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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름을 부르시다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13 조회수963 추천수5 반대(0) 신고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고 부르시자 마리아는 예수께 돌아서서 히브리 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   (요한 20, 16)

 

막달라 마리아의 슬픔이 기쁨으로 변하는 양상을 묘사하는 요한의 솜씨는 절묘하다. 베드로와 요한은 집으로 갔지만 마리아는 무덤에 남았다. 마리아는 울면서 사랑하는 주님이 묻힌 곳 가까이 있길 원했다.

 

그녀는 슬픔에 겨워 무덤속으로 들어갔다. 달랠길 없는 슬픔에 흰 옷 입은 두 천사조차 속수무책이었다. 천사가 왜 우느냐고 다정스레 물어도 그녀는 제자들에게도 했던 말, "누군가가 제 주님을 꺼내갔습니다" 만 되풀이했다.

 

마리아는 주님이 마치 제 사람인 양 말한다. 살아 생전 내 사람이 아니었다면 죽은 시신이라도 내 것이라야지 했다. 애인을 추억할 시신마저 사라져 그녀는 슬펐다. 슬픔을 피하지 않았으므로 슬픔은 그녀를 사랑하는 주님께 인도했다.

 

마리아는 천사에게 고통을 하소연하고 나서 뒤를 돌아다보았다. 천사와의 만남이 그녀를 돌아서게 했다.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전회(轉回)를 체험했다. 회개한 것이다. 회심과 변화를 받아들이니 예수께서 서 계신 것이 보였다.

 

그러나 그분이 그분인 줄 알아보지는 못했다. 두 천사가 그랬듯이 예수께서도 사랑스럽게 물으셨다. "왜 울고 있느냐?" 마리아는 그분이 동산지기인 줄 알고 다시 아픔을 하소연했다. 그녀는 예수의 시신을 보고, 만지고, 애도하고 싶었지만 그것마저 허락되지 않았다.

 

그녀는 살아 있는 분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예수의 시신에 집착하고 있었다. 예수께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시자 그제야 그분을 알아보고 귀에 익은 말로 "라뽀니" 하고 불렀다. "선생님’ 하고 부른 것이다.

 

이름을 부르며 말을 건넴은 새로운 관계를 맺음이다. 예수는 더 이상 모든이의 스승이 아니라 사랑으로 맺어진 그녀의 스승이시다. "마리아 -- 라뽀니", 이 두마디에서 부활의 신비가 일어났다.

 

이때 슬픔은 변화되고 눈이 열려, 그녀 사랑의 전부이자 마음 깊이 이해해 주시고 사랑하셨던 그분을 알아보았다.

 

예수께서는 확실히 그녀 마음 깊은 곳에서 말씀하셨다. 사랑의 말씀이 그녀를 감동시켜 사랑이 죽음보다 강하고, 죽음조차 내 삶의 은인, 내 사랑하는 임을 이기지 못하였다는 믿음을 갖게했다.

 

                   <부활의 기쁨 백배 맛보기/안셀름 그륀> 편집

 

 

막달라 마리아 성녀가 고통과 슬픔속에서 천사를 만나고 회심하였습니다. 나는 삶에서 천사를 만났는가? 하느님의 사랑을 깨우쳐 주고,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천사를 무수히 많이 만났으리라.

 

하느님께서는 나를 회개하도록 성서 말씀을 통하여, 나의 내면의 양심을 통하여, 주변의 사람들을 통하여 촉구하셨지만, 나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도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시신에 집착하고 있을 때,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듯이 나로하여금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만나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시간에도 성서의 말씀을 통해, 자연을 통해, 일어나는 사건과 섭리를 통해 끊임 없이 나를 부르고 계신, 모든이의 하느님이신 객관적인 하느님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나를 부르시는 예수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눈이 열려 부활하여 내옆에 계신 주님을 알아보고 싶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내자신보다도 더 나를 잘 이해해 주시는 예수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나의 아픔과 고통의 하소연을 마음으로 들어 주시고 희망으로 변화시켜 주실 예수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야훼를 찾아라. 만나주실 때가 되었다. 그를 불러라. 옆에 와 계신다." (이사여 5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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