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사랑에 대한 예감과 진정한 갈망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25 조회수1,212 추천수11 반대(0) 신고

 

 

예수께서 세 번째로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자 베드로는 세 번이나 예수께서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시는 바람에 마음이 슬퍼졌다. 그러나 "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제가 주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모르실리가 없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 하고 분부하셨다.(요한 21, 17)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거듭 물으신 뜻은 우리가 어떻게 참되고 순수한 사랑을 배울 수 있느냐 하는 데 있다. 세 번이나 물으신 것은 세번의 배반을 암시한다.

 

사랑을 말할 때는 늘 분명히 알고 말하라. 우리가 자주 사랑을 배반했으며,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몇 번이고 그 갈망에 등 돌렸음을. 가슴에 안기지 않고서야 어떻게 하느님과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으랴

 

그리스어 텍스트에서, 앞의 두 번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아가페 사랑에 대해 물으신 것이다. 그가 에고Ego를, 남을 소유하려는 의도를 떨쳐 버리고 예수를 사랑하는지 물으신 것이다.

 

베드로는 두 번 다 예수를 정 많고, 자기를 좋아하고, 기뻐하는 친구로 사랑한다는 것을 확언 할 수 있었다. "내가 당신을 사랑 하는 줄 당신이 느끼시잖아요. 내가 상상만으로 이럽니까? 내 의리는 참되고 우리 우정은 진짭니다. 나는 당신에게서도 똑같은 감정을 느낍니다."

 

세 번째 질문에서 예수게서는 "필레이스 메phileis me-너는 나를 친구로서 사랑하느냐?" 고 말을 바꾸신다. 베드로는 문득 슬퍼졌다. 자신의 배반이 생각나서였을까?

 

예수께서 그의 우정을 새삼 문제삼는 것이 섭섭했을 수도 있겠다. 베드로에게 그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가 완전히 자신을 버리고(아가페) 예수를 사랑했다고는 감히 주장할 수 없었다. 그러나 사랑과 우정의 감정만큼은 결코 의심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그 감정에조차 의문을 제기하시다니... 자신의 감정이 정말 옳은 것이었는지 더 꼼꼼히 살필 일이었다. 그 안에 다른 동기들이 얼마나 깊이 섞여들어 있었던가? 예수의 친구라는 사실을 대단한 일로 여기지는 않았던가? 이 멋진 친구를 자신과 자기 가치의식을 위해 이용하지는 않었던가?

 

베드로는 예수께 마음을 열고 속내를 들여다보게 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주님, 제 마음을 꿰뚫어보시지요. 당신은 내 사랑안에 얼마나 많은 이기주의와, 계산과, 소유욕과 질투가 득실거리는지 아십니다. 그래도 당신은 내 사랑에 아주 순수한 면이 조금은 있다는 것도 아십니다. 마음 깊이 당신을 그리며, 당신을 순수하게 사랑하고 싶어함을, 내 안에 적어도 이런 순수한 사랑에 대한 갈망이 있음을, 당신은 알고 계십니다."

 

연인과 동료들, 배우자와 아이들, 그리고 하느님과 그리스도에 대한 그대의 사랑을 바라보십시오. 그대 마음을 하느님께 내어드려 그분께서 들여다보고 시험하도록 하십시오. 베드로를 세 번이나 불안케 했던 예수의 질문을 그대에게도 던져 보십시오. 그대 사랑의 계산적이고 순수하지 못한 것일랑 모두 하느님 앞에 내보이십시오.

 

그러나 그대 안에 순수한 사랑도 있고, 진실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싶어하며, 하느님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려는 깊은 갈망이 그대 안에 있음을 신뢰하십시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을 자주 느끼지 못할지라도, 순수한 사랑에서 멀어진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대 안에는 적어도, 삶을 참으로 가치있게 만드는 이 사랑에 대한 예감과 진정한 갈망이 있습니다. 그대의 갈망을 신뢰하십시오! 그대의 사랑을 믿으십시오! 그러면 오늘 부활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 당신과 이웃을 대하는데 순수하지 못하고 저의 이기심과 욕심이 섞여 있는 것을 당신께 내어놓습니다. 그래도 저에게 무엇인가 한가닥 사랑이 있음을 알고 기뻐집니다. 저의 작은 사랑과 갈망을 당신은 결코 놓치지 않으실테니까요.

 

당신께서는 그것을 가상히 여기시고 불순한 동기는 묻지 않으십니다. 저라면 이웃의 순수한 많은 것은 뒷전이고, 순수하지 않은 것 같은 것이 엿보이기라도 하면 의혹에 빠져서 헤맬텐데요.

 

주님, 제가 이웃의 순수함을 크게 받아들이고, 행여 순수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들더라도 포용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그들도 순수하지 못함을 하느님께 내어 놓으며 아름답게 성장해갈테니까요. 오히려 성장해 가도록 지지해 주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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