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휴가때 바다에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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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남현 | 작성일2004-01-31 | 조회수1,277 | 추천수14 | 반대(0) 신고 |
연중 제 3주간 토요일 복음 마르 4, 35 - 41 -------------------------------------------------------------------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렇게들 겁이 많으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책망하셨다.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할까?”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여름 휴가때 바다에서..]
초등4학년인 요한이는 원래부터 물을 무서워한다. 목욕탕에 가도 탕에는 들어가기를 꺼려한다. 지난 여름 휴가때 바다에 갔던 일이 생각난다. 백사장에서 놀고 있기를 고집하는 요한이를 겨우 달래 바다속으로 데리고 갔다.
겁을 잔뜩 먹은 표정이 역력했다. 이번 기회에 바다에 대한 공포를 없애야겠다는 생각에 더 깊숙히 데리고 가서 물속에 혼자 내려 놓기를 하는데 문제가 발생된 것이다.
갑자기 무서움과 공포가 밀려 왔는지 마구 울어 대는 것이었다. 아빠 목에서 손을 떼어 놓지 않으려고 더 조이면서 더 큰소리로 울어 버린 것이다. 주위 많은 사람들이 쳐다 보는데 어찌나 챙피하는지.
이제는 물 장난을 하지 않을테니 울지 말고 그냥 아빠 손을 잡으라고해도 막무가내였다. 바다에 대한 공포가 엄습해 오니 아빠의 말도 들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밖으로 나와서 생각을 해보니 아빠에 대한 믿음이 이리도 없나 싶어 화가 나기도 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왜 그렇게들 겁이 많으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하고 책망하셨다. 그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종할까?” 하며 서로 수군거렸다."
부자지간이라고 해도 아이의 깊은 속뜻은 알 수 없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일기장이나 평소 얘기한 것으로 보면 요한이가 보는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존재라고 하는 것을 무릇 알수 있다.
그런데도 바다에 대한 두려움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고 믿을 수 있는 존재인 아빠가 옆에 있다해도 해결이 되지 않았나 보다.
오늘 복음에서 거센 풍랑이 몰아친 바다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신다. 제자들이 죽게 되었으니 살려 달라고 간청하자, 예수님께서 바다를 잠재우시고 제자들의 믿음이 그리도 없음을 책망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죠.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문득 믿음이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본다. 삶안에서 고통과 절망이 닥치는 순간 하느님께 기도를 청하고 의지하는 맘에 앞서서, 우선 그 길에서 벗어 나려고 했던 나 자신임을 고백하기에 이른다.
요한이가 아빠에 대한 믿음을 저 버리고 우선 밖으로 나가기를 원했을 때 아빠 입장에서 답답하고 서운했듯이, 평소 풍랑이 몰아친 삶안에서 하느님을 찾기 보다는 우선 밖으로 뛰어 나갈려고 했던 나의 모습에서 하느님께서는 얼마나 답답하고 서운하게 느끼셨는지, 믿음의 참 의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
▣통신성서교육원 마남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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