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는 못난이!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14 조회수1,827 추천수10 반대(0) 신고
 

     

                                             

     

    하느님께서는 질그릇 같은 우리 속에 이 보화를 담아 주셨습니다.

                         고린토 후서 4, 7

                    

                         못난이 질그릇 이야기

 

모든 진흙덩이가 그렇듯이 질그릇으로 최고의 작품이 되어서 왕궁의 식탁이나 부잣집의 장식장에 올라가는 것이 내 최고의 꿈이었다. 다행인 것은 우리들의 토기장이가 이 나라 최고의 장인이란 것이었다. 그가 만든 그릇들은 거의 다 왕궁이나 부잣집으로 팔려나갔다.

 

어느날, 토기장이가 내 앞에 앉아서 나를 반죽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도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작품으로 태어날 내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이상했다. 토기장이가 빚는 나의 모습은 이전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주둥이에 유난히도 넓은 손잡이...

 

나를 지켜보는 다른 진흙들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난 너무 속상해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나를 이런 흉칙한 모습으로 빚은 토기장이의 손길이 밉고 또 미웠다. 마지막으로 불가마에서 나온 내모습은 정말 절망적이었다. 토기장이가 날 왜 이런 모습으로 빚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토기장이는 내가 완성되자마자 나를 품에 앉고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가 도착한 곳은 어느 가난한 농부의 집이었다. 아무리 나를 이렇게 가난한 농부에게 팔려고 했어도 이런 모양으로 만든 토기장이가 나는 생각할수록 미웠다. 차라리 바닥에 떨어져 내가 깨져 없어지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농부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난 너무 놀라고 말았다. 그 농부는 농사일을 하다가 두손이 잘린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평범하게 생긴 그릇을 사용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토기장이는 이 사실을 알고 이 농부를 위해 손이 아닌 팔로 사용 할 수 있는 나처럼 생긴 그릇을 만들었던 것이다. 나를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는 농부에게 토기장이가 말했다.

 

"더 고마운 것은 나요. 내가 질그릇을 만들면서 이렇게 기뻤던 적은 처음이요. 이 그릇은 나의 최고의 작품이요." 토기장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 나라는 사실을 난 그 때 깨달았다. 그리고 나를 빚던 토기장이의 그 따스한 손길을 그제야 느낄 수가 있었다....![펌]

 

주님, 저는 당신이 빚어주신 못난이(?) 질그릇입니다.(못난이는 제 어린 시절의 애칭..^^)  당신의 의지대로 선하게 살라 요리 조리 예쁘고 둥글게 빚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또, 이목구비 또렷한 국경선(?) 지어주셔서 고가의 성형수술비 걱정 안하게 해 주신 점에 대해서도 사실, 늘 감사드리고 있답니다.^^ 다소 섭섭한 점이 있다면 전체적으로 좀 짧아 두 발 자전거 타기는 좀 불편해도 세발 자전거는 문제없이 탈 수 있게 해 주신 점 정말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감사드리고 싶은 건 제 마음도 당신을 닮아 선하게 살라 요리 조리 오밀 조밀 곱게 빚어 주셨지만 가끔씩 쨍~그렁 뚝 사발 깨어지는 소리를 내서 죄송스럽게 여기고 있답니다. "어찌하오리까, 못난이 질그릇!" 하지만 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당신 최고의 작품임을 늘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저를 당신 뜻에 알맞게 빚어주셨으니 저를 당신 뜻에 알맞은 그릇으로 사용해 주십시오. 비록 그 그릇에 빗물이 고이기도 하고 더러운 흙탕물이 고인다 하더라도 다시 맑은 물로 저를 채워주시리라 믿습니다. 아멘! 기쁘고 은혜로운 주말 되시기를~♡

                     

                    나는 못난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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