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선택받은 자 와 배제되어진 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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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황미숙 | 작성일2004-02-28 | 조회수1,679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선택과 배제
헨리 나웬(Henri J.M. Nouwen) 신부님의 <어릿광대>중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의미에서 선민(選民)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선민"이란, 택함을 받았다든지, 뽑히운 겨레요, 백성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말의 뜻은 그 어떤 누구를 상대적으로 배제하였다거나 제외시켰다는 뜻이 아니다.
경쟁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은 이 개념을 잘 숙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세의 세상 논리는 그야말로 먹느냐, 먹히느냐의 사회로서 "내가 선택되었다" 라는 말을 들을 때 즉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와 겨루어서 이겨냈고, 아울러 이미 누군가와 내 맞은 편에서 배제되었다는 잠재의식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을 믿는 자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간다. 또한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은 백성이라는 위안과 의식 속에 살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신앙생활을 하면 할 수록 한편에서 예수님 말씀대로 세상에서 떨어지고 배제된 자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순간 하느님께서 나를 선택하셨다는 사실 앞에서 그 무엇도 부러울 것 없는 평안과 위로가 있지만, 또 한 편에선 대다수의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속적 사고와 틀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는 절망과 부러움을 담은 자격지심을 느낄 때도 있다.
이 세상이 날 선택하지 않았다는 절망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주님께서 나를 선택하시고 내가 그 주님께 속한다는 믿음을 더해 가는 과정, 어쩌면 이것이 신앙인의 기본 생활리듬이요, 갈등이며, 번민이다. 세상의 논리와 신앙의 논리사이에서, 힘의 논리와 온유의 논리 사이에서, 죽음의 논리와 생명의 논리 사이에서, 말 그대로 행복과 불행의 갈피에서.
† 찬미 예수님, 오늘 봄비가 내린다고 하네요. 은혜로운 사순절 주말 맞이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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