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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주님승천대축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23 조회수1,526 추천수6 반대(0) 신고

◎ 2004년 5월 23일 (일) - 주님 승천 대축일 (다해)

 

▣ 홍보주일

  제2차 바티칸공의회(1962-1965)는 <사회매체 교령>을 반포하면서, 교회의 다양한 사도직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전세계 교회가 홍보주일을 제정하여, 이 날 사회매체의 본질과 효과와 사용에 대한 신자들의 의무를 가르치고 기도와 성금을 권유하기를 원했다.(18항) 이에 1967년 바오로 6세 교황은 매년 주님 승천 대축일을 <홍보의 날>로 제정하였고, 올 해로서 38번째 홍보주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따라서 주님 승천 대축일이자 홍보주일인 오늘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사회매체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으로 복음을 선포하는 데 초대받았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오늘의 복음]  루가 24,46-53

<예수께서 그들을 축복하시면서 하늘로 올라가셨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성서를 깨닫게 하시려고 제자들의 마음을 열어주시며 말씀하셨다.] 46) "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47)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을 회개하면 죄를 용서받는다는 기쁜 소식이 예루살렘에서 비롯하여 모든 민족에게 전파된다고 하였다. 48)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 49)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 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위에서 오는 능력을 받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 50) 예수께서 그들을 베다니아 근처로 데리고 나가셔서 두 손을 들어 축복해 주셨다. 51) 이렇게 축복하시면서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52) 그들은 엎드려 예수께 경배하고 기쁨에 넘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53) 날마다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

 

[복음산책]  하늘과 땅의 새로운 의미

 

  오늘은 부활하신 예수께서 하늘로, 즉 그분께서 원래 계셨고, 오셨던 곳으로 다시 올라가셨다는 사실을 기념하는 주님 승천 대축일이다. 유럽 교회에서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통상 부활 제40일째인 부활 제6주간 목요일에 지내고, 우리나라와 같은 전교지역에서는 부활 제7주일에 지낸다. 예수님의 승천사실은 전하는 신약성서의 기록들을 먼저 살펴보자.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발현하신 후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기록은 신약성서에서 단지 세 군데 발견된다.(사도 1,3-11; 루가 24,50-52; 마르 16,19) 마태오와 요한복음에 승천사실이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놀랄 필요는 없다. 마태오복음에서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을 따로 갈릴래아의 산으로 초대하신 후, 제자들에게 첫째로 "세상 모든 사람을 예수님의 제자로 삼을 것", 둘째로 "성삼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 것", 셋째로 "예수께서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칠 것"을 지상사명으로 내려주신 다음 세상 끝날까지 제자들과 함께 있을 것을 약속하셨다.(마태28,16-20) 이렇게 마무리되는 마태오복음은 예수님의 승천사실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요한복음은 이미 장구한 고별사(13-17장)의 틀 안에서 죽음-부활-승천-성령강림을 예고한다. 특히 추가로 편집된 21장은 부활하신 예수의 베드로에 대한 특별한 안배를 통하여 예수께서 가신 길을 베드로도 따를 것을 명하고 있다.(요한 21,19) 마르코복음이 전하는 승천사실도 사실은 후일 추가로 편집된 기록에 속한다.(마르 16,9-22) 이 대목에서 추가편집자는 마태오와 루가복음을 참조하여 부활예수의 발현, 제자들에게 지상사명전달, 예수의 승천 사실을 덧붙임으로써 복음서를 마무리짓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예수님의 승천사실을 제대로 기록하고 있는 신약성서의 기록은 루가복음과 사도행전뿐이다. 그런데 루가복음을 잘 살펴보면, 예수께서 안식일 다음날 새벽에 부활하신 후 바로 그 날 저녁 늦은 시각에 승천하신 것으로 보인다. 즉, 루가복음은 예수님의 부활, 발현, 승천 사실을 단 하루에 일어난 사건으로 보도하고 있다는 것이다.(루가 24,1-53) 오직 사도행전만이 부활하신 예수께서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여러 가지 증거로써 여전히 살아 계심을 보여주셨고, 후기 교육과 함께 성령의 강림을 약속하신 후 11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사도 1,3-11)

 

  결론적으로 복음서들의 직접·간접적인 기록을 통하여 예수께서 승천하셨다는 사실은 확실하나, 부활하신 후 40일째 되는 날 승천하신 사실은 사도행전의 증언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개념을 다시금 정리할 필요가 있다. 예수께 돌아가신 지 사흘만에 부활하신 것이나, 부활하신 후 40일간 지상에 머무셨다는 것, 성령강림 사건이 유다교의 과월절 후 50일째 되는 오순절에 일어난 사건(사도 2,1-4)이라는 것 등에서 성서저자들이 정확한 시간을 기록하려했다기보다는 3일, 40일, 50일의 신학적 의미를 더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성서에서 3일은 무엇을 결정하고 확인하는 의미를, 40일은 회개와 변화를 위한 준비의 뜻을, 50일은 하늘로부터 귀중한 것을 내려 받는 오순절의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하늘과 더불어 살아왔다. 하늘에 빌고, 하늘을 우러러 반성하고, 푸르고 넓은 하늘을 보면서 답답한 가슴을 달래고 살았다. 오늘 우리는 대도시에서 하늘을 우러러볼 여유도 없이, 우리 삶의 일상쳇바퀴에 갇혀서 살아간다. 푸르고 신선한 하늘, 밤이면 별이 쏟아지는 하늘이 우리 삶에서 사라진 그만큼, 하느님에 대한 감수성도 잃어가고 있다. 우리 삶에 숙연함을 주는 체험도 잃어가고 있다. 넘쳐나는 인간 생산품에 시선을 빼앗기고, 정보매체들이 전하는 정보의 홍수에 빠져, 우리는 모두 분주하게 또 고달프게 살아간다. 하늘을 우러러 생각할 겨를도 없고, 이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여유도 없다. 이러한 때 주님 승천 대축일은 그런 삶이 인간 운명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하늘이 우리 삶에 의미하는 바가 있듯이, 우리가 세상에서 매일 보고 듣는 것보다 더 귀중한 것이 우리 삶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푸르고 넓은 하늘, 우리 마음을 숙연하게 하는 하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하늘의 의미를 되찾게 해 주는 것이다.

 

  예수님은 절망과 실의에 빠진 병든 이들을 고쳐서 생기 있는 삶의 현장으로 보내셨다. 죄인이라 버려진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죄를 용서하여 하느님의 넓으신 자비 앞에 그들을 숙연하게 만드셨다. 잘 먹고 잘 입고 좋은 집에 살아야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행복을 오히려 불행한 것으로 보셨다. 예수님을 재판하고 사형 언도를 내린 유대인 최고 회의와, 그 언도를 확인하고 집행한 빌라도는 잠깐의 승리자였고, 부활하여 하늘에 오르신 예수님은 잠시 동안은 패자였으나 이제 영원한 승리자가 되셨다. 이 모든 것은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놀라운 자비와 은총의 결과이다.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창조물입니다. 묵은 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2고린 5,17). 그리스도 안에 새로움을 체험한 바울로 사도의 외침이다. 그렇다. 예수님의 승천은 우리가 사는 하늘과 땅에 새로움을 준다. 승천은 하늘 아래 어디에나, 예수님의 말씀과 삶이 실천되는 곳에 예수님이 살아 계시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며, 그곳에 참다운 삶을 향한 새로움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성당이나 사람들이 거룩하다고 여기는 어떤 곳에 갇혀 계시는 것이 아니다. 푸르고 넓은 하늘이 어디에나 있듯이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배우는 사람들이 있는 곳 어디에나 그분은 새로운 체험의 대상으로 늘 살아 계시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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