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골동품 컴퓨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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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 작성일2004-01-29 | 조회수1,789 | 추천수12 | 반대(0) 신고 |
연중 제 3주간 목요일 복음 마르 4, 21 - 25 -------------------------------------------------------------------
[골동품 컴퓨터]
지금부터 6~7년전 회사 관련 자료를 찾아야 할 일이 생겼다. 서류 보관함을 모두 뒤져 보았으나 허사였다. 혹시나 해서 자재 야적장 창고를 뒤져 컴퓨터를 찾기로 했다. 다행히 그 당시 사용했던 컴퓨터들이 골동품 대우를 받기라도 하듯 잘 보관되어 있었다.
당시에는 최신 성능을 자랑했던 컴퓨터였으리라. 전원을 켜고 자료들을 찾으려고 하는데 여간 어렵기 그지 없는 것이었다. 윈도우(Windows) 버젼이 아닌 도스(DOS) 버전으로 운용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 시절에는 도스로 작업을 하던 시절이라 별반 무리없이 운영을 하였건만, 그 도스 운용을 한지가 6~7년이 지난 지금에 영문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었다. 다행히 당시의 컴퓨터 교재를 보면서 그 파일들을 찾아내기는 했다.
이렇듯 사람은 편한 것에 익숙해지면 더 편한 것만 찾게 되고 그 어렵고 힘들었던 것은 금방이라도 잊어 버리고 마는 존재라는 것을 수 없이 겪게 된다.
"누구든지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며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받을 것이라고 한다. 얼틋 보면 나눔의 이치에 반대되는 말씀처럼 보이기도 하다. 가진 사람은 가지지 못한 사람에게 나눠 주어야 한다고 가르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가르치고 계신다. 영적으로 가득차고 말씀대로 실천하고 진리에 입각하여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더 받을 것이며,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은총과 축복을 받지 못한다고 오히려 빼앗길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힘들고 수고가 따르는 것에 앞장서기 보다는 편하고 손쉬운 일에만 마음이 앞서는 것을 보게 된다. 마치 6~7년 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아서 까마득히 잊어 버린 것처럼 기도생활등 영적인 채움에 한없이 게으름을 피우고 손쉬운 것에만 집착하는 생활이 반복된다면 하느님께서도 내 자신, 즉 내 이름에 대한 기억을 잊어 버리지는 않을까 성찰을 해 본다.
오늘 복음에서 던져 준 숙제라고 할 수 있는 은총과 축복이 더 이상 빼앗기지 않도록 삶의 자리에서 쉬운 것 보다는 남이 하기 싫은 일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되지 않을까 싶다.
▣통신성서교육원 마남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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