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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교정되는 바로 그 불속에서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2-17 조회수1,427 추천수10 반대(0) 신고

           

 

예수께서 말씀 하셨다. "그래도 아직 모르겠느냐?" (마르코 8, 21)

 

지난 2월 12일 업무를 보러가던 중, 횡단 보도에서 정지신호에 멈추었을

때, 뒤에서 달려 오던 그레이스 차에 접촉 사고를 당하였습니다. 제 차는 칠이 벗겨 지는 정도였지만 뒷차는 앞범버가 깨진 사고 였습니다. 접촉사고 당시 쾅 하고 부딪쳐서 놀랐지만 대수롭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운전한지 10여년만에 처음 당하는 사고였지만 침착하게 사후 처리를 하고 당일에는 바빠서 병원에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그 이튿 날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30만원 선에서 합의를 제의해 왔지만, 저는 병원비기 그렇게 들 것 같지는 않다고 하자 보험회사 직원이 그럼 20만원 선에서 합의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부당하게 비용을 받는 것 같아 그렇게 들 것 같지 않다고 하자 위자료와 업무를 보는 시간적 손실에 대한 보상이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일단 엑스레이를 찍어 본 후 이야기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해보니, 목의 인대가 늘어난 것 같고 등 뒤쪽의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2주 진단을 받고 물리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4, 5일이 지나자 온 몸이 아팠습니다. 어제는 침술원에 가서 진찰을 해보니 어깨뼈가 두군데 조금씩 튕겨나와 바로잡았고, 뼈도 약간 부어 있다고 하였고, 앞 갈비뼈도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침을 맞고 지압을 받다보니 며칠간의 불면증으로 왼쪽머리 앞부분에 상당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대수롭지 않은 사고인줄 알았는데 그 후유증을 겪으면서 제 영적인 면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미사후에 기도를 하는 가운데, "우리 하느님 야훼는 오직 한 분 야훼이시니, 너희는 너희의 온 마음과 영혼과 힘을 다하여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라" (신명기 6, 4-5)는 말씀을 묵상 하면서도 제 마음이 이런 저런 생각으로 복잡한 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마음을 하느님께 향하도록 추스렀습니다.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있지 못한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당한 교통사고에서 뒷차 운전자가 아마도 예비신호에 통과 하려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운전하다가 사고가 난 것처럼, 최근에 영적인 면에서도 제가 타성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나쳤던 일로 인하여 커다란 고통을 당한 일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그래도 아직 모르겠느냐?"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제게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세번의 기적적인 치유를 체험하고서도 마치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처럼 제 자신에 갇혀서, 제 감정에 사로잡혀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있으니, 예수님께서 얼마나 답답하실까? 라는 것과, 최근에 겪고 있는 몸고생 마음 고생을 통해, 그렇게 모르면 고통을 통해서 깨닫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러한 고통을 통해서도 감사드릴 수 밖에 없습니다.

 

 

내적 및 외적인 갈등과 어두움을 지닌 우리의 일상생활은 우리 자신을 교정하는 과정을 위한 기반이 된다. 우리의 개인적인 고통이 지닌 불과 신맛은 우리가 정화되고 궁극적인 자유를 찾는데 혁신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교정되는 바로 그 불속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절실하게 체험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변화하는 데 요구되는 엄격함을 마주할 수 있도록 해주는 힘이 하느님의 현존과 함께 오는 것이다.  <"자유"에서 발췌>

 

 만군의 주 야훼가 말하노라.....

 내가 그들을 불가운데 던져,

 은같이 정련하리라(즈가 13,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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