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복음산책(부활3주간 토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01 조회수1,040 추천수5 반대(0) 신고

◎ 2004년 5월 1일 (토) - 부활 제3주간 토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6,60-69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

 

  60) 제자들 가운데 여럿이 이 말씀을 듣고  "이렇게 말씀이 어려워서야 누가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하며 수군거렸다. 61) 예수께서 제자들이 당신의 말씀을 못마땅해하는 것을 알아채시고 " 내 말이 귀에 거슬리느냐? 62) 사람의 아들이 전에 있던 곳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게 되면 어떻게 하겠느냐? 63) 육적인 것은 아무 쓸모가 없지만 영적인 것은 생명을 준다.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적인 것이며 생명이다. 64) 그러나 너희 가운데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누구며 자기를 배반할 자가 누구인지 처음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65) 예수께서는 또 이어서 "그래서 나는 아버지께서 허락하신 사람이 아니면 나에게 올 수 없다고 말했던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66) 이 때부터 많은 제자들이 예수를 버리고 물러갔으며 더 이상 따라다니지 않았다. 67) 그래서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를 보시고 "자, 너희는 어떻게 하겠느냐? 너희도 떠나가겠느냐?" 하고 물으셨다. 68)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나서서 "주님,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셨는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구를 찾아가겠습니까? 69) 우리는 주님께서 하느님이 보내신 거룩한 분이심을 믿고 또 압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복음산책]  떠난 자와 머문 자

 

  지난 부활 제2주간 금요일부터 평일복음으로 듣기 시작한 요한복음 6장을 종결하는 부분이 오늘 복음이다. 우리는 요한복음 6장의 생명의 빵에 대한 가르침을 요한복음 3장의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가르침과 관련지어 결말을 보아야 한다. 예수께서 주시는 자신의 살과 피는 물과 영으로 새로 태어난 자들(요한 3,5)을 위한 음식이다. 물과 영으로 새로 태어난다는 것은 분명 세례성사를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당장은 그렇지가 않다.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선 하늘로부터 내려 온 예수께 대한 믿음을 가짐으로서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맡겨주신 사람들 대열에 드는 것이다. 아들은 이 사람들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모두 살려 아버지께 이끌어 갈 것이다.

 

  누누이 밝혀 두지만 복음서의 목적은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20,31) 그러므로 복음서에 담겨있는 말씀은 그 목적상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첫째는 복음말씀이 예수님 당대(當代)의 사람들에게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을 제시하는 것이고, 둘째는 복음말씀이 예수님 후대(後代)의 사람들에게 간접적이고 상징적인 상황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예수님 당대의 사람들은 그분을 실제로 대면(對面)하였고 그분의 말씀을 직접 들었다. 그러므로 이들에게는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요한 14,9)는 공식이 그대로 적용된다. 즉 누구든지 예수님을 보고, 말씀을 들은 그 자리에서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는다면, 아들이 주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빵의 기적’을 통하여 육신을 배불렸던 갈릴래아 사람들이 예수께서 ’하늘에서 내려 온 생명의 빵’이심을 믿고, 예수께서 주시는 살과 피가 영생을 위한 양식이요 음료임을 믿는다면, 십자가상 예수의 한쪽에 달려있던 죄수의 경우와 같이 "오늘 너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루가 23,43)는 말씀은 바로 그들을 향한 말씀이 되는 셈이다.

 

  복음서의 독자와 우리들을 포함한 예수님 후대의 사람들은 복음서의 기록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예수님을 보게 된다. 이 경우에는 복음서의 말씀을 간접적으로 듣고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6)는 공식이 적용되는 것이다. 세례를 받음은 물과 영으로 새로 태어남을 의미하는 것이고, 새로 태어난 사람은 육적인 양식보다는 영적인 양식인 예수님의 살과 피(성체성사)를 먹고 마심으로써 그 안에 사시는 예수님에 의해 영원한 생명을 키워가게 된다. 결국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비록 육신의 삶을 마친다 하더라도 마지막 날에 아들에 의해 다시 살아나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믿고 세례 받은 모든 사람들은 예수님을 직접 보지 않고도 믿는 행복한 사람(요한 20,29)으로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셈이다.

 

  그러나 예수님 당대의 사람에게나 후대의 사람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법칙이 있다. 그것은 예수님을 만나거나 그분의 말씀을 듣게되는 어떤 경우에든 그 자리에서 믿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복음은 바로 그 점을 보여주고 있다. 예수님의 가르침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의구심을 가졌다. 거기에는 예수님의 제자들도 있었고 12제자들도 포함된다. 많은 제자들이 예수를 버리고 물러갔으나(66절), 12제자들은 다행스럽게도 베드로의 단호한 신앙고백 덕분에(68절) 예수님 곁에 남게 된다. 그러나 두고 볼 일이다. 믿음이란 한번의 고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순간의 삶으로 열매를 맺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명을 주는 영적(靈的)인 삶을 추구하는 자는 열매를 쉽게 맺을 수 있겠지만 아무 쓸모가 없는 육적(肉的)인 삶을 추구하는 자는 어려울 것이다.(63절)◆[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