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조류독감보다 무서운
작성자이인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4-02-11 조회수1,418 추천수8 반대(0) 신고

독서: 1열왕 10,1-10 ; 복음: 마르 7,14-23

 

문화적으로 위생적으로 점점 더 좋아지는 세상에 살면서도, 마음놓고 먹을 음식은 점점 더 줄어들어가는 것은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농약의 오염과 믿을 수 없는 유전자 조작으로 생산된 과일, 야채와 곡류... 광우병과 돼지 콜레라, 구제역 최근엔 조류독감이란 신종 전염병까지 걱정해야 하는 육류...

 

온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나같은 주부들은 ’오늘은 무슨 반찬을 할까?’ 하는 매일의 고민에 추가하여 ’오늘은 어떤 재료를 사야 비교적 안심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걸 더 고심하며 시장을 돌게 된다. 주재료부터 부재료와 양념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나마 가장 인체에 해가 없는 것을(결코 유익한 것이 아니다) 구입하려고 아둥바둥 애를 쓰는 것이다.

 

이것 저것 다 빼고 세끼 식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지만 매끼 다양한 메뉴를 마련해야 하는 고충은 주부들이 아니면 정말 모를 것이다. 요즈음의 우리 주부들은 오늘 독서에서 세바의 여왕이 경탄해마지않았다는 솔로몬의 지혜라도 빌려오고 싶은 심정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모든 음식은 다 깨끗하다"고 하신다. 만일 예수님이 요즘의 먹거리를 보셨다면 조금은 달리 말씀하셨을 지도 모른다. ’아무리 믿을 수 없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우리를 더 더럽히고 병들게 하는 것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음식들보다도 안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들이다.’ 라고..^^* 그렇다. 밖에서 우리 내부로 침투하는 어떤 독소와 세균도 우리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들보다 우릴 더 상하고 병들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렇게나 먹거리에 고민을 하며 살고있는 것만큼 우리 내부의 독소들에 대해서도 신경쓰며 살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제 정신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사기, 방탕"과 같은 큰 죄는 짓지 않는다 하더라도, "탐욕, 악의,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에는 점차로 고개가 움츠러들 것이다. 어느 정도의 경험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의 큰 죄목들도 마태오복음의 산상설교를 생각한다면 그것마저 자신이 없다.

 

열만 가하면 죽어버리는 조류독감 바이러스보다 무서운, 땅과 물을 오염시키는 농약보다 큰 파괴력을 가진, 7년~40년 정도의 잠복기를 가진다는 광우병보다 더 은근하게 잠복하여 본인도 그 실체를 모르는 우리 내부의 독소들... 자신을 상하게 하고 이웃을 더럽히고 마침내 온세상을 전염시키는 그 악성 독소들을 어떻게 제거해야할지....

 

나의 자식들까지 모두 오염시키기 전에, 그것이 전통이 되어 내려가기 전에, 해결을 보라고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촉구하신다. 우리 모두가 더럽다고 여기는, "배 속에 들어갔다가 그대로 뒤로 나가 버리는" 그것보다 더 더러운, 내 마음의 실체를 고통스럽지만 오늘만은 제대로 바라보라고 말씀하신다.

 

’매일 거르지 않고 세끼 밥을 먹듯이 매일 거르지말고 마음의 정결례를 행하라.’

’자신의 몸과 가족의 몸을 건강하게 돌보듯이 세상 사람들과 자연만물의 건강도 돌봐주어라.’

’입안으로, 집안으로 들어가는 것에만 신경쓰지 말고, 입밖으로, 집밖으로 나가는 것에도 온 신경을 쏟으라.’ 는 가르침을 오늘복음에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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