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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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어느 여성의 불우이웃 돕기
작성자이봉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05 조회수1,630 추천수16 반대(0) 신고

 

한 여자가 약혼자와 함께 보스턴의 시내 하얏트 호텔에 가서 피로연 음식을

맞췄습니다. 음식값은 무려 만 삼천 불이나 되었습니다. 보증금조로 반액만

수표로 끊어주고 집에 와서 이번에는 청첩장 목록을 뒤적거렸습니다.

 

청첩장이 도착하기로 돼 있던 날, 남자가 딴소리를 했습니다. "난 아직도

잘 모르겠소. 평생의 결단인데, 좀더 시간을 두고 생각해봅시다."

 

여자는 화가 나서 하얏트로 피로연을 취소하러 갔습니다. 이벤트부 여자는

아주 이해심 많은 여자였습니다."어쩜 제 경우와 똑 같네요." 그러면서

자기가 당한 파혼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나 환불은 안 된다고 했습니다.

"계약은 취소가 안되요. 천 삼백 불밖에 돌려 받으실 수 없어요. 선택은

나머지 보증금을 포기하던지 그냥 피로연을 열든지 둘 중 하나죠. 죄송해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지만 생각을 거듭할수록 체인 여자의 마음은 파티를

여는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결혼 피로연이 아니라 그냥 먹자판으로 못할 것이

없으니까. 그녀는 10년 전 노숙자 보호소에 기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후

취직해 혼수비용도 웬만큼 장만해 둔 터였습니다. 이제 그 돈을 보스턴의 밑바닥

인생들을 시내로 불러 하룻밤 대접하는데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1990년 6월 보스턴의 시내 하얏트 호텔에서는 전대미문의 파티가

열렸습니다. 여자는 메뉴를 닭 요리로 바꾸고 각종 구제 단체와 노숙자

보호소에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그 더운 여름 밤, 종이판에 피자 조각이나

긁어먹던 사람들이 일류 닭 요리로 배를 불렸습니다. 턱시도를 입은 하얏트의

웨이터들이 알루미늄 보행기와 목발을 짚은 노인들에게 전체 요리를 내왔습니다.

남녀 부랑자들과 알콜 중독자들이 하룻밤 고달픈 길거리 생활에서 벗어나 샴페인

을 마시고 초콜릿 웨딩 케이크를 먹으며 대형 벤드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습니다.

 

 

사순절을 보내면서, 지난 날들을 되돌아보며 부끄러움을 금치 못했던

’필립 얀시’의 "놀라우신 하나님의 은혜" 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에게 불어닥친 불행을, 이타심을 발휘하여, 분노를 사랑으로 삭히며,

삶에 지친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행복을 안겨주는 그 모습이,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값진 나르드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털로 그분의 발을 닦아 드리는 마리아와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어 오랜만에 글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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