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서로 발을 씻어주며 ♣
작성자조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08 조회수1,560 추천수9 반대(0) 신고

 

 ♣ 서로 발을 씻어주며 ♣

 

우리 시아버님은 중환자실에서 딱 두 달을 앓다가 돌아가셨다.평소

자상하시고 부지런하셨던 아버님은 아침마다 손수 만드신 텃밭에서

부추랑 상추 따위를 다듬어서 부엌으로 보내주시고 기름 보일러로

바꿀 때까지 연탄 당번을 자청하셨을 뿐만 아니라 연탄재를 긴 골목

밖으로까지 내다놓는 일도 맡아 하셨다. 어쩌다 우리 가족이 집을

비울때면 돌아올 때까지 골목에 나와 기다리시고...,

 

늘 말씀은 별로 없으셔도 우리를 아껴주신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그래도 아버님이 어려웠다. 그래서 이 멋도 없고 맛도 없는

며느리는 의무적 대화나 행동 이상을 자제하고 될 수 있으면 한 집에

살면서도 안 마주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물론 나 또한 마음으로는

존경하고 좋아하면서도 쉽게 표현이 안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아버님께서 평소 지병인 고혈압이 악화되면서 합병증을

몰고 와 사경을 헤매시게 된 것이었다.우리는 매일 세 팀으로 나누어

교대로 병실을 지켰는데 나는 밤 당번이었다. 정신이 들거니 나거니

하시는 그 곁에서 그분의 고통을 지켜보며 왜 좀더 사근사근한 며느리

가 되지 못했을까 자책이 들곤하였는데 어느날 그분이 내게 그러시는

것이었다.

"왜 너는 내게 도움을 청하지 않니? 너를 도와주는 것이 내 기쁨인데..."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싫어하고 그래서 더욱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

놓기 꺼려했던 나는 일체 누구에게든 어려움을 내색하지 않는 법을

일찌감치 터득을 했는데...,

 

그리고 그러는 편이 오히려 어른들께나 이웃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일

이라 생각했는데, 아마도 아버님은 그것이 가슴 아프셨던 모양이었다.

서로 발을 씻겨주며 그 안에 서로를 향한 신뢰와 기쁨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때는 몰랐던 것이다.

 

《 2004년 ’야곱의 우물’에 나오는 매일성서묵상 4월 8일자

내용으로 군산 세광교회 조희선 님의 글입니다. 》

 

※오늘의 말씀: 요한복음 13장 1절~15절 말씀입니다※

 

과월절을 하루 앞두고 예수께서는 이제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이 세상에서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해 주셨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같이 저녁을 잡수실 때 악마는 이미 가리옷 사람

시몬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를 팔아 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한편 예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의 손에 맡겨주신 것과

당신이 하느님께로부터 왔다가 다시 하느님께 돌아가게 되었다는 것

을 아시고 식탁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르신 뒤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차례로 씻고 허리에 두르셨던 수건

으로 닦아주셨다.

 

시몬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그는 "주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너는 내가 왜 이렇게 하는지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하고 대답하셨다.

 

베드로가 "안 됩니다. 제 발만은 결코 씻지 못하십니다"하고 사양하자

예수께서는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않으면 너는 이제 나와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 하셨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는 "주님, 그러면 발뿐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 주십시오" 하고 간청하였다. 예수께서는 "목욕을 한 사람은

온 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그만이다. 너희도 그처럼 깨끗하다.

그러나 모두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 넘길 사람이 누군지 알고 계셨으므로

모두가 깨끗한 것은 아니라고 하신 것이다.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고 나서 겉옷을 입고 다시 식탁에 돌아와 앉으신 다음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왜 지금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는지 알겠느냐? 너희는 나를 스승

또는 주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실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준 것이다." :):)

 

[잠언 8장 34절]

"날마다 내 집 문을 쳐다보고

내 집 앞에 지켜 서서

내 말을 듣는 사람은 복받으리라."

 

† 【 안나의 묵상나누기 】 †

 

만약 우리가 사이버공간이 아니라...

어느날 어디에선가 만날 수 있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우리와 함께 사는 가족이야기로 시작해서 살아왔던 날들을

밤새 나누며 주님의 사랑을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오늘 묵상에서는 시아버님의 관한 이야기였다면

저는 시어머님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울시모님은 돌아가신 울친정어머님과 동갑이십니다.

같은 세대를 살아오셨다는 것만으로도 안나에게는 시모님

이라기보다는 어머님처럼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 친정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보내드린지 몇 달 안될

때 제 남편을 만나게 되었으니 무엇보다도 어머님에 대한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갑자기 시모님께서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미사들 드리고 내려오는데 귓가에서

’만약 너의 친정어머니라면 달음박질하여 뛰어가지 않겠느냐...’

는 말씀이 속삭이는 것 같았습니다.

 

안나가 다니던 직장을 재빠르게 퇴직하여서 서류를 준비하여

미국으로 들어 오도록 해주신 분이 바로 어머님이셨습니다.

 

만주 땅 허허벌판에다 남편의 시신을 묻으신 후 돌 지난 어린

아들 손을 잡고 이남하여서 평생을 아들 하나 바라고 바치신,

여름 깨끼한복을 손으로 지으실 정도로 솜씨가 좋으신 분.

 

남에게 외롭다는 한 마디 아니하시고 노인아파트에서 쓸쓸히

살아오신 어머님께 안나가 가장 정겹게 해드릴 수 있는 일은

목욕을 시켜드리는 일이었습니다.

 

시어머님과 며눌이가 발가벗고 서로 등을 밀어주는 고부사이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머님을 씻겨드리면서 작으신 몸.

앙상한 뼈마디들을 보면서 주님을 만납니다.

주님의 모습도 이런 모습이 아니셨을까...하면서 말입니다.

 

스킨쉽으로 사랑을 나눈 어머님과 안나는 情이 흠뻑 들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께서 홀로 계실때 먼길 떠나실까봐...

제가 야간근무를 택하게 된 이유도 있습니다.

남편과 안나 둘 중에 한 사람은 어머님을 지켜드려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시작한 밤 근무인데두...

그냥 양로원으로 보내드리면 될텐데...라는 생각으로

새벽이 되면 너무나 졸려서 다 잊어버립니다.

 

서로 발을 씻겨주며

그 안에 서로를 향한 신뢰와 기쁨이 있다는 것을

나는 그때는 몰랐던 것이다.는 오늘의 묵상 글을

곰삭여보는...

 

안나가요*^^*

 

http://cafe.daum.net/ra8el 에 오셔서

사랑방을 여시면 음악과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