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헌화가
작성자이정미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15 조회수1,253 추천수5 반대(0) 신고

 

 

  헌화가

 

 

 

 바람결에 쓸려 비탈길에

 쏟아져 내릴듯한 유채꽃들의 흐벅진 노란 함성

 

 

 터진 바닷가 앞자락으로 바늘처럼 쏘아 대는

 맑은 햇살의 파편들

 

 

 흑갈색으로 구워진 머슴아들의 분기탱천한

 아그려진 손아귀엔

 퍼덕거리는 물고기들의 숨찬 몸부림

 

 

 어슴푸레한 치마폭을 쫘아악

 찢으며 환하게 동터오는 새벽과

 까닭모를 수심에 젖어

 힘없음으로 어느새 나앉은 팝콘만한

 노리끼한 별들의 자리바꿈

 

 

 세월의 더깨로 텃세부리는 흰머리칼과 처진 어깨도

 기타줄에 찢기고 공이 박힌 손가락 마디 마디

 당신 향한 오롯한 새색시 저고리의

 단단한 옷고름 매듭

 첫날

 빛나던

 그 맵시 그 맹세

 

 

 붉디 붉은 상사화처럼

 마음은 언제나 분주했으나

 때마침 이마를 식혀 주는 아침 이슬로

 고샅길에 한자락 소슬한 바람으로

 모퉁이를 돌아

 

 

 여리디 여린

 꽃잎으로

 가만히

 당신 발에

 입맞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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