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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질적인 내 안의 나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08 조회수1,465 추천수8 반대(0) 신고

      

 

그 때에 배반한 유다도 나서서 "선생님, 저는 아니지요?" 하고 묻자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그것은 네 말이다."       (마태오, 26, 25)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 (The passion of the Christ)"을 보고, 패션(passion)이란 의미를 "수난, 고통"으로만 이해를 하였었습니다.

 

어제 성주간 수요일 미사의 강론을 들으면서 패션에 내포되어 있는 심오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강론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만찬때까지는 가난한 사람, 죄인들을 만나시고 병든 사람들을 고쳐 주시는 등의 능동적인 액션(action)을 취하시다가 수난에 들어가시면서 수동적인 패션(passion)을 취하게 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최후의 만찬에서 당신의 모든 것을 남김없이 주시고, 하느님 아버지의 뜻안에 자기를 다 내어 놓는 수난(passion)으로 들어가시게 됩니다.

 

패션(passion)에서부터는 자기의 전 존재가 없어지게 됩니다. 곧, 정신, 육체, 자존심도 없어지는 등 모든 것을 던져 놓으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당신이 죽음의 길로 가는데 액션(action)에만 머물지 않고 패션(passion)으로 들어가십니다. 패션(passion)에는 "열정"이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열정이란 하느님의 사랑에 내 존재가 불덩이가 되어, 나의 온 마음과 나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을 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패션(passion)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하는 유다의 모습은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 유다의 걸림돌이 우리를 무섭게 합니다. 늘 함께하는 사람인줄 알았던 사람이 배신자로 나타납니다.

 

유다는 예수님께서 그것은 "네 말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끝까지 자기 안에 갇혀있고 자기를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 나의 삶이나 보장 받으려는 편의주의에 머물러 있는 사람, 믿음을 악세사리로 여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나를 가두어 놓고 있는 내안의 유다가 무엇인가? 예수님과 또 다른 나, 이질적인 내안의 나를 들여다 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베드로와 유다의 두가지 모습을 다 품고 있습니다. 군중처럼 따라다니다가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내 인생에서 액션(action)에서 패션(passion)으로 넘어가야 된다는 것은 그분께 나를 맡겨 드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성부께 맡기셨듯이, 하느님께서 더 좋은 나의 모습이 되도록 모든 것을 섭리하신다는 믿음, 결코 나를 놓치지 않으신다는 믿음으로 그분께 나를 맡겨 드리는 것입니다. 곧 신뢰를 잃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삶 한 가운데서 그 안에 젖어들도록 해야겠습니다. 억울하고, 아프고, 이해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온전히 봉헌하고 내어 맡기는 것을 부활때까지 지속하여야겠습니다.

 

나의 에고가 아무것도 아닌 자기비하 자기비허에까지 이르는 텅빈 마음안에서 부활이 체험됩니다.

 

텅빈 마음이 된다는 것은 내 안에서 내가 죽인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텅 빌때까지 내 존재를 패션(passion)하는 것, 곧 하느님의 사랑에 내 존재가 불덩어리가 되는 것입니다.

 

유다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성찰하고 깊이 묵상하여야겠습니다.

 

 

영화 "그리스도의 수난 (The passion of the Christ)"에서 보여진 예수님의 고통이 하느님의 사랑안에 전 존재가 부서져 버리는, 불덩이가 되는 예수님의 "열정"이라는 의미로 이해 되면서, 예수님의 고통 당하시는 모습을 더 자주 회상하며 그 장면 안에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

 

내 안의 이질적인 나의 모습은, 분명히 양심에서 알려주고 있는데도 하느님을 선택하기 보다 나 자신을 선택하는 모습입니다. 나의 약함에 굴복하는 순간에 드러납니다. 나의 교만과 욕망 앞에 드러나는 모습입니다.

 

삶속에서 때로 밀려오는 고통 앞에서 무너져 내릴 때, 이럴때도 하느님께서 더 좋은 내모습으로 만드시기 위한 섭리이고, 나를 놓치지 않으신다는 믿음을 갖기란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믿음과 신뢰는 뼈아픈 고통을 좀 더 잘 이겨내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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