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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익숙해진 삶을 떠날 때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2-08 조회수1,437 추천수9 반대(0) 신고

2월 8일 복음 (루가 5, 1-11)

 

                                  <낫기를 원하느냐 (편집 정리)>

 

 

       "깊은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 (루가5, 4 )

     

     "깊은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 예수님의 이 요구는 베드로의 격렬한 저항을 받게 된다. 왜냐하면 어부인 시몬은 오랜 경험으로 어떤 장소와 어떤 시간에 어떤 조건에서 고기가 가장 많이 잡히는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몬은 깊은데에서는 오직 밤에만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반면, 낮 동안에는 얕은 곳에서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배에 있던 어부들은 고기를 잡으려고 밤새도록 애를 썼기 때문에 지쳐 있었다.

     

    하지만 인간의 지식으로가 아니라 믿음에 가득한 순종으로 인간은 하느님의 말씀을 이해하게 된다. 오직 순종으로만 완전히 다른 세계, 곧 하느님의 세계가 열린 이런 순종으로 베드로는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

     

    그들이 예수의 말씀대로 하였더니 "과연 엄청나게 많은 엄청나게 많은 고기가 잡혀 그물이 찢어질 지경이 되었다."

     

    베드로와 같이 우리도 자신의 경험과 인간의 지식에 의존하지 않고 예수의 말씀을 전적으로 따른 적이 있는가? 그 때 우리는 무엇을 체험하였는가? 이런 물음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하루 중에 자신의 경험에 의존하기 보다는 예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순종함으로써 ’ 신앙에 의한 삶’ 이 이루어 진다.

     

    인간이 예수님에 대한 믿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일 때, 지금까지 익숙해진 삶을 떠나게 될 때, 곧 좋지 않은 기억과 생활 태도, 미움과 죄, 태만과 소유욕, 이기심과 불안, 세상과의 깊은 연루 등을 버리고 하느님 말씀대로 행할 때, 자신이 불가능하게만 여겼던 것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기적을 체험하길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눈에 불가능하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예수의 말씀에 전적으로 내맡기고 따라야 한다. 이런 자기 맡김 없이는 기적은 있을 수 없다.

     

    이제 베드로는 예수님이 누구인지를 깨달았다. 그분은 바로 주님이시다. 이런 놀라운 깨달음과 함께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깨닫는다. 그는 죄인이다. 인간의 눈에 불가능하게 보이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함으로써 베드로는 자기 자신이 비천한 존재임을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떠나 달라’ 는 베드로의 간청에 대해 예수께서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우리도 주님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지만 주님께서는 이에 대해 다르게 반응하실 것이다. 그분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고정시키지 않는다. 그분은 우리에게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미래를 열어 주신다.

     

    그분은 베드로에게 매우 다정스럽게 이렇게 말씀 하신다.

     "두려워하지 말라. 너는 이제부터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이 말씀으로 베드로는 예수님에 의해 온전히 받아들여졌음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예수께서는 지금가지 살아온 삶의 고착에서 베드로를 벗어나게 했다. 그분은 베드로를 과거의 감옥에서 해방시켰다. 때문에 베드로는 더 이상 자기 자신에 경직 될 필요가 없었다. 이제부터 그는 자신의 삶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봉사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여기에 기적의 본질적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많은 고기를 잡은 기적은 ’더 위대한 많은 일을 위한 표징’ 일 뿐이었다. (루돌프 볼트만)

     

    고트프레드 켈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의 심장을 낚시바늘에 걸어두어야 한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그 낚시를 멀리 던지실 것이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인간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끌어다 호숫가에 대어놓은 다음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를 따라갔다." 이렇게 모든 것을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은 하느님을 얻게 된다. 때문에 그들은 모든 것을 버렸는데도 온전한 기쁨을 얻는다. 하지만 그들은 먼저 모든 것을 버려야 했다. 모든 것을 주는 사람만이 모든 것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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