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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부활팔일축제 월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12 조회수1,526 추천수11 반대(0) 신고

◎ 2004년 4월 12일 (월) - 부활 팔일축제내 월요일

 

[오늘의 복음]  마태 28,8-15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8) 여자들은 무서우면서도 기쁨에 넘쳐서 제자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려고 무덤을 떠나 급히 달려갔다. 9) 그런데 뜻밖에도 예수께서 그 여자들을 향하여 걸어오셔서 "평안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여자들은 가까이 가서 그의 두 발을 붙잡고 엎으려 절하였다. 10)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11) 여자들이 떠나간 뒤에 경비병 중 몇 사람이 성안으로 들어가 그 동안에 일어난 일들을 대사제들에게 낱낱이 보고하였다. 12) 대사제들은 원로들과 만나 의논한 끝에 병사들에게 많은 돈을 집어 주며 13) "너희가 잠든 사이에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시체를 훔쳐 갔다고 말하여라. 14) 이 소문이 총독의 귀에 들어가게 되더라도 우리가 잘 말해서 너희에게는 아무런 해가 없도록 하여 주겠다" 하고 말하였다. 15) 경비병들은 돈을 받고 시키는 대로 하였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유다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복음산책]  부활절 50일의 대장정

 

  우리는 지난 3일 동안 예수님의 파스카 성삼일(Triduum Paschalis: 최후의 만찬, 십자가 죽음, 무덤에 묻힘과 부활) 전례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직접 펼치시는 인류구원사의 절정이자 최종적인 사건이 부활사건임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앞서간 글들에서 거듭 강조하였지만, 예수부활에 대한 믿음이 단번에 주어지는 신앙이 아니다. 이는 부활대축제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따라가 보면 더욱 확실해 진다.

 

  신약성서 공동체는 우선 예수님의 부활을 부활성야부터 시작하여 만 하루의 축제일로 지냈다. 이것이 서로 모여 빵을 나누며 기도하는 일을(사도 1,14; 2,12 참조) 빼고는 유일한 축제였다. 3세기 초엽 초대교회는 유다인들이 무교절과 과월절 축제를 8일 동안 거행한 것을 본받아 하루의 부활대축일을 부활 팔일축제로 확장하여 기념하였고, 4세기 초엽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으로부터 종교의 자유를 인정받고, 연이어 국교(國敎)로 선포되면서 축제일은 50일로 최종 확정된다. 50일의 숫자는 이미 유다인들의 과월절(해방절) 축제이후 50일째 지내던 오순절 축제를 연상시키기에 우리에겐 전혀 낯설지 않다. 유다인들에게 과월절(해방절)은 이집트 종살이에서의 물리적 해방을 의미하며, 오순절은 모세가 시나이 산에서 야훼의 율법을 받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선포한 것을 기념함으로써 영적인 해방을 의미한다고 했다. 따라서 이미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이후 유다인들의 오순절 날 한 곳에 모여 있던 12사도(마티아가 가리옷 유다의 자리를 채움)에게 성령이 내림으로써 본격적인 교회의 탄생이 시작된 것(사도 2장)을 감안한다면,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사건, 그리고 성령강림사건을 하나로 묶은 축제일로 지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꾸로 말하면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신앙이 우리 그리스도교의 핵심사상으로 자리잡기까지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제 교회는 오늘부터 예수님의 기막힌 부활사건을 승천(40일째)을 포함하여 성령강림사건까지 50일간의 부활대축제 시기를 지내게 된다. 교회가 예수부활사건을 축제일로 50일을 지내든, 일년 내내 모든 일요일을 예수부활 기념일로 지내든 중요한 것은 ’내가 예수부활을 신앙(信仰)하느냐?’는 것이다. 우리 각자의 부활신앙을 돕기 위하여 교회는 파스카의 성삼일뿐만 아니라, 부활 팔일축제도 준비하였다. 나아가 40일간의 부활준비시기(사순절)와 50일간의 부활축제일도 제공하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일년 내내 모든 일요일(52~53번)을 부활기념축일로 거행하지 않는가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적어도 오늘부터 부활 팔일축제 동안 예수님의 제자들과 초기 복음공동체가 어떤 과정을 거쳐 부활신앙에 도달하는지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며, 이와 행보(行步)를 같이하여 우리의 부활신앙을 고무시켜야 할 것이다.

 

  부활신앙을 고무시키는 방편으로 복음서가 보도하는 예수부활에 관한 기사를 주의 깊게 따라갈 필요가 있다. 마르코는 16.1-22에, 마태오는 28,1-20에, 루가는 24,1-53에, 요한은 20,1-25에 각각 부활(승천)기사와 복음의 에필로그(마무리)를 적고 있다. 부활기사의 분량은 마르코복음(70년경)과 마태오복음(70~80년경)보다 루가복음(80년경)과 요한복음(90-100년경)이 더 길다. 이는 복음서의 집필연대가 늦은 것일수록 비교적 많은 내용을 담고 있음을 보여 준다. 복음서 모두가 일관성을 보이고 있는 내용은 ’안식일 다음날, 즉 일요일 이른 새벽에 일찍부터 예수를 따라 다니던 여인들이 무덤을 찾아갔고, 이 순간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있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사실상 부활신앙의 출발점인 것이다. 이를 토대로 각 복음서는 자기 나름의 부활신앙을 전개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오늘 미사의 마태오복음은 빈무덤 그곳에서 부활예수와 여인들의 첫 상봉을 보도하면서, 다른 복음서에서 볼 수 없는, 그리고 유다인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다는 ’경비병 매수설’(12절)과 ’예수시신 도난설’(13절)을 들려준다. 이는 마태오복음의 독자(讀者)가 유다인들과 유다교에서 개종한 그리스도인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마태오는 이 대목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빌라도 총독을 찾아가 예수의 무덤을 경비해야 한다는 독자적인 ’무덤 경비설’을 미리 덧붙여 놓았다.(마태 27,62-66) 아무튼 부활시기 50일 동안 듣게 되는 모든 복음은 비록 그것이 부활사건을 보도하는 내용이 아니라 하더라도 부활신앙을 향하여 읽혀져야 하고,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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