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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공감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07 조회수1,534 추천수10 반대(0) 신고

 

 

공감

 

 

돈 안들이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하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봉이 김선달 같은 사람이지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은 한 가지입니다

공감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같이 느껴주고 같이 있어주는 것입니다

 

로저스 라는 심리학자는 사람은 온전한 공감을 받으면

그 마음이 변하게 되어있다고 했습니다

남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선교도 마찬가지이지요

성당에 나오라 나오라 하는 것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큽니다

 

부부싸움 때문에 상담을 오시는 분들께 물으면 열이면 열 분이 다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들어주고 나만을 위해주는 사람이어서 선택했다면서

같은 이유, 즉 내 말을 안 들어주는 것 같아서 이혼을 고려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저희 신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자 분들을 만날 때

무엇인가 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 것도 해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공감의 문제 때문입니다

신자 분이 오셔서 "처음 오셔서 많이 힘드시지요 제가 뭘 도와드릴까요"하면

"아 되었구만요, 그래 뭘 도와드릴까요"하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막 생깁니다

그런데 와서는 "신부님이 하는 일이 뭐가 있다고 힘들다고 하시는 거예요.

신부는 당연히 신자를 사랑해야지"하고 다그치면

"그래 앞으로 네 얼굴 보나봐라"하고 열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 계신 주부여러분,

남편이 여러분에게 "여자들이 입에서 하는 일이 뭐가 있어?"하면

"아 맞아요"할 사람이 있습니까?

그건 아주 병신이지요

다들 억울해하고 그럼 당신이 한번 해봐하고 소리치고 싶을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다 같은 것입니다

이렇게 공감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정말 중요한 기능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얼핏 들으면 쉬운 일 같습니다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내가 말하는 것은 쉽지만 남의 푸념을 들어주어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계속 전화상담을 하고 있습니다만 푸념을 듣다 보면 머리에 쥐가 납니다

그래서 산에 가서 머리를 털고 내려와야 합니다

말하는 사람이야 시원하지만 그 오물바가지를 뒤집어 쓴 사람은 힘든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공감을 잘 하면 마음이 맺힌 분들을 잘 풀어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어떤 분이 며느리 욕을 하는데

거기다 대고 맞아 며느리년들은 다 나쁜 년들이야 한다면

혹은 며느리들이 시어머니 욕을 하는데 우리 시어머니도 그래한다면

그것은 공감이 아니라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입니다

대개 머리 나쁜 여인들이 엉뚱하게 공감 아닌 공감을 해서 남의 집 싸움을 부추깁니다

또 공감을 한답시고 들어주다가 그런 경우는 이렇게 하라고

훈수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잘 들어줄까요?

너나 잘해

 

 

상담가들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공감은 상담가의 기본자세이자 가장 어려운 기법이기도 하다고 말입니다

상대방의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로 자신의 마음을 잘 키우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내공이 얼마나 생겼는지 아는 방법이 있습니다

TV드라마를 보면서 화를 내고 눈물을 쏟고 하는 것은

내적인 힘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 자신을 분석하는 능력이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보면서 "바보상자야..."라고 행간을 읽는 내공이 있어야 합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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