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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밤의 체험으로 얼룩진 삶(빈손)6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3-25 조회수1,272 추천수7 반대(0) 신고

 

  

 

4. 모래

 

모래알은 가난함, 작음, 누구의 관심도 끌지 않음의 상징이다.

 

수도 생활의 초기에 이 모래알의 영성은 놀라울 만큼 그녀의 생각과 꼭 들어맞는다. 그녀는 고통에 짓눌려 거의 먼지가 되기에 이른다. 게다가 기도마저 무미건조할 뿐이다. 하지만 그녀는 타는 듯한 태양열을 받고 있음을 안다.

 

그녀의 이상은 사랑이지만, 거기에 이르는 길은 “사랑하기 위해 사라져버린다”는 금언으로 요약할 수 있듯이 자신을 송두리째 없애려는 노력에 있다고 하겠다.

 

“성면(聖面)”, 이사야가 묘사한 고통 받는 하느님의 종의 알아볼 수 없게 된 모습에 이끌리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자기 아버지의 고통을 연상시켜주는 상처투성이의 이 주님의 성면 안에서, 그녀는 자기 파괴까지도 받아들이는 겸허한 사랑의 응답을 본다.

 

그녀가 자기의 “작은 길”이라고 부르게 될 시점에 이르기까지는 또 한 차례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산다는 것이 다 그렇듯이 성인들 역시 성장해야 했다. 그들도 하느님과 싸워야 했고, 마침내 하느님께 굴복해야 했던 것이다.

 

하느님의 전능과 그분의 절대적인 주도권에 대한 확신이 데레사의 성성의 길 전체에 미치기까지는 그녀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수없이 자신의 무능을 체험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성성에 이를 수 있는지, 우리는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로 하여금 우리를 성화 시키는 분은 하느님 자신이라는 실존적인 깊은 진리를 발견하게 해 주는 것은 , 모진 고통과 아무런 성과도 보지 못하면서 헛수고만 하는 밤의 체험으로 얼룩진 삶, 그것뿐인 것이다.

 

가르멜에 갓 입회했을 무렵, 데레사는 아직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깨닫지 못했다. 그녀는 아직 자기의 사랑으로 목표에 도달 할 수 있다고 믿고, "나는 모든 것을 예수께 바치겠다"고 생각할 뿐, "예수께서 나에게 모든 것을 주신다" 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것을 깨닫게 해주시는 것도 또한 은총의 역사하심이다.

 

그렇지 않다면 “작은 길”의 발견은 데레사 자신의 생애에 그와 같은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을 것이고, 금세기의 교회를 위해서도 이처럼 풍요로운 착상이 되지 못했으리라.

 

그녀는 이전보다도 자기를 더 잘 알고, 예수님이 개입하실 필요를 더욱 뚜렷이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거룩한 “열정”은 계속 불꽃을 활활 내뿜고 있고, 자신의 사랑으로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는 확신도 흔들리지 않는다. 나중에는 우리가 신뢰로 주님을 끌어당기게 되면 약함이야말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사랑을 베푸실 기회가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완덕에 이르는 데에 사랑 외의 다른 길은 알지 못합니다.” 이것이 데레사의 가장 깊은 확신이다. “우리를 사랑으로 인도하는 것은 신뢰, 오직 신뢰뿐입니다.”(편지109) 라고 쓰기까지에는, 아직도 몇 년이고 자신의 무력에 대한 체험과, 특히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기막힌 직관이 필요하다.

 

                                         <빈손> 편집 정리

 

사랑이신 주님, 저는 제가 받은 상처로 인하여 저를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자기파괴의 고통을 잘 견디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화데레사 성녀께서 고통에 짓눌려 거의 먼지가 될 정도에 이르러서도, 타는 듯한 태양열을 받고 있음을 의식 하셨듯이, 당신을 끝까지 신뢰하고, 고통의 와중에서 제 자신에게 사로잡혀서 걸려 넘어지지 않게 하소서.

 

제게 닥친 어려움 앞에서 저는 일어설 수 없습니다. 당신께 신뢰하고 당신만을 바라보면 할 수 있습니다. 저의 무력함을 당신께 고백하오니 당신의 자비로 저와 함께 해 주시고, 제가 가야할 길을 인도해 주소서!

 

오늘 미사의 강론내용의 일부입니다.

 

오늘은 주님의 탄생 예고 축일입니다. 성모님께서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라고 하느님께 서원한 약속을 지키시려고 부단히 죽는 날까지 노력하셨습니다.

 

우리는 부족하기 때문에 하느님께 드린 서원을 일주일은 지키기가 쉽지만, 죽는 날까지 지키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튼튼하게 박아놓은 말뚝이 조금씩 조금씩 흔들려서 빈틈이 생기는 것처럼, 일, 사람, 나의 게으름등으로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다시 흔들리지 않도록 은총의 망치로 박아 놓아야겠습니다.

 

약해지면 약해질수록 다시한번 은총의 망치로 말뚝을 견고히 할 때, 세례를 받을때의 서원이 지켜지는 것입니다.

 

 주님, 성모님께서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라고 일생을 당신께 신뢰하시며 충실히 따르셨듯이, 소화 데레사 성녀께서 오직 당신만을 신뢰하며 자기를 비우셨듯이, 저도 세례 때에 당신께 서원한 대로 일생을 당신을 신뢰하며 당신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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