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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의 인사
작성자이봉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12 조회수1,376 추천수11 반대(0) 신고

 

연로하신 노인 한 분과, 몇 몇 청소년들이 자리를 옮겨가며 평화의 인사를 하고 다녔다. 앞자리에 앉은 교우가 뒷자리에 앉은 교우들과 포옹을 하는가 하면, 딋자리에 앉아 있던 소년이 멀리 제대가 가까운 앞자리의 친구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노인은 느린 걸음으로 성당안을 돌며 아는 사람들과 악수를 하고 다니셨다.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 띤 얼굴로 족히 5분은 묵묵히 기다려주는 교인들,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가는 데로 미사 중에 하는 이런 자연스런 평화의 인사가, 마음은 닫혀있는 채로 형식적인 평화의 인사만 나누던 나를 부끄럽게 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뭔가 결심하는 내 눈에는 그 사람들의 꾸밈없는 모습이 햇빛에 반사되어 빛을 발하는 빨마가지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위 글은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3개월 여를 체류하면서 어느 날 노트에 적어놓은

글입니다. 귀국해서 어제 드린 예수 부활 대축일 미사에서도, 본당 신부님께서는

평화의 인사 시간에 지금부터 앞 뒤 사람은 물론, 멀리 있는 교우들도 찾아가서

20명까지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오라고 권유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비좁은 자리라 누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 볼 수는 없었지만, 앞 뒤 교우들이 몸을

돌려가며 반가이 인사하는 모습들은 평소의 평화의 인사와는 사뭇 다른 행복한

모습들이었습니다. 행할 수 없는 어떤 상황에서도 바람직한 개방과 자유는 우리

에게 기쁨을 줍니다. 또한 예수님의 말씀은 모든 종족과 온 세상 그리고 역사의

모든 시대에 적용된다는 글을 어느 날 ’말씀의 초대’에서 읽은 기억이 새로웠습

니다.

 

오늘 주님께서는 부활 하신 후, 여자들을 향하여 걸어오시며 "평안하냐"고 말씀

하십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그분은 말씀으로 일깨워 주십니다. 아무리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누려도 거기에 평화가 없으면 불행합니다. 비록 단칸 방에 살더라도 거기에 주님이 주시는 평화가 있으면 행복합니다.

어려운 삶을 말씀으로 극복하면 누구에게나 이런 행복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평안한 한 주일이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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