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내미는 손이 거부되거나 내쳐지면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18 조회수1,649 추천수12 반대(0) 신고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그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줄을 몰랐다.

                                          (요한 20, 19-20)

 

요한이 묘사한 부활 저녁의 성찬례는 두 가지 상징을 통해 이해 될 수 있다. "손과 옆구리를 보여 주셨다"(요한 20, 20). 우리가 빵을 나누려고 모였을 때 부활하신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만 하시는 것이 아니라 손과 옆구리의 상처까지 보여 주신다.

 

우리를 위해 당신 손을 불속에 집어 넣으시고, 우리를 위해 행동하시며, 당신 손으로 우리를 지켜 보호하신다는 것을 그분은 그대의 구멍 뚫린 손을 통해 일러주려 하신다.

 

우리를 위해 그분은 우리 손이 뚫은 상처를 감내 하셨다. 그 손의 상처를 보면 우리가 남에게 당한 온갖 폭행과 우리를 움켜쥐고 놔주지 않던 손과 못박고 묶고 상처입히던 손들이 떠오른다.

 

우리가 내미는 손이 누군가에게 거부되거나 내쳐지면 우리 손은 상처 받는다. 예수께서 우리의 상처를 짊어지시고 당신 손에 새기셨음을 우리는 성찬례 때마다 체험한다.

 

그분의 몸을 손에 모심으로써 우리 손의 상처들이 치유된다. 그분 옆구리에서 흐르는 피를 받아 마심은,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한 그리스도의 사랑이 남김없이 우리안에 스며들어 변화를 불러일으키도록 하기 위함이다.

 

제자들처럼 우리도 부활하신 주님의 손과 옆구리에서 드러난 사랑의 신비에 응답해야겠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했다"(요한 20. 20). 우리는 성찬례의 몸과 피에서 주님 자신을 본다.

 

부활 저녁의 성찬례에 나타난 요한의 둘째 상징은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 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 21)라는 예수의 말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부활하신 주님은 당신의 말씀을 전하고 당신의 사랑을 증언하도록 우리를 세상에 파견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통해서 이 세상 모든 영역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하신다. 우리를 통해 그분은 두려움으로 자기 안에 갇혀 있는 인간의 닫힌 문을 박차고 나가 활보하고 싶어하신다. 우리를 통해 그분은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신다.

 

우리의 손을 통해 그분은 사람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격려하며 일으켜세우고 싶어하신다. 우리의 손은 그분의 이름으로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일해야 한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우리 마음을 통해 당신 옆구리를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신다. 그러니까, 우리 마음을 통해 당신 사랑이 버림받은 이들의 고독 속으로 흘러들어가기를 원하시는 것이다.

                      

     <부활의 기쁨 백배 맛보기/안셀름 그륀> 편집

 

 

어제는 몇몇 지인들과 함께 영종도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확 트인 바다를 바라보고, 철썩 거리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바닷가의 포장마차에서 조개구이와 바지락 칼국수를 먹으며 우의를 다졌습니다. 함께 자리해 주신 수녀님께서 스페인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스페인의 한 가정에서 다섯살 되는 남자 아이가, 엄마가 동생을 임신하게 되자 엄마의 뱃속에 있는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엄마의 배를 어루만지며 "오! 나의 태양" 이란 노래를 자주 들려주곤 하였답니다.

 

엄마가 동생을 낳았습니다. 동생은 생명이 위독하여 그날을 넘기기가 힘들어 중환자실에 있었습니다. 다섯살 짜리 형이 동생을 보여달라고 조르자 엄마는 생각 끝에 이러다간 죽은 동생의 얼굴밖에 보여줄 수 없음을 깨닫고 중환자실로 향합니다. 엄마는 아들에게 어른의 소독복을 둘둘 감다시피하여 중환자실로 들어가려하나 간호사에게 제지를 당합니다.

 

중환자실에 들여보내 줄 수 없다는 간호사와 엄마가 실갱이를 하는 동안 다섯살짜리 형은 살그머니 동생에게로 달려가 죽어가는 동생에게 손을 얹고 "오! 나의 태양" 이란 노래를 불러주기 시작합니다.

 

형이 마음을 다해 노래를 불러주자 호흡 곤란으로 파랗게 질려 있던 동생의 얼굴에 화기가 돌게 됩니다. 뒤늦게 달려온 엄마와 간호사가 이를 발견하고 감격하여 셋이서 함께 "오! 나의 태양"을 합창하기 시작합니다. 일주일 후에 동생은 무사히 퇴원하게 됩니다.

 

위의 이야기는 실화로서 스페인의 신문에 "다섯살 짜리 형이 동생을 살린 기적" 이란 제목으로 대서특필 되었답니다. 독실한 신자인 엄마는 다섯살 짜리 형이 동생을 살린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형을 통해 동생을 살리신 것이다." 라고 하였답니다.

 

어린 형의 손을 통해 그분은 동생을 어루 만지시어 일으켜 살리신

것입니다. 순진 무구한 다섯살 짜리 형의 노래를 통한 사랑의 기도를 들어주신 것입니다.

 

오늘 강론 말씀에서 "부활하신 주님은 가장 좋은 것을 주시려고 우리 옆에, 내안에 계신다. 시간적 공간적으로 매어 있지 않고,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인 우리와 함께 계신다. 그분과 함께 함으로써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부활의 체험을 그분께 청하라" 라고 하셨듯이 제 옆에 계신 부활하신 주님께 저의 모든 억눌림과 상처를 보여드립니다.

 

마침내 온전히 놓여나서 저의 손을 통해 사람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격려하게 하소서! 제 손이 당신의 이름으로 사람들의 안녕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일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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