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예수 수난, 그여정의 인물들1(알베르트 루프)
작성자김현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4-03-17 조회수1,174 추천수5 반대(0) 신고

총독, 빌라도-알베르트 루프

 

로마의 최고 전성기에, 즉 본시오 빌라도 통치 때에 예수의 죽음을 가능케 했던 사형제도가 합법적으로 인정되었다.

 

로마의 역사가 타치투스는 다음과 같은 메모를 남겼다.

 

’이 그리스도는 황제 티베리우스 재임시 그 대리인인 본시오 빌라도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그렇다면 본시오 빌라도는 누구였는가? 예수의 심문과 재판에서 그렇게 우유부단하고 애매모호한, 그러나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빌라도는 누구였던가?

 

그의 위치와 직분에 대해 몇 가지를 말할 수 있다.

 

기원후 14년부터 37년까지 다스렸던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는 26년에 본시오 빌라도를 유다 지방 총독으로 임명하였다. 당시에 문헌들은 총독 본시오 빌라도에 관해 이렇게 증언한다.

’그는 비교적 낮은 로마 귀족 출신이며, 강직했지만 돈에 눈이 먼 인물이다. 한편으로는 충직한 정부의 관료였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양심을 팔아먹는 기회 주의자였다.’

점령 치하에서는 항상 점령 세력에 대항하는 반대 세력이 있기 마련이다. 빌라도는 바로 로마의 권력에 반대하는 유다인들을 적대시한 인물에 속한다.

 

그는 예수의 소송 사건을 가능한 한 빨리 처리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때마침 유다의 왕 헤로데가 과월절 축제에 즈음하여 예루살렘에 머무는 일이 있었다.

사실 헤로데는 예수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예수에 대한 소문을 확인할 좋은  기회가 마침 온 것이다. 그러나 예수와의 만남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이루어진다. 예수는 기적을 행하지 않으셨다. 헤로데의 아첨과 비아냥도, 협박이나 공갈도 예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예수는 헤로데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아무 기적도, 특별한 일도 하지 않았다.

때문에 예수는 폭군으로 알려진 헤로데의 미움과 분노를 산다. 헤로데는 예수를 모욕한 다음 빌라도에게 돌려 보낸다.

 

빌라도는 예수가 정치적으로 그렇게 위험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석방하려고 한다. 그러나 예수를 석방하려는 그의 의도는 산헤드린의 심한 반대에 부딪힌다. 백성의 종교 지도자들 역시 노련한 책략가들이었다.

 

빌라도는 흥분하는 군중을 진정시키고, 산헤드린을 만족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만 했다.

 

먼저 몇 가지를 물어보자.

 

빌라도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빌라도가 예수를 유죄 판결한다면 도대체 그 척도가 무엇인가?

무엇이 예수에 대한 반대와 찬성의 논박을 결정하는 기준인가?

예수의 생사가 달린 중대한 판결에서 빌라도는 어떤 입장을 취하는가?

 

빌라도의 입장이 루가 복음의 수난사에 잘 나타난다.

 

 

루가 (23,1-25)

 

 

 

우리 모두는 ’본시오 빌라도가 확실히 예수 죽음의 고범자다.’라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다.

 

’두려움 없이 용기있게 정의를 위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빌라도의 위치에 있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식의 상상의 나래를 펴도 소용없다. 그 당시의 문제는 모양만 다를 뿐 세기를 거듭하면서 국가와 정치적 영역에서뿐만 아니라 교회의 역사안에서도 계속되기 때문이다.

 

빌라도를 조금 더 가까이 살펴보도록 하자.

 

루가복음에 의하면 빌라도는 산헤드린이 요구한 유죄판결을 거부하려고 세 번씩이나 시도해 보았다.  빌라도는 예수를 직접 신문해 보고 예수가 결코 선동가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른다.

 

빌라도는 자신의 특권을 이용하여 예수를 석방하려고 두 번째 시도를 한다. 군중은 살인 강도 바라빠가 석방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우리는 이때에 재판권이 놀랍게도 군중에게 가 있게 된것을  볼수있다. 사람들은 실제로 무엇이 문제가 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군중은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십자가에.’라고 함성을 지르며 사태를 악화시킨다.

 

빌라도는 세 번째로 예수를 석방하려고 시도한다. 비라도는 군중 앞에서 ’나는 이 사람에게서 사형에 처할 죄를 찾아내지 못하였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빌라도는 예수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때문에 그 잘못의 대가로 예수를 매질하고, 그것으로 모든 일이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상황은 점점 더 흥분되어 갔고, 빌라도는 불안했다.

나자렛의 종교적 몽상가를 지지하느냐, 아니면 자신을 위해 예수를 처형하느냐의 양자 택일뿐이었다. 빌라도는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마침내 예수를 군중에게 넘겨 준다.

빌라도가 예수를 넘겨준 다음 백성 앞에서 보라는 듯이 손을 씻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산헤드린의 구성원인 원로들의 주된 역할은 예수와 같은 선동가들을 침묵하게 하는 일이었다. 예수는 성전에서 드리는 예배 행위를 의문시하였고, ’너희는 옛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한다.’라는 식으로 원로들의 가르침에 정면 도전하기 까지 한다. 따라서 원로들은 예수를 위협하기 시작하지만 그러한 위협도 예수의 가르침을 저지시키지 못하였다.

 

빌라도는 이 문제를 유다이들에게 넘겨주고, 자신은 적당하게 해결할 수 있는 다른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인다.

우리는 이같은 빌라도의 모순적 태도에 경악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오늘날 우리 시대에도 엄연히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는 빌라도외 같은 자세로 살아이들을 어디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태도를, 살아 남기 위한 세상의 지혜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빌라도를 관찰하자.

 

처음에 빌라도는 동정적이었다. 그러나 나중에는 태도를 바꾸어 이렇게 말한다.

’어쨌든 너는 왕이 아니다. 네가 정말로 하는님에게 선택된 자라면 하느님은 너를 그렇게 넘겨주지 않았을 것이다. 너는, 네가 말했듯이, 진리 외에는 그 어떤 삶도 원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너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즉 하느님 앞에서 진지하게 다른 인간을 위해서 살기를 원한다. 나는 네가 올바르고 또 진리를 사랑한다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진리가 무엇인지 나에게 말해다오.’

빌라도는 결국 자신의 지위 때문에 예수를 희생시켰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가 신앙고백을 해야 할 때 함께 계시고, 비겁하게 어려움을 피하지 않게 해주시기를, 그래서 우리가 정말 죄짓고 살지 않도록 지켜 주시기를 기도해야 한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