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음산책(사순2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3-10 조회수1,482 추천수11 반대(0) 신고

◎ 2004년 3월 10일 (수) -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20,17-28

<사람의 아들은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다.>

 

  17)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도중에 열두 제자를 가까이 불러 조용히 말씀하셨다. 18) "우리는 지금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손에 넘어가 사형 선고를 받을 것이다. 19) 그리고 이방인들의 손에 넘어가 조롱과 채찍질을 당하며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다." 20) 그 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예수께 왔는데 그 어머니는 무엇인가를 청할 양으로 엎드려 절을 하였다. 21) 예수께서 그 부인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 부인은 "주님의 나라가 서면 저의 이 두 아들을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22) 그래서 예수께서 그 형제들에게 "너희가 청하는 것이 무엇인지나 알고 있느냐?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마실 수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23) 예수께서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도 내 잔을 마시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 오른편과 내 왼편 자리에 앉는 특권은 내가 주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에 앉을 사람들은 내 아버지께서 미리 정해 놓으셨다." 24) 이 말을 듣고 있던 다른 열 제자가 그 형제를 보고 화를 냈다. 25) 예수께서는 그들을 가까이 불러놓고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26)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27)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28)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 하셨다.◆

 

[복음산책]  진정한 권위는 서로에게 봉사하는 것이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날이 점점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 예수께서는 이미 갈릴래아 활동기(4,12-18,35) 중에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받고 즉시 첫 번째 수난예고(16,21-23)를 들려주셨다. 그 때 베드로가 스승을 붙들고 이를 말리려다가 부끄러운 질책을 받았다. 갈릴래아 활동기가 마감될 즈음에 두 번째 수난예고(17,22-23)가 있었다. 그 때 제자들은 매우 슬퍼하였다고 마태오는 전하고 있다. 오늘 복음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한 상경길목에서 세 번째 수난예고(20,17-19)를 들려주신 것과 어머니를 동원한 제베대오 형제의 청탁과 이를 계기로 예수님의 진정한 사명이 밝혀지는 내용이다. 이번의 예고는 앞의 두 번보다 더 구체적이고 노골적이다. 예수님의 동족인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손에 넘어가 사형선고를 받게되고, 이스라엘을 지배한 이방인 로마군인들에 의해 조롱과 침 뱉음, 매질과 채찍질을 받으며 결국에는 십자가에 달려 죽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흘만에 있을 부활 또한 어김없이 예고되어 있다.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의 날이 점점 구체화되어 가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부활의 영광 속에 깃들여 있는 예수의 참모습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마지막 예고이다. 이제 연습은 끝이고 실전(實戰)만 남았다. 그러고 보면 오늘 복음의 분위기는 예수님의 실제적인 수난과 죽음 이전에 제자들이 맞이하는 최고조의 심각한 분위기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제베대오의 두 아들이 어머니를 동반하여 분위기를 깨고 있다. 마치 신랑을 빼앗겨 통곡하는 혼인 잔칫집에 와서 축가를 부르는 듯 하다. 두 제자의 어머니가 예수께 와서 엎드려 절하면서 "주님의 나라가 서면 저의 이 두 아들을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주십시오"(21절) 하고 간청하는 것이다. 다른 열 제자가 두 제자를 보고 화를 냈다고 하나 모두 같은 통속이다. 그들의 머릿속엔 예수님의 간절하고도 처절한 수난예고의 말씀은 온데 간데 없고, 앞서 예수께서 추종하는 자에 약속한 상급에 대한 말씀(19,29)만 꽉 들어차 있다.

 

  재산이 많은 부자청년이 예수추종을 거부하고 떠나자 베드로가 나서서 물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게 되겠습니까?" 예수께서는 대답하시기를 "나는 분명히 말한다. 너희는 나를 따랐으니 새 세상이 와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을 때에 너희도 열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심판하게 될 것이다. 나를 따르려고 제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부모나 자식이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백 배의 상을 받을 것이며, 또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다"(마태 19,27-29)라고 하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옥좌에 앉고, 이에 제자들도 열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심판하게 될 때까지는 아직 멀었다. 그 전에 치러야 할 실전(實戰)이 남아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 두 제자 어머니의 청을 거절한 것은 제자들 전체의 청을 거절한 것과도 같다. 사실은 예수께서는 이런 종류의 어떠한 청도 들어주실 수 없다. 그분은 이 세상에 스스로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28절)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거절은 곧 초대이다. 이 초대는 사람의 아들과 함께 섬기자는 것이며, 세상을 위하여 함께 아파하고 목숨을 내어놓자는 초대이다. 그러나 이 초대는 진정한 권위에로의 초대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한 권위란 서로에게 봉사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아니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