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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자신에게만 맴도는 것으로부터(사랑2)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06 조회수1,336 추천수11 반대(0) 신고

 

 

"사랑은  너그럽습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아니하고

 허세를 부리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것들을 찾지 않습니다.

 사랑은 분통을 터트리지 않고

 악을 계산해 두지 않습니다.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나 진리를 함께 기뻐합니다.

 모든 것을 덮어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딥니다."

       

                                (1고린 13, 4-7)

 

 

바오로는 가르침을 주기 위한 시(1고린 13, 4-7)에서 사랑이 어떤 품질을 가졌는지, 그리고 우리의 존재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사랑은 성령이 인간의 마음안에 불러일으키는 힘이다.

 

이런 일은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는 체험을 통해서, 또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영성적 체험을 통해서 일어난다. 우리는 사랑을 단순히 느낌으로, 인간 의지의 행위로 여길 수는 없다.

 

사랑은 인간 마음안에 작용하는 고유한 힘이고, 이웃과의 관계, 하느님, 피조물, 삶의 도구들, 그리고 자신과의 관계 같은 인간의 모든 관계에서 작용한다.

 

사랑은 인간의 생각, 느낌, 의지,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 사랑은 새로운 삶의 차원을 가능하게 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사랑은 인간을 변화시키고, 고유한 광채를 부여한다.

 

사랑은 아무리 깊이 생각한다 해도 결국은 다 파악 할 수도, 붙들 수도 없는 존재이다. 우리는 오직 사랑이 존재하여 드러나는 현상들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을 뿐이다.

 

 허세를 부리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것들을 찾지 않습니다.

 

                            (1고린 13, 4-5)

 

사랑은 자랑하지 않는다. 사랑은 자신을 부풀리거나 드러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사랑안에서 나는 그저 나 자신으로 존재한다. 나는 나 자신 그대로를 보여준다. 나는 어떤 것도 숨길 필요가 없다. 나는 성취한 어떤 것들을 내세우며 나를 자랑할 필요도 없다. 나는 사랑의 맛을 내 안에서 즐기고 있기 때문에 나 자신과 평화롭다. 사랑은 삶을 살아 갈 만한 가치가 있게 만든다.

 

나는 외부의 인정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 사랑은 건방지지 않으며 무례하지 않다. 사랑은 방종하지 않고 추하지 않다. 사랑은 인간의 본질과 아주 비슷하며 인간을 아름답게 한다.

 

사랑은 인간을 인간의 바람직한 형태로 인도한다. 바오로의 이 말이 최종적으로 의미하는 뜻은 사랑하는 사람은 참으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사랑은 자신의 이익을 찾거나 자신의 소유물을 늘리는데에만 관심을 두지 않을 뿐더러 자기 자신의 주변에만 맴돌지 않는다. 사랑은 자신을 주장할 필요가 없다. 사랑은 다른 사람을 자신을 위해 이용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그를 위하고자 한다.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행복이 오기를 기대하지 않고 그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한다. 사랑은 성적 쾌락을 체험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압박하여 짜내기 않고 그와 하나가 되고자 한다.  

 

사랑은 무엇이 부족하지나 않나 늘 걱정하며 자기 자신에게만 맴도는 것으로부터 자유롭다. 사랑은 부족함이 없다. 사랑으로 충만한 사람은 모든 것을 가지고 있어서 더 가지려 할 필요가 없다.

 

                         <사랑의 집/ 안셀름 그륀> 발췌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행복이 오기를 기대하지 않고 그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한다." 라는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가슴아픈 사연이 떠오릅니다.

 

저의 장부가 암으로 투병을 할 때였습니다. 식이요법을 한다고 고기를 먹지 않고 과일과 야채 쥬스와, 감자, 현미밥 등을 먹고 지낼때였습니다.

 

함께 다니면 제가 더 환자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저는 장부가 어떻게 될까봐 전전 긍긍하였고, 장부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비교적 편안하게 지냈습니다.    

 

장부는 자기 때문에 고기를 먹지 못하는 가족들이 안타까웠는지 쇠고기와 김치를 넣고 볶다가 끓인 다음에 묵을 얹고 마지막에 김을 뿌려서 만드는 "탕평채" 요리를 가끔 만들어 주곤 했습니다

 

한번은 숯불을 피워서 고기를 구워주자, 막내 딸이 "아빠는 어떻게 그러실 수가 있지? 아빠는 고기를 드시지도 못하면서..."

 

음식점에서 저와 함께 밥을 먹을 때, 먹고 싶을까봐 장부와 같은 음식을 시키면 절더러는 고기들은 음식을 시키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맛있게 먹는 것이 자기는 더 기쁘다는 것입니다.

 

몸이 아주 안 좋아갈 무렵, 쌀쌀한 11월의 날씨에 힘겨웠을 텐데 기도회에 참석하고 얼른 돌아가 집에서 쉬어야 하는데도 다른 암환자를 집으로 모셔다 드렸습니다.

 

제수씨가 미국에서 다니러왔을 때, 몸이 안 좋은 것을 보고 그날부터 제수씨를 위한 9일기도를 시작하여, 제수씨가 납치되었던 상황에서 극적으로 탈출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전 재산을 집안의 어른이  없앴는데도, 그분께 한번도 싫은 소리를 하지 않고 시골에 계신 그분이 대세를 받으시도록 주선하였습니다.

 

타고난 성품이 착하기도 한 장부였지만 신앙 안에서 성령께서 주시는 참된 사랑의 마음으로 더 바뀌어 간 것 같았습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어 하느님 곁에서 아직도 우리 가족들의 행복을 위하여 기도해 주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막내가 "자기는 십대에는 10%, 아니 어쩌면 1%의 신앙심밖에 없었지만 끊임없이 자기를 불러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는 고백을 바로 어제 들으면서 하늘 나라에서 장부도 끊임없이 기도해 주었을 것이라는 데에 마음이 갔습니다.

 

사랑이신 주님, 저도 장부가 보여주었던 사랑을,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하는 사랑의 마음을 간직하고 실천할 수 있기를 우리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청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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