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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사순2주간 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3-08 조회수1,682 추천수13 반대(0) 신고

◎ 2004년 3월 8일 (월) - 사순 제2주간 월요일

 

[오늘의 복음]  루가 6,36-38

<남을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를 받을 것이다.>

 

  36) "그러니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37) 남을 비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비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를 받을 것이다. 38)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너희에게 안겨주실 것이다. 너희가 남에게 되어 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

 

[복음산책]  황금률을 능가하는 하느님의 자비로움

 

  오늘 복음은 루가복음이 전하는 황금률이다.(38절) 이는 마태오복음이 산상설교(5장-7장)의 결론에서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으로 제시하는 황금률(7,12)과 같은 것이다. 마태오복음의 산상설교가 루가복음에서는 평지설교(6,20-49 참조)에 해당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루가복음의 황금률도 평지설교의 결론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수께서 구약의 율법과 예언서의 말씀을 완성하는 방법으로 피력하시는 산상설교나 평지설교에서 그 가르침을 꿰뚫는 정신은 황금률이다. ’너희가 남에게 되어 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므로 ’너희가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는 것이다.

 

  사실은 황금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복음에 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을 다 기울이고 정성을 다 바치고 힘을 다 쏟아(마태오복음: 마음, 목숨, 뜻; 마르코복음: 목숨, 생각, 힘; 루가복음: 마음, 목숨, 힘, 생각) 너의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라"(신명 6,5)는 하느님사랑과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아껴라"(레위 19,18)는 이웃사랑, 즉 사랑의 이중계명이다. 마태오와 마르코는 사랑의 이중계명을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는 계명으로 제시하고 있으나(마태 22,36-40; 마르 12,28-33), 루가는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10,25-28) 제시하고 있다. 요한도 하느님 예수께서 제자들을 사랑한 것같이 서로 사랑하는 것을 ’새계명’으로(13,34) 제시한다. 물론 모두 다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황금률의 정신을 가지고 첫째가는 계명인 사랑의 이중계명을 실천한다면 신약의 모든 율법을 준수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사랑은 늘 구체적으로 드러나야 하며,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사랑의 표면에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숨겨져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테면 오늘 복음에서와 같이 ’남을 비판하지 않는 것, 남을 단죄하지 않는 것, 남을 용서하는 것, 남에게 주는 것’ 등이다.

 

  오늘 복음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황금률의 정신을 지키는 수준에 머물거나 단순한 사랑실천으로 만족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사람들 사이에는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거래의 법칙이 있다. 그것은 준 만큼 받게 되고, 받은 만큼 주게 되는 법칙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법칙은 다르다. 하느님께서는 받은 만큼만 돌려주시는 것이 아니라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38절) 우리에게 안겨주신다는 것이다. 이러한 후한 처사는 하느님의 자비로움 때문이다. 따라서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36절)는 예수님의 요구가 평지설교의 새로운 핵심으로 부각된다. 이는 마태오복음이 율사들과 바리사이들보다 ’더 옳게’ 사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5,48)는 엄청난 요구와도 같은 것이다. 이는 또한 요한복음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13,34)는 새계명과도 같다. 하느님의 자비로움과 완전함,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은 모두가 원수까지도 예외 없이 사랑하는 무조건적이고 끊임없는 하느님의 사랑에 기인한다. 오늘은 하느님의 후덕(厚德)한 자비로움에 받은 것보다 적게 돌려주려 하고, 준 것보다 은근히 더 받으려는 우리의 간사한 마음을 비추어보아야 할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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