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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설 - 구정)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22 조회수1,500 추천수9 반대(0) 신고

◎ 2004년 1월 22일 (목) - 설 (구정)

 

▣ 성 빈첸시오 부제 순교자 기념 (없음)

 

  성 빈첸시오 부제의 순교에 관한 기록은 미비하다. 그러나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는 그의 강론집에 성인의 순교를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으며, 사도 바울로의 말씀을 빌어 ’그리스도를 믿을 특권뿐 아니라 그분을 위해 고난까지 당하는 특권, 즉 그리스도를 섬기는 특권을 받은 성인’(필립 1,29)으로 칭송하고 있다. 빈첸시오 성인은 스페인의 동쪽 해안도시 사라고싸(현 발렌시아)에서 태어나 발렌시아의 주교 성 발레리오의 문하생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부제로 서품되었다. 그는 주교를 도와 하느님의 백성을 자상하게 돌보고 훌륭히 설교하였다. 303년경 로마의 황제 디오클레시아누스(284-305)와 막시미아누스(286-305)가 연이어 박해칙서를 반포하면서, 그리스도교 성직자와 평신도들에 대한 박해에 도를 높여갔다. 황제의 명을 받은 발렌시아의 집정관 다치안은 잔인하기로 유명한 박해의 수장이었다. 304년 다치안은 발레리오를 주교직에서 파하여 귀향을 보내고, 빈첸시오를 잡아다 발가벗긴 채 어두운 탑 꼭대기에 가두고 온갖 고문을 가하였다. 다치안은 군인들을 시켜 성인을 묶어 낮에는 뜨거운 불판 위에 올려놓고 사지를 늘어뜨려 뼈마디를 부러뜨려 고문하였고, 상처 위에 소금을 뿌리고 밤에는 유리조각 위에 잠을 재웠다. 그런데 천사가 나타나 불판과 유리조각을 부드러운 꽃 융단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화가 치민 다치안은 결국 성인의 목을 부러뜨려 죽였고, 시신을 벌판 위에 버려 동물의 밥이 되게 하였다. 그러나 두 마리의 까마귀가 나타나 소리를 지르며 성인의 시신을 보호하자 다치안은 성인의 시신을 황소의 육질에 붙이고 무거운 맷돌을 달아 바다에 빠뜨려 버렸다. 얼마 후 파도가 성인의 시신을 육지로 밀어보냈고, 시신을 발견한 어떤 경건한 과부와 신자들이 비밀리에 장사를 지냈다고 한다. 성인의 유해는 발렌시아와 포르투갈의 리싸본에 안치되었다.

 

[오늘의 복음] 루가 12,35-40

<너희는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 놓고 준비하고 있어라. 36) 마치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문을 두드리면 곧 열어 주려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처럼 되어라. 37) 주인이 돌아왔을 때 깨어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행복하다. 그 주인은 띠를 띠고 그들을 식탁에 앉히고 곁에 와서 시중을 들어 줄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녘에 오든 준비하고 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종들은 얼마나 행복하겠느냐? 39) 생각해 보아라. 도둑이 언제 올지 집주인이 알고 있었다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을 것이다. 40) 사람의 아들도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올 것이니 항상 준비하고 있어라."◆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달처럼 복스런 미소를...

 

  갑신년 정월 초하루가 밝았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인 설날이다. 밝고 따가운 태양보다는 은근한 빛과 간혹 따스함을 가져다주는 달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이 새해의 첫날을 맞이하는 날이다. 양력으로 새해를 맞이한 지 벌써 3주간이 지나 가지만, 나름대로 세웠던 계획에 여기저기 구멍이 나고 깨끗하게 지키려 했던 마음에 얼룩이 묻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무릇 인간은 매일 새로운 다짐과 결심으로 하루하루를 시작해야 한다지만, 오늘 새로이 한해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큰 위로와 격려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다시 한번 마음의 다짐을 새롭게 하고 새해 첫날에 세웠던 계획을 점검해야 하겠다. 동시에 우리와 늘 함께 하실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며, 조상들의 영혼이 영원한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하며, 그들의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다음은 건설회사에 다니는 박대리의 아름다운 고백이다. 그는 퇴근을 하여 집으로 들어가기 전, 언제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한다. 일년 전까지만 해도 박대리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어김없이 집에 돌아와 식구들에게 짜증과 화를 냈고, 그럴 때마다 딸과 아내는 그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가 미술시간에 그렸다는 아빠 얼굴이 온통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던 것이었다. 아버지가 이유를 묻자 아름이는 대뜸 말했다: "응, 아빠는 언제나 화난 얼굴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아빠 얼굴을 검게 칠했어요. 그러면 아빠 얼굴의 화난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까요!" 참으로 당돌한 대답이었지만 순간 박대리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그 뒤부터 박대리는 집에 들어가기 전이면 언제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의 불쾌한 기분을 지워버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생기면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극복하려 했다. 박대리 얼굴의 미소는 그의 마음에도 똑같이 있었다. 그의 이러한 작은 노력으로 집안은 날로 화목해졌고, 집안에는 언제나 웃음꽃이 피었다. 박대리 가족 모두는 가정 안에 웃음꽃을 피우기 위해 그만큼 노력했던 것이다.

 

  한 가정 안에서의 평화와 기쁨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는 단체나 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오늘 새로이 한해를 시작하는 우리들 가정은 물론이요, 어떤 공동체에라도 평화와 기쁨을 보장하는 두 마디의 말씀을 오늘 성서에서 찾아볼까 한다. 첫째는 제1독서 민수기의 말씀이다: "너희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 이름으로 복을 빌어 주면 내가 이 백성에게 복을 내리리라."(민수 6,27) 그렇다. 하느님께서는 아무 계획이나 조건 없이 우리에게 복을 내리시지는 않는다. 우리 서로가 먼저 복을 빌어 주어야, 그 다음에 하느님께서 우리 위에 복을 내리신다는 것이다. 적어도 너를 대하는 나의 얼굴에 너를 향한 복스런 미소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평화의 시작이요 행복의 시작이다. 둘째는 오늘 복음의 "항상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는 말씀이다. 참 좋은 말씀이다. 물론 이는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세상의 종말과 인자의 재림을 잘 준비하도록 당부하신 말씀이다. 세상 끝날까지 눈뜨고 살라는 말은 좀 심한 부탁이겠지만 단 두서너 번 깨어 그렇게 하는 것도 심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단 한번의 웃는 얼굴, 단 한번의 노력으로 항구한 평화와 행복을 바라는 사람을 없을 것이다. 은근한 밝음과 따사로운 정을 담고 있는 달을 좋아하는 우리 민족! 흐린 날엔 달을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달은 매일 뜬다.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달처럼 복스런 미소를 지어 줄 수는 없을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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