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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비
작성자조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4-03-08 조회수1,194 추천수8 반대(0) 신고

 

 ♣ 자 비 ♣

 

안소니 드 멜로 신부가 쓴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두 형제가 있었습니다.

형은 선교사가 되어 어렵고 가난한 나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그곳 사람들을 도우며 살다가 죽었습니다.

당연히 천국으로 갔죠.

 

동생은 사업을 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었습니다. 다행히 사업도

잘되고 돈도 그러저럭 잘 벌었습니다. 간혹 고생하는 형이 생각나면 돈을

붙여주기도 했습니다. 아이들도 잘 자라주었고, 그 아이들을 결혼시키고

그저 그렇게 살다가 죽었습니다. 동생 역시 천국으로 갔습니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형이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오,자비로우신 주님,감사합니다.다시 태어난다 해도 주님을 따르렵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기분이 묘했습니다. 우리가 열만큼 잘하면

열만큼 상을 주시고, 열만큼 못하면 열만큼 벌을 주시는 하느님이

아니시던가?

 

공명정대한 하느님이시라면 당연히 0.1만큼의 무게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계산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누가 고생해 가며 선교하려

하겠는가?

 

다들 애 낳고 결혼해서 돈이나 많이 벌고 살려 하겠지 그렇지 않아도

불공평한 이 세상에 살면서 억울한 게 많은데 하느님마저 이러시면

우리는 누굴 믿고 산단 말인가?

 

그러나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곧 깨달았습니다.

저는 선교사가 아닐 뿐 아니라 선교사 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더욱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동생처럼 선교에 보태 쓰라고 큰 돈을 척척 보내주는 사람도

아니고, 더군다나 저를 위해 기도하는 선교사 오빠를 두지도 않았습니다.

 

저야말로 주님의 자비를 구해야 할 사람이었습니다.그토록 큰 자비를

입고 살고 있으니 저 또한 자비롭게 살려고 애써야 하겠지요.

하지만 주님, 제발 선교사들을 이 땅에 더 많이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 2004년 ’야곱의 우물’에 나오는 매일성서묵상 3월 8일자 내용으로

한국 애니어그램 연구소 연구원 안미경 님의 글입니다.》

 

※오늘의 말씀: 루가복음 6장 36절~38말씀 입니다.※

 

그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남을 비판하지 말라. 그러면 너희도 비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말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용서하여라. 그러면 너희도 용서를 받을 것이다.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너희에게 안겨주실

것이다. 너희가 남에게 되어주는 분량만큼 너희도 받을 것이다.

 

[잠언 8장 35절]

"나를 얻으면 생명을 얻고 야훼의 은총을 받는다."

 

【안나의 묵상 나누기】

 

†   :)   †

 

나는 이 글을 묵상하면서 다음 성구를 찾아 바울로 서간을 읽었다.

 

[ 1고린토 15장 19절]

만일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가 이 세상에만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누구보다도 가장 가련한 사람일 것입니다.(해설판 공동번역)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바라는 것이 다만 이생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리라.(아가페 성경)

 

다른 사람들은 주일 날 산으로, 바다로 놀러 나갈 때

나는 교회에 가야만 하고...교회 안에서 자라며,

아는 사람이라고는 교인들뿐이었으니..,모든 것이 교회 교회...

 

어느 순간 문득 되돌아보니 나는 세상에서는 불쌍한 사람 같았고

세상에 대해서 아는 것이 그리 많지 않은 나의 모습을 보았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길도 오직 신앙의 눈으로,  신앙의 잣대로

판단을 하고 있으니...나에게는 사람의 외모보다는 영혼의 모습을,

겉치레된 것보다는 사람의 내면에 관심이 더 모아지더이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기에는 얼마나 역부족이었던가.

 

많은 댓가를 지불하고서...야

내가 결코 불쌍한 자가 아니며 누구보다도 가장 가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삶이 이생뿐이 아닌...

이 세상에만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나라에 소망을 품고 있음이어라.

 

내 시민권은 미국 시민권이 아니라,

오직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는지라...(아카페 성경)

 

오, 주여, 당신 자비심이 내 위에 머무르게 하소서.

당신 친히 자비심의 세 단계를 내가 실천하도록 내게 명하소서.

 

첫째는 무엇에 대해서든지 자비의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자비의 말입니다.

비록 내가 자비의 행동을 할 수 없을지라도 나의 말로써

도우겠나이다.

 

셋째는 기도입니다.

비록 내가 말과 행동으로 자비를 보일 수 없다 하더라도

기도로써는 항상 그렇게 할 수 있나이다.

내가 실제로 갈 수 없는 곳까지도 나의 기도는 가나이다.

 

오,예수여, 당신은 전능하시니 나를 온전히 당신으로

변화시켜 주옵소서. 아멘

 

- 하느님 자비심에 드리는 기도문 중에서 -

 

저야말로 주님의 자비를 구해야 할 사람이었음을...

그토록 큰 자비를 입고 살고 있으니...

저 또한 자비롭게 살려고 애써야 하겠기에...

 

하느님의 자비를 청하는

 

안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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