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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도 우리를 드신다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4-30 조회수1,269 추천수14 반대(0) 신고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요한 6, 56)

 

우리는 우리의 하느님을 먹습니다. 그분이 만드신 이 방법은 어떤 뛰어난 말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큰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모든 인간적인 개념들을 넘어섭니다.

 

성 베르나르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 음식을 먹으면, 우리도 먹힌다.

 

육체적 음식이 우리 안에서 변화되듯이 하느님의 음식을 품위 있게 받아 모신 사람은 그 하느님의 음식으로 변화합니다.

 

우리의 주님께서 아우구스티노 성인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네 안으로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네가 내 안으로 변화된다.

 

이 음식은 자신을 품위 있게 받아 모시는 사람의 혈관을 통해 내면의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베르나르도 성인의 말씀을 하나 들어 봅시다.

 

우리는 육체적 음식을 먹을 때, 먼저 이로 잘게 씹은 다음에 서서히 몸 안으로 삼킨다. 이로 잘게 씹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베르나르도 성인은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가 하느님을 먹으면, 하느님도 우리를 드신다. 그분은 우리를 완전히 잡수신다.

 

하느님께서 언제 우리를 드시겠습니까? 그분이 우리의 잘못을 책망하시고 우리의 내적 눈을 열어 주시며 우리의 결함을 인식 하도록 하실 때입니다. 우리의 양심이 우리에게 올바른 것을 알려줄 때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로 깨물어 드시고 잘게 씹으시는 것입니다.

 

입속에 있는 음식을 이리저리 잘게 돌려 씹듯이, 사람은 하느님의 벌을 통해 두려움과 공포, 슬픔과 큰 쓰라림 속으로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집니다. 그는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지 못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여러분 안에서 진행되도록 인내로 견디십시오.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드시고 씹으시도록 두십시오. 그 분으로부터 벗어나지 말고 스스로 씹으려고 하지 마십시오. 스스로 씹는 행위는 내면의 가책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해신부에게 성급하게 달려가는 행위를 말합니다.

 

회개를 제대로 하지 않고 고해성사를 보는 것으로 본질적인 것을 실행했다고 생각하여 양심의 가책으로부터 벗어나려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의 죄를 먼저 하느님께 고백하십시오.

 

여러분이 평소 수행하는 고행들이나 익숙한 작은 기도들로 시작하지 말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한숨을 쉬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십시오.

 

주님, 가련한 죄인인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서 여러분 안에 머무십시오. 여러분이 하느님의 꾸지람을 모면하려고 행하는 독서들이나 일반적인 고행들보다 이것이 천배나 낫습니다. 나쁜 원수가 무질서한 슬픔을 몰고 여러분에게 끼어들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양념은 부드럽고 좋습니다.

 

벌이 있은 다음에는 다정한 위로, 사랑에 가득찬 믿음, 자비로운 확신, 거룩한 희망이 따릅니다.

 

그러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삼키십니다.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살을 먹는 사람은 내안에 머물고 나 역시 그 안에 머문다.

 

만약 여러분이 하느님에 의해 요리되어 그분 안으로 흡수되기를 원한다면, 여러분 자신의 이기심을 이기고 마음을 비워서 여러분 안에 있는 낡은 사람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어야 합니다.

 

음식물이 인간의 기관으로 변화되려면, 필연적으로 음식물로서의 존재를 벗어던져야 합니다. 현재의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되려면 현재의 자기 존재를 온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장작이 불로 변화되려면, 장작으로 존재하도록 하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여러분이 하느님 안으로 변화되어 들어가려면 여러분 자신으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 영적 삶의 샘 / 요셉 봐이스마이어 외 > 편집

 

주님, 제가 장작과 같이 다 타버리고 변화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아마도 장작과 같이 타버리는 아픔을 인내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속으로 들어가기를 꺼려하고 언제가지나 장작인채로 존재하고 싶은가 봅니다.

 

오늘 아침 목욕탕에서 반신욕을 한다고 뜨거운 물에 앉아 있으면서 속으로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답답하여 묵주기도 1단만 하면 밖으로  나오고 싶어집니다. 찬물에 몸을 담갔다가 다시 "인내심을 길러야지" 하며 이번에는 2단을 바치는데 금방 뛰쳐나가고 싶은 것을 혼신을 다해 참았습니다. 이것을 통해 제가 얼마나 인내심이 없는지 알만합니다.

 

이웃으로 인하여 힘든 것도 고비를 넘기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인내심을 발휘 못하여 얼마나 자주 넘어지는지요? 고통의 순간이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만드시기위해 잘게 씹으시는 순간이라니....

 

주님, 당신께서 씹으시는 동안 공포와 슬픔과 쓰라림을 잘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을 청합니다. 씹히는 것을 통과해야만 순수해진다니, 당신께서 허락하시는 고통과 십자가를 그저 잘 받아들이고 지고 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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