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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유에서 존재로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08 조회수1,413 추천수6 반대(0) 신고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이제 아버지께 가서 너희가 내 이름으로 구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이루어 주겠기 때문이다."

 

                         (요한14, 12-13)

 

강론 말씀입니다.

 

에릭 프롬은 지금까지 "소유의 역사" 였다면 앞으로는 "존재의 역사" 이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세에 토마스 아퀴나스가 신의 존재, 인간의 존재에 대한 존재론을 펼쳐 왔으나, 산업혁명 이후 "소유"의 역사로 바뀌어 왔습니다.

 

어렸을 때는 우리 부모님이 왜 많이 갖지 않으셨나? 내가 하고 싶은것이 있는데 여건이 되지 않을 때, 부모님이 좀 더 가지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운도 없지.." 하며 상대적인 결핍감을 느껴 왔습니다. 어렸을 때 제가 가졌던 소유의 개념으로 세상과 부모님을 바라본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존재"의 개념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계시니까 좋다." 라는 심정입니다. 예전에는 그자리에 계신 것이 당연한 일이었는데, 부모님이 살아계신 자체로 감사한 일인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님들은 처음부터 죽을 때 까지 자녀를 "존재의 개념"으로 보십니다. 자녀가 공부를 잘 하던 못하던, 잘났던 못났던, 돈이 있던 없던 존재 자체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염둥이인 것입니다.

 

자녀들은 어려서 철이 없을 때는 부모님을 "소유의 개념" 으로 바라보다가 나이 들어 가면서 "존재의 개념" 으로 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해서 부모님을 "소유의 개념" 으로 보는 자녀들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가진 재산에 연연하거나, 부모님께 대한 최소한의 돌봄도 회피하는 경우입니다.

 

우리 모두가 부모님께 대한 태도가 "존재의 개념" 으로 바뀌어 가야 하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대부분 자녀의 입장도 되고 부모의 입장이 되기도 합니다.

 

먼저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들이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깊이 새기고 살아간다면 신앙인의 입장에서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자녀들에게 "소유의 개념" 에서 비롯된 세속적인 성공만을 바라지 않고,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제일 우선시 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것 같습니다.

 

저의 장부는 유언으로 "아이들의 배우자는 신자이어야 할 것" 한가지 만을 남겼습니다. 다행히 모두 배우자들이 신자입니다. 그만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우선시 한다는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녀의 입장에서도 부모님께 신앙을 가지시도록 도와 드린 것이 제일 효도를 하게 된 일로 여겨집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뵈러 갈 부모님이 계시지 않은 것에 대한 아픔이 있습니다. 살아 생전에 잘 해드리지 못한 일들만이 마음 아플뿐입니다.

 

사랑이신 주님,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라는 당신의 말씀을 따라 저희 자녀들이 이 세상에서 굳건하게 살아 갈 은총을 주시고, 이미 돌아가신 저희 부모님들께도 당신의 자비하심으로 그분들에게 필요한 은총을 베풀어 주소서! 우리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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