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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장 낮은 자리에 있기 위해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05 조회수1,649 추천수12 반대(0) 신고

 

 

예수님의 하늘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은 많으나, 그분의 십자가를 지는 사람은 적다. 그분의 위로를 받고자 하는 사람은 많으나, 곤경을 원하는 사람은 적다.

 

그분과 함께 식사한 사람은 많으나 절제를 한 사람은 적다. 모두가 그리스도와 함께 기쁨을 누리려 하나, 그를 위해 어떤 것을 참고 견디어 내려 하는 사람은 적다.

 

많은 사람들이 빵을 나누는 데까지는 예수님을 따르지만, 고난의 잔을 마시는 데까지 따르는 사람은 적다(참조: 마태 20, 22). 많은 사람들이 그분의 기적에 경탄을 보내지만, 십자가의 치욕을 따르는 사람은 적다.

 

많은 사람들이 고난을 당하지 않는 동안에는 예수님을 사랑한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으로부터 위로를 받는 동안에는 그분을 찬미하고 칭송한다. 그러나 예수님이 자신을 숨기시고 잠시라도 떠나시면, 그들은 통곡하거나 의혹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자신이 위로를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최상의 위로를 받을 때에나 슬픔이나 마음의 압박으로 고통을 받을 때에나 상관 없이 언제나 예수님을 사랑한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한 번도 위로를 보내지 않는다 할지라도 그분을 찬미하고 언제나 감사드린다.

 

자신의 이익과 자기 사랑을 섞지 않고 순수하게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을까! 언제나 위안을 찾는 사람은 품팔이하는 사람으로 불려야 하지 않을까?

 

언제나 자신의 이익과 유리함만을 찾는 사람은 예수님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하느님께 봉사하려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모든 것을 포기한 영적인 사람은 매우 드물다. 마음이 참으로 가난하여(참조: 마태 5, 3) 모든 피조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값은 진주보다 더하다(참조: 잠언 31, 10).

 

한 사람이 자기의 전 재산을 나누어준다 할지라도 아직 아무것도 아니고(참조: 아가 8, 7), 아주 큰 보속 행위를 한다 할지라도 그에게 여전히 빠진 것이 있다.

 

큰 덕행을 쌓고 타는 듯한 신심이 있다 할지라도 그에게 부족한 것이 많다. 오직 한 가지만이 간절히 필요할 뿐이다(참조: 루가 10, 42). 그것이 무엇일까?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것을 버리고(참조: 미태16, 24) 자신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기를 사랑하는 것을 하나도 남겨두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해야할 의무를 모두 수행한 다음, 마치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여겨야 하기 때문이다.

 

큰 일로 평가될 만한 것을 행한 후에도 그것을 크게 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 자신을 무익한 종으로 불러야 한다. 진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 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 하고 말하여라(루가 17, 18).

 

그러면 그는 마음이 참으로 가난한, 온전히 벗어던진 사람이 될 수 있고, 다윗 예언자와 같이 "외롭고 괴로운 이 몸입니다" (시편 25, 16)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가장 낮은 자리에 있기 위해 자기 자신과 모든 것을 버린 사람보다 더 부유하고 더 자유로우며 더 힘이 있는 사람은 없다.

 

        <영적 삶의 샘/요셉 봐이스마이어 외> 발췌

 

 

"기지도 못하면서 날으려고 한다" 는 말처럼 자기 자신과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은 저의 영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 강론 말씀에서 "우리가 신앙생활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따라가고는 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고 있지는 않다. 누구나 다 안주하고 만족해 하는 경향이 있다." 라는 말씀을 들으면서, 새롭게 시작하자는 나름대로의 각오를 하였습니다.

 

집안도 정리하고 시간도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시간표도 더 잘 짜고, 수첩도 정리하고 등등... 나름대로 무엇인가를 더 열심히 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묵상글을 쓰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내가 무엇을 더 하는것만 생각 하였지 하느님 나라를 차지 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을 버리는 것에 대해 의식을 못한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꼭 하나 빠진 것, 자신을 온전히 버리는 것에 대해 가장 염두에 두고 수련해 나아가야 할 점입니다. 자신을 온전히 버리지 못해 자유롭지 못한 것이 한 두가지인가요?

 

자존심, 인정받고 싶은 욕구, 명예, 체면, 분노, 탐식, 질투....등등

 

이냐시오 성인께서 사교계의 귀부인들을 생각하면 기뻤으나, 그 생각이 끝난 다음에는 씁쓸하고 우울함을 느끼게 되고, 하느님을 위해 고행을 하고 내면의 유혹과 싸워 이겼을 때는 위로와 평화를 느끼게 되면서 식별의 기초를 다지셨다고 합니다.

 

주님, 오늘 새롭게 시작할 마음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버려야할 것들이 올라올 때마다, 당신의 사랑과 수난을 기억하고 단호하게 물리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주님, 제가 음식을 절제하지 못했을 때는 속이 거북하고 건강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받게 되는 것처럼, 죄의 결과는 상실(喪失)임을 깊이 깨닫고 오늘도 버려야 할 것에 매달리고 붙잡고 있지 않도록 저와 함께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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