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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열등감
작성자박용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23 조회수1,494 추천수16 반대(0) 신고

 

 

열등감

 

 

그동안 여러분들께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시고 공감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도 많으신 것으로 압니다

대체로 공감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마음 안에 벽이 많은 분들이십니다

어찌되었건 그 마음의 벽이야 한꺼번에 무너지는 것이 아니기에

그냥 따라오는 사람만 데리고 갈랍니다

 

 

제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시라고 한 것은

열등감을 줄여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열등감이란 무엇입니까?

다른 사람에 비해 나는 형편없어 라고 생각하는 것이 열등감입니다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만족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마음의 불균형한 상태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합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열등감이 강한 분들이

자기에 대한 분노가 크다는 것입니다

 

열등감을 가진 사람들이 보이는 외적 행동은 대개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우선 열등감은 공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사람이 가진 감정은 대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할 때 잘 드러납니다

특히 아무리 보직이 낮은 자리라도 지도자의 자리에 있을 때

그 사람이 평소에 가진 감정이나 마음수련의 정도가 너무나도 잘 드러납니다

 

 

지도자의 첫 번째 유형은 늘 자기가 옳은 자리에 있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대개 공동체가 일을 하다보면 지지해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대의견도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이 반대의견을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생각하고 그것에 대하여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분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배울 것이 없다는 자세를 취합니다

그래서 남들로부터 잘난 척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실상 이런 분들은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자신의 의견에 대하여 확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 면을 보였다가

다른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면 어떡하나싶어 강하게 자기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빈정대는 태도를 보입니다

남들이 하는 일을 늘 뒷전에서 빈정거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농담을 하더라도 냉소적입니다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한 기억이 별로 없는 분들이 대개 이런 태도를 보입니다

남들이 하는 일들을 보면서 그까짓 것은 해서 뭘 해하거나

내가 옛날에 다 해봤는데 말이야 하면서 경험이 많은 사람인척 합니다

그 뒤에는 두려움과 외로움이 범벅이 된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자기가 하지 못한 일을 하는데 대한

질투와 분노, 부러움이 뒤섞여 있어서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세 번째 유형은 그릇이 되지 않는데도 자꾸만 자신을 중요한 사람인 것처럼 남들에게 보이려고 합니다

예수님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잔치자리에서 상석을 차지하려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이름이나 지위를 자랑하기를 습관적으로 합니다

심지어 자신에게 제대로 된 것이 없으면

친척이나 친구들의 이름을 들먹이면서 자신을 드러내려고 합니다

이런 분들 역시 남들로부터 무시당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합니다

지도자의 자리에 앉게 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보다 무리하게 일을 벌이려고 들 합니다

예를 들면 공부 못하는 아이가 서울대 시험에서 떨어지고는

"나 서울대 시험 봤다가 떨어졌어"하고 자랑하는 심리와 비슷합니다

이런 분들은 자신에 대하여 정직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의 경우 빚이 많습니다

손님들이 방문 왔을 때, 초라한 집안 꼴을 보이기 싫다고 무리해서 큰집으로 이사를 가거나, 혹은 무리해서 비싼 가구를 들여놓습니다

이런 분의 배우자들은 평생을 빛 좋은 개살구로 살아야만 합니다

 

 

열등감이란

마음이 병든 상태, 균형을 상실한 상태,

자신의 존재가치를 평가 절하하는 상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부정하다보니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자기가 아닌 다른 모습, 만들어진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열등감이 지나치게 부드럽게 나타나는 경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열등감이 강하면 지나치게 부드럽게 표현하게 됩니다

마음이 힘이 약하거나, 공격성을 보이고 싶지 않을 때

매사를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강아지를 보고서 그냥 예쁘다고 하면 되는데

호들갑스럽게 너무 이쁘다 어쩌구하는 경우,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어필하는 경우,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부드럽게 대하는 경우,

또 신앙생활에서도

사순절에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이 얼마나 아프셨을까하고

좀 느끼하게 우시는 분들,

남의 장례식에 가서 식구들보다 더 흐느끼고 계시는 분들,

뭔가 오버하는 것 같은 경우

 

대개는 자신이 가진 공격적인 성향을 은폐하고자 할 때

그런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시집가기 전에 벌레가 지나가는 것만 보아도 팔짝거리면서 무서워하던 처녀들이

시집가고 나서는 바퀴벌레가 지나가면 슬리퍼짝으로 퍽 때려잡는 것을 봅니다

본인들은 결혼생활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하지만

본래의 공격젹인 성향이 드러난 것뿐입니다

대개 이런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어기제는 눈물입니다

눈물을 흘림으로써

자기 안의 공격적인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그룹은 병약하고 연약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입니다

예전에 사람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당당하게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옆으로 갸우뚱하고 연약한 듯한 분위기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분들은 남들이 뭐라고 하면 금방 울려고 하고 풀이 죽어버립니다

 

그러면 이런 분들의 속마음은 어떤 것인가?

다른 사람들이 자기에게 아무런 요구도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대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차라리 내가 하는 편이 낫지하는 기분이 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자아가 약하고 자신에 대한 열등감이 강해서

즉 자신을 너무나 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남의 평판에 민감합니다

이런 분들은 소위 퇴행이란 방어기제를 주로 사용합니다

퇴행이란 유아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징징거리는 거지요.

 

 

마지막으로 늘 순응하는 사람을 들 수가 있습니다

순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내적 상태가 드러나는 것을 꺼려해서

남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 줍니다

이 분들은 소리 없이 일하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듣기는 하지만

본인 자신은 늘 마음이 불만으로 차 있고

감정적인 억압으로 인해 편안치가 않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가치를 잘 모르는 분들은

다른 사람이 나에게 바라는 대로 살아주려고 하거나

자신의 감정과는 반대되는 행동을 함으로써

스스로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갈등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런 분들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기도할 때에도 숨기지 말고 어린아이처럼

자기 감정을 표출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지 않은 사람은

늘 혼돈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마음 편히 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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