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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면의 스승
작성자박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23 조회수1,259 추천수10 반대(0) 신고

 

5월 23일 (일)요일 (루가 24, 46-53)

 

이렇게 축복하시면서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 가셨다.(루가 24, 51)

 

예수께서는 제자들과 작별하고 그들 곁을 떠나셨다. 이제 제자들은 외적으로는 그분을 따를 수 없다. 예수는 추종해야 할 그루(Guru)가 아니다.

 

그분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가까이 계시려고 하늘로 가셨다. 그분은 우리 내면의 스승이 되셨다. 문제는 누구든 언제 진정으로 우리 가까이 오는가 하는 것이다.

 

접촉하고, 이야기 나누고, 입맞춤할 때 그는 우리 가까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가깝게 있어도 늘 거리감이 느껴진다. 다른 이를 전혀 느끼지 못할 때도 많다. 접촉하면서도 피상적일 때가 많기에 다른이의 마음에는 가닿지 못한다.

 

이제 예수께서는 우리 가운데 계시지 않아, 우리는 그분을 만지고 더듬고 붙잡을 수 없다. 그분이 하늘로 올라가실 수 있도록 이제 놓아 드려야 한다.

 

우리는 삶을 두고 스스로 지어낸 환상들과 결별해야 한다. 이는 의존과 종속, 과거의 짐, 인생사의 상처와 결별함을 뜻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늘 질질 끌고 다녀서는 않된다. 안 그러면 삶이 너무 고달프지 않겠는가. 어떻게 예수와 함께 하늘 높은 곳으로 들어올려질 수 있는가.

 

구루를 따라 맴도는 일이 바야흐로 중독처럼 번지는 시대다. 누구는 감히 스스로를 구루라 참칭하고, 또 누구는 추종세력들로 인해 그루가 된다.

 

우리가 예수의 겉모습만 본뜨지 말고 속으로도 닮으라고 그분께서는 하늘로 오르셨다.  바울로 사도는 우리더러 그리스도를 옷처럼 입으라고 한다. 우리는 그분의 사상만을 쫓을 것이 아니라 그분의 내밀한 본질, 정신, 그분 전체와 하나 되어야 한다.

 

예수를 따른다는 것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부정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내적 자아와 일치하고 내면의 스승을 따르는 것이 곧 예수를 따르는 것이다.

 

내면의 스승은 우리의 사고와 감정, 꿈과 육체, 주의깊게 듣기만 하면 매일 우리에게 주어지는 온갖 자극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예수가 내면의 스승이라는 말은  그분이 우리의 초자아가 되셨고, 그분의 근본 가르침을 부모님 말씀처럼 그저 명심하기만 하면 된다는 뜻이 아니다.

 

내면의 스승은 끊임 없는 맞대결을 뜻한다. 우리는 내면에 떠오르는 모든 것을 예수와 대결시키고 그분 편에서 물어 보아야 한다. 내가 뭘 할 때마다 "예수께서는 뭐라고 하실까?" 라고 자문해 보라는 사람도 있다. 물론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자기 초자아(超自我)의 소리를 예수와 뒤섞이지 않도록 주의하라. 예수께서 무어라 말씀하시는지 알려면 우선 자신에게 귀기울여 깊은 내면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때도 자신의 상상을 예수의 소리와 혼동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예수께서 하신 말씀과 몇번이고 대면 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예수의 말씀을 문자 그대로만 해석하지 말고 그 안에서 예수의 영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말씀 속으로 들어가 묵상해야 한다. "주님은 영이십니다. 그리고 주님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습니다." (2고린 3, 17)

 

그대 내면의 스승을 아십니까? 아니면 더 안전한 길인듯 싶어서 외적인 스승을 더 따르고 그에게 몸 맡깁니까?

 

내면의 스승 그리스도가 마음 깊은 곳에서 그대 갈 길을 가리키고 계심을 믿으십시오! 삶을 성취 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이 그대 마음안에 있습니다. 남의 의견에 기대지 마십시오! 참삶의 길을 남들한테서 찾지 마십시오!

 

그대 내명의 스승은 하느님이 만드신 유일하고 특별한 모습으로 그대를 자라게 할 것입니다. 내면에 귀기울인다면 무엇이 진정 좋은 것인지, 또 무엇이 그대 내면의 길로 인도하는지 분명히 알게 될 것입니다.

 

내면의 스승에 대한 신뢰가 꼭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이 과연 옳은 길인지를 남한테 인증(認證)받아 안정감을 얻으려 하지요. 그런 인증 절차를 무시하고 내면의 스승을 신뢰하십시오. 그가 어떤 영성 지도자나 전문 치료사들 보다 그대를 더 잘 인도할 것입니다.

 

         < 부활의 기쁨 백배 맛보기/안셀름 그륀> 발췌

 

제게 참 부족한 면입니다. 내면이 약해서 자신에 대해 신뢰를 잘 하지 못합니다. 성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기도 하는 가운데 내면의 스승을 따라가려하기 보다는 영성 지도자들에게 의존하려고 합니다.

 

좀 더 느긋하게 저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 보고 싶습니다. 무엇인가 조급하게 다른 분들의 식별에 의존하려는 것을 멈추고, 저에게 주어진 독특한 환경과 상황 안에서 예수님께서 말씀 하시고자 하는 것을 알아들으려는 혼자만의 시간을,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주님, 저를 더 잘 신뢰하고, 저의 내면에서 원하는 것을 당신의 말씀 안에서 잘 분별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제 스스로 독립적으로 당신 앞에 설 수 있는 은총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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