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그분께 집중하면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1-29 조회수1,125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신정에 차례를 지낸데다가 구정 연휴가 5일이나 되기에, 처음에는 아들내외가 다녀가기는 하겠지만 며칠 동안 혼자 있기 싫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피정이나 가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어서 혼자 기도하는 것보다는 피정을 가서 함께 기도하면 더 많은 시간을 기도 할 수 있고 집중을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8박 9일 동안의 피정을 다녀 오게 되었습니다.

 

피정을 마치고 보니 이번 피정은, 그런 단순한 이유에서가 아닌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졌던 제게 꼭 필요한 여정이었고, 삶의 방향을 잘 잡아 나가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고 여겨졌습니다.

 

기도 하면서 읽었던 성서는 평상시에는 지나쳤던 귀절들이 자간을 넘어서 살아 있는 말씀으로 다가왔으며, 그리고 제 삶안에서 구체적으로 연결 되어 더 뚜렷하게 마음 안에 울려 왔습니다.

 

피정 중에 드린 미사 때에 들은 강론 말씀입니다.

 

1월 21일 수요일의 독서와 복음 말씀입니다.

 

"사자와 곰으로부터 소인을 살려 내신 주님께서 저 불레셋 놈에게서도 소인을 살려 내실 것입니다." (사무엘 상권 17, 37)

 

예수께서는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탄식 하시며 노기 띤 얼굴로 그들을 둘러 보시고 나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에게 "손을 펴라." 하고 말씀 하셨다. (마르코 3, 5)

 

 

우리의 믿음이 부족한 것이 문제인가? 아니면 내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 문제인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자기 자신만 알고 있고, 자기 자신만 보고 있기 때문에 너무 불쌍합니다. 하느님께 집중하기 보다 자기 의견, 자기 생각에만 너무 많이 집중 되어 자기 자신에게서 해방 될 수가 없습니다.

 

우리도 비슷한 점이 있지 않습니까?

 

내 생각, 내 뜻, 내 고집 때문에 바리사이파 사람처럼 기적을 보지

못합니다. 우리 자신이 감옥 같습니다. 스스로 만든 감옥에서 벗어나 드디어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볼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내 생각으로 ’하느님 뜻이 이것이다’ 하면서 예수님께서 하시는 일을 보지 않습니다.

 

다윗이 불레셋 장수가 크다는 그것에 집중 했다면 싸우러 나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소인을 살려 내실 것입니다." 라고 하느님께 집중한 결과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다윗도 때때로 자기에게 집중하기도 하였습니다.

 

내 자신에게 집중 하는 것에서 해방 되어야 하겠습니다. 독서와 복음 말씀을 연결하여 묵상 하면서 우리 자신에게 집중하는 유혹이 있음을 알아 차립시다.

 

우리 자신을 버리고 하느님을 신뢰 하면서 예수님과 함께 그분의 인도를 따라 갑시다.

 

 

위의 강론 말씀을 듣고 자신에게 집중하여 불편 하였던 마음들을 알아 차리고 하느님께로 방향을 바꾸자 아무것도 아닌 것에 내가 사로잡혀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내 자신에게 집중되는 유혹에 빠져 괴로와 하다가 게쎄마니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께서 "단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 (마르코 14, 37-38)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또 다시 하느님께로 집중하여 자유로와지는 엎치락 뒤치락 하는 과정을 겪고 피정이 끝나갈 무렵에는 어느 정도 중심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피정을 다녀오지 않았더라면 꽤 오랫동안 자신의 감정에 사로잡혀서 힘들게 지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맑게 깨어 있는 의식으로 "실상 필요한 것은 한가지 뿐이다." (루가 10, 42) 라고 하신, 곧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 그분께 집중하는 것임을 마음으로 찾아가고 따라갔던 소중한 여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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