굶주린 사람을 만나면 만사를 제쳐두고 밥부터 먹이셨습니다. 복음서 전반에 나타난 예수님 행적을 종합해보면 당신이 하실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셨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는 당신 때가 아직 오지 않았음에도 눈앞에 펼쳐진 딱한 상황을 결코 외면하지 못하십니다. 이스라엘 전통에서 잔치 집에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것은 한마디로 "난리 났다", "잔치 끝장났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고대 근동 지방 축제에서 포도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었습니다. 이토록 절박한 상황에서 예수님께서는 아직 때가 오지 않았음에도 인간 측의 필요성에 즉시 응답하십니다.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슴에 손을 얹고 고민해야 할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이 시대 살아 있는 성전인 가장 가난한 사람들, 가장 천대받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들 인간성 회복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일입니다.

 

"고통당하는 이들 상처를 조용히 어루만져주는 위로의 손길",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우리 교회가 부여받은 첫 번째 사명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교회인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첫 번째 사명의 대상자들이 우리들 바로 곁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다름 아닌 이주 노동자들입니다.

 

오늘은 "이민의 날"입니다. 한국 천주교회 주교회의는 교황님과 뜻을 같이 하여 오늘을 "이민의 날"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급격히 증가한 국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사목적 관심을 기울이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제조업 분야에서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께 오늘 다시 한번 그들에 대한 비인격적 대우가 종식되길 기원합니다. 그들 인간성 회복을 위한 적절한 조치들이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강구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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