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는 어떻게 되느냐?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3-10 조회수1,492 추천수8 반대(0) 신고

 

"우리는 지금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있다. 거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의 손에 넘어가 사형선고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이방인들의 손에 넘어가 조롱과 채찍질을 당하며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다."

 

 그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예수께 왔는데 그 어머니는 무엇인가를 청할양으로 엎드려 절을 하였다.

 

예수께서 그 부인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 부인은  "주님의 나라가 서면 저의 이 두 아들을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 주십시오." 하고 부탁하였다.

                                (마태오 20, 18-21)

 

오늘 미사의 강론 말씀중의 일부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나게 될 것이다." 라고 수난을 앞두시고 비장한 심정으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바로 그 때에 제베대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가 자기 아들중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안혀줄 것을 청합니다.

 

기가 막힌 일입니다.

 

다른 열명의 제자들도 화를 냈는데, "지금이 어떤 때냐?" 라는 심정에서 화를 낸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이야기 했는데 "나는 어떻게 되느냐?" 라는 마음에서 화를 내는 것입니다.

 

정말 기가 막힌 일입니다. 그것도 예수님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라 3년동안이나 예수님을 따라 다녔던 제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사순시기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고 묵묵히 걸어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 강론 말씀을 들으면서 저도 찔리는 바가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저하고는 사뭇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단지 2000년전의 사건이고 그분이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셔서 수난 하셨나보다. 차디찬 이성으로만 받아들일 뿐, 제자들과 같이 제 자신에게만 사로잡혀 있습니다.

 

3년도 아니고 30여년이나 당신을 믿는다고 교회를 다니고 있는 저는 예수님의 수난하심을 앞둔 이 시점에서 "정말 놀고 있다" 라는 말을 들을만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배반하고 자기의 잇속만 챙기는 인간의 모습은 부모님의 죽음 앞에서, 부모님의 영혼이 천국에 가시도록 죽음의 준비를 도와 드리고 부모님을 잃게 되는 슬픔에 잠기기 보다는, 부모님이 남기고 가실 유산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코 낙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한심하기만 했던 제자들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뵌 이후 놀랍게 변하여 주님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으니까요.

 

주님, 제 고통을 제가 가지고 있지 말게 하시고 당신의 십자가 아래에 내려 놓게 하소서! 예루살렘의 여인들처럼 당신의 수난의 그 길을 함께 따라 가게 하소서!

 

아무쪼록 당신의 수난이 저하고 아무 상관 없는 것처럼 냉냉하게 스쳐 지나치지 않도록 하시고, 비록 제 작은 고통을 통해서라도 당신의 마음안으로 잠시 들어가 보게 하소서!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처참한 죽음 까지도 받아 들이신 당신의 사랑을 머리로가 아니라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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