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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음공부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03 조회수1,807 추천수17 반대(0) 신고

 

 

마음공부

 

 

신앙생활이란 공부를 통해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마음을 키우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합니다 라고 말씀드리면 많은 분들이 내 나이에 무슨 공부냐

혹은 신앙생활은 기도만 많이 하면 되는 것이지 무슨 공부냐 하십니다

 

왜 우리는 마음공부를 해야 하는가?

더욱이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 공부를 해야 하는가?

 

사람은 자기가 배운 대로 삽니다

그래서 사람을 학습하는 존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즉 생각이 감정을 만들고 감정이 삶을 선택합니다

예를 들면 애들은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기분 나쁘다고 때리거나 욕을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은 대부분 부모님에게서 배운 것입니다

그런데 부모님에게서 배운 것이 다 옳은 것이냐?

어떤 것은 좋은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좋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마음이 세 가지로 구분된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초자아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내 안의 도덕입니다

이것은 나에 대한 잔소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 안의 잔소리를 잘 들어보십시오

누구의 소리인가?

 

여자는 참아야 된다 남자는 울어서는 안 된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는 등 모두가 다른 사람이 내게 해 준 소리들입니다

나는 내 생각으로 사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남들이 내 안에 집어 넣어준 생각으로 살고 있는 것입니다

컴퓨터로 말하자면 소프트웨어를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누군가가 나에게 집어넣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 안에 입력된 이 생각들이 내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면 괜찮은데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부모님들 거의 대부분이 마음이 불안하거나 우울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인생을 가르칠 때에도 늘 우울한 것만을 가르칩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순수하기 때문에 그런 부모님의 말씀을 가슴에 담아두고

꼬마 우울증환자처럼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악순환을 어떻게 해야 끊을 수 있는가?

 

우선 내가 가진 생각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깨달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마음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냥 기도만 하면 되지 않는 것인가?

공부를 하시고 깨달음을 얻어서 내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기도도 우울하게 하게 되고

우울증이나 불안이 기도하면 할수록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기도와 공부는 마치 예전의 ’달고나’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설탕을 녹여서 거기에 이스트를 넣으면 부풀어오르지요

설탕은 생각입니다

기도는 그 생각을 키우는 이스트입니다

그런데 만약 질이 나쁜 설탕에 이스트를 넣으면? 불량식품이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생각이 건강하지 않고 노상 우울할 때 기도를 많이 하는 것은 그 생각을 부풀려서 우울증이 더 심하게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생각을 바꾸는 일이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간혹 연세 드신 분들 중에 나는 살만큼 살아서 인생이 무엇인지 마음이 무엇인지 다 안다고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마치 인생을 달관한 듯이 말입니다

그런 분일수록 달관하지 못하시고 마음에 집착이 많아서 늘 마음 안이 분노로 가득 찬 우울증 환자라는 것을 몇 마디만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마음공부는 끝이 없습니다

 

제가 저 나름대로 마음공부를 하기 위해서 많은 고수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무엇인가 배울만하다는 생각이 든 사람은 당신 자신이 아직도 더 배워야 한다고 하는 사람입니다

나는 인생을 다 알아 내가 한 수 가르쳐줄게 하는 사람을 만나면 먹을 것 없는 흑싸리 껍질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정말로 마음공부가 깊은 사람 그것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저절로 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같이 책을 보고 묵상하는 사람 그러면서 자신이 얼마나 무지한지를 깨닫는 사람이 마음공부가 깊은 사람입니다

 

제가 아는 영성가가 계십니다

그 분을 너무나 좋아하는데 당신은 신앙공부, 마음공부를 하면 할수록 당신이 그동안 사람들 앞에서 떠들었던 것이 얼마나 무식한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어 참으로 부끄럽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지금은 아무에게도 나서지 않으시고 공부만 하고 계십니다

그 분을 뵈면 참으로 부끄럽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조금 공부한 것 가지고 너무 잘난 척 했구나하는 부끄러움이 일어납니다

 

나는 더 공부해야 한다고 하는 분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마음이, 정신이 젊은 분들이십니다

그러나 내 나이가 얼만데 나는 인생을 알만큼 다 알아하는 분들은 나이에 관계없이 노망이 든 사람입니다

 

늘 공부하는 분들, 자신의 무지를 부끄러워하면서 공부하는 분들은 치매에 걸리지 않습니다

나이 먹은 것이 자랑이 아닌데도 내가 누군데 하는 분들, 공부는 안하고 뒷전에서 사람들 험담이나 하는 분들은 이미 노망이 시작된 것이고 치매도 빨리 옵니다

치매를 막기 위해서라도 마음공부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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