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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20 조회수1,128 추천수6 반대(0) 신고

◎ 2004년 1월 20일 (화) - 연중 제2주간 화요일

 

▣ 성 파비아노 교황(236-250) 순교자 기념

 

  성 파비아노는 전임 교황 안테루스를 이은 제20대 교황이다. 교황 안테루스는 교황직에 불과 넉 달 가량 머물다가 236년 1월 3일에 순교하였는데, 그 이유는 교황이 당시 순교자들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일이 발각되었기 때문이었다. 안테루스가 순교하고 난 뒤 236년 1월 10일 후임 교황선출을 위한 선거가 시작되었다. 그 때 비둘기 한 마리가 성 파비아노의 머리 위해 내려앉았고, 이를 하늘의 징표로 깨달은 사람들이 평신도였던 파비아노를 교황으로 뽑았다는 전설이 있다. 성인은 당시 로마교회를 7지역으로 분할하여 각 지역에 부제를 선임하여 돌보도록 하는 등 교회의 조직을 정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오늘날 성품성사에로의 7품이나 독서, 시종, 부제, 사제의 단계적 조직과 질서의 틀을 파비아노 교황이 마련한 것으로 추정한다. 파비아노 교황은 로마황제 데치우스(249-251)의 박해 때 순교한 것으로 전해지며, 그의 순교에 관하여는 카르타고의 주교 치프리아누스(200-258)의 편지에 기록되어 있다.

 

▣ 성 세바스티아노 (236-250) 순교자 기념

 

  성 암브로시오(339-397)의 증언에 의하면 성 세바스티아노는 밀라노 출신이다. 디오클레시아누스 황제(284-305)에 의해 친위대 대장으로 임명된 세바스티아노는 나중에 그리스도신자임이 밝혀져 황제의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사람들은 그가 화살을 맞고 죽은 줄 알았으나, 시신을 확인하던 어떤 미망인(순교자 성 카스툴루의 부인)이 그가 살아있는 것을 보고 데려다 극진히 간호하여 회복시켰다고 한다. 건강을 되찾은 세바스티아노는 황제에게 정면으로 맞서 박해의 잔인성을 고발하기에 이른다. 이에 분노와 미움이 극에 도달한 황제는 세바스티아노를 경기장에 묶어 사형에 처하도록 명한다. 군인들이 성인을 사정없이 채찍질하고 창으로 찔러 죽이게 된다. 오늘날 성 세바스티아노는 군인, 운동 선수, 궁술가의 수호자와 전염병의 수호성인으로 공경 받고 있다.

 

[오늘의 복음] 마르 2,23-28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23)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때 함께 가던 제자들이 밀 이삭을 자르기 시작하자 24)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보십시오, 왜 저 사람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25) 예수께서는 이렇게 반문하셨다. "너희는 다윗의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한 일을 읽어 본 적이 없느냐? 26) 에비아달 대사제 때에 다윗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서 제단에 차려 놓은 빵을 먹고 함께 있던 사람들에게도 주었다. 그 빵은 사제들밖에는 아무도 먹을 수 없는 빵이 아니었더냐?" 27) 예수께서는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 28) 따라서 사람의 아들은 또한 안식일의 주인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안식일의 주인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논쟁만큼 좋은 방법도 없다. 논쟁(論爭)은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는 동시에 반대자들의 생각까지 폭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인지 예수님은 논쟁을 즐기신다. 예수께서는 논쟁을 통하여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동시에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밝혀 드러내신다. 결국 논쟁은 예수님 자기계시의 한 방편인 것이다.

 

  예수님과 바리사이파 사람들 사이에 논쟁의 강도가 점점 깊어져가고 있다. 마르코복음을 따르면 예수님의 중풍병자에 대한 죄사함의 발언(2,5-12)에서 본격적인 논쟁이 시작되었고,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한 식탁공동체(2,13-17)와 단식문제(2,18-22)를 통해서 불거져가고 있으며, 이제 두 번의 안식일 규정문제(2,23-28; 3,1-6)로 논쟁은 극에 치닫게 된다. 결국 안식일 논쟁은 바리사이파 사람들에게 예수를 없애버리려는(3,6)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오늘 복음은 안식일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제자들이 밀 이삭을 자르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나타나서 예수의 제자들이 안식일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제자들이 예수께서 가시는 길을 만들기 위해 밀 이삭을 잘랐는지, 배가 고파서 먹기 위해 그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문맥상 후자(後者)의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평소 때라면 이웃집 밭에 서 있는 곡식 이삭에 낫을 대지 않고 손으로 잘라먹는 것은 허용된다(신명 23,26). 그러나 이 일도 안식일에는 금지된다. 이삭을 손으로 잘라먹는 일이 안식일에 금지된 추수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항의에 예수께서는 세 가지의 답변을 시도하신다. 첫째는 굶주렸을 때 법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사람이 법을 위해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법이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가르침, 즉 인본(人本)위주의 법해석이 중요하다는 것이며, 셋째로 사람의 아들이 안식일법의 주인이며 근본적으로 모든 법 위에 군림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세 가지 답변을 분석한다면, 첫째는 유다인 계통 그리스도교인들의 입장일 것이고, 셋째는 이방인 계통 그리스도교인들의 입장일 수 있으며, 두 번째 답변이 예수님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 에비아달 대사제 때에 사울에게 쫓겨다니던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파서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제단에 차려진 음식을 먹었다(25-26절)고 했는데, 관련된 성서의 구절을 살펴보면(1 사무 21,1-10) 당시 대사제는 에비아달이 아니라 아히멜렉이다. 따라서 이 부분은 분명 잘못된 기록이다. 아무튼 논쟁의 핵심은 인본 위주의 법해석이며, 예수께서 법의 주인이시며 법 위에 군림하신다는 것이다. 법은 지켜지기 위해서 존재하지만 법의 정신을 따라 법을 적용하는 것이 분명 더 중요한 일이다. 이제 예수님은 법의 진정한 의미를 밝히는 해석자로 등장하시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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