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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 (연중7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2-24 조회수1,489 추천수15 반대(0) 신고

◎ 2004년 2월 24일 (화) - 연중 제7주간 화요일

 

[오늘의 복음]  마르 9,30-37

<사람의 아들이 잡혀 넘어갈 것이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

 

  30) 예수의 일행이 그 곳을 떠나 갈릴래아 지방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예수께서는 이 일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31) 그것은 예수께서 제자들을 따로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잡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 그들에게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고 일러주셨다. 32) 그러나 제자들은 그 말씀을 깨닫지 못했고 묻기조차 두려워하였다. 33) 그들은 가파르나움에 이르렀다. 예수께서는 집에 들어가시자 제자들에게 "길에서 무슨 일로 다투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4) 제자들은 길에서 누가 제일 높은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서로 다투었기 때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였다. 35) 예수께서는 자리에 앉아 열두 제자를 곁으로 부르셨다. 그리고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고 말씀하신 다음 36)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그들 앞에 세우시고 그를 안으시며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37)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면 곧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또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곧 나를 보내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복음산책]  허사요 공염불인 제자교육 ?

 

  어제 복음에서 악령이 들려 말을 못하는 어린아이를 구마·치유한 기적으로 갈릴래아에서 펼치신 예수님의 공적 활동은 끝났다.(4,14-9,29) 이제 갈릴래아 활동기의 남은 부분(9,30-50)은 제자들의 가르침에만 공헌될 것이다. 허나 어제 복음의 마지막 구절(29절)이 강조한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예수님의 갈릴래아 활동 모두가 아버지 하느님을 향한 고요하고 한적한 기도로 아로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기도(祈禱)는 내세우는 힘이 아니라고 했다. 기도는 하느님께서 무슨 일이든 하실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준비하고 기다리는 것이며, 또 그렇게 한 조건이며 상태이다. 이는 모든 제자가 또한 마음 깊이 새겨두어야 할 일이다.

 

  갈릴래아에서의 공적 활동을 끝내신 예수께서 예루살렘 상경(上京) 길에 오르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몇 가지 중요한 가르침을 내리신다. 오늘 복음에는 두 가지 가르침이 들어 있다. 하나는 이미 언급한 바 있는 수난과 부활에 관한 두 번째 예고이고, 다른 하나는 제자들의 예수추종에 관한 지침이다. 두 번째 수난예고는 필립보의 가이사리아(갈릴래아 호수 북쪽 40Km 지점)에서 갈릴래아 호수로 돌아오는 도상(途上)에서 이루어졌다. 길 위에서 예수님의 가실 길을 예고하신 것이다. 공교롭게도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대한 첫 번째 예고(8,31-37)도 그랬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예고(10,32-34) 모두가 도상(途上)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가셔야 할 길이 결국은 길 위에 있음이다. 합해서 두 번씩이나 예고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반응은 탐탁하지가 않다. 그들이 예고말씀을 깨닫기는커녕 예수께 묻기조차 두려워했다는 것이다.(32절) 그뿐인가? 암담한 마음으로 예수님의 수난예고가 있었던 바로 그 도상(途上)에서 제자들은 그들간의 서열(序列)을 놓고 말다툼을 벌였던 것이다.(34절)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제자교육이 모두 허사였고 공염불(空念佛)이었단 말인가?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그러나 실상은 아니다. 제자들은 이미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속으로는 곯고 있는 것이다. 무엇 때문인지는 제자 각자에게 물어볼 일이다.

 

  한 가지 짚어두어야 할 일이 있다. 길에서 제자간의 서열을 두고 그들이 왜 다투었을까? 원인은 예수님 스스로가 제공하셨다. 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따로 데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단 말인가? 산에서 내려온 후로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입에 자물통을 채우고 있으니 다른 제자들이 궁금증은 더할 수밖에... 게다가 예수님의 일행이 없던 사이에 남은 제자들이 곤욕을 치러야 했고 믿음이 없다는 꾸지람을 들어야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 예수께서 편애하거나 우위(優位)에 둔 제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께서 제자들을 꾸짖으셨다는 말은 없다. 왜 일까? 제자간에도 첫째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예수님의 의중(意中)이다. 단지 그 첫째는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35절) 어린아이처럼 말이다. 한 가지 더 짚어야 할 점은 예수님의 마지막 가르침이 가파르나움에서 있었다는 것이다. 가파르나움이 어떤 곳인가? 거기 인접한 곳 갈릴래아 호수에서 예수님의 공생활이 시작되었고(1,14), 대부분의 제자들 또한 불림을 받은 곳(1,16-20)이 아닌가? 예루살렘 상경을 앞두고 다시는 밟지 못할 ’첫 마음’의 땅으로 모두가 되돌아온 것이다. 첫 마음으로... ◆내일(25일)부터는 파스카 축제를 준비하는 사순시기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입니다. 되도록 미사에 참례하여 이마에 재를 받고 참회와 은총의 사순절을 시작합시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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