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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복음산책(부활7주간 수요일)
작성자박상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4-05-26 조회수1,214 추천수7 반대(0) 신고

◎ 2004년 5월 26일 (수) -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오늘의 복음]  요한 17,11b-19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11) "거룩하신 아버지, 나에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이 사람들을 지켜 주십시오. 그리고 아버지와 내가 하나인 것처럼 이 사람들도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12) 내가 이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에는 나에게 주신 아버지의 이름으로 내가 이 사람들을 지켰습니다. 그 동안에 오직 멸망할 운명에 놓인 자를 제외하고는 하나도 잃지 않았습니다. 하나를 잃은 것은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13) 지금 나는 아버지께로 갑니다. 아직 세상에 있으면서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이 사람들이 내 기쁨을 마음껏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14) 나는 이 사람들에게 아버지의 말씀을 전해 주었는데 세상은 이 사람들을 미워했습니다. 그것은 내가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은 것처럼 이 사람들도 이 세상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15) 내가 아버지께 원하는 것은 그들을 이 세상에서 데려가시는 것이 아니라 악마에게서 지켜 주시는 일입니다. 16) 내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이 사람들도 이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17) 이 사람들이 진리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버지의 말씀이 곧 진리입니다. 18)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이 사람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19) 내가 이 사람들을 위하여 이 몸을 아버지께 바치는 것은 이 사람들도 참으로 아버지께 자기 몸을 바치게 하려는 것입니다."◆

 

[복음산책]  대사제의 기도 : 제2부

 

  제1부 대사제의 기도를 한 단락으로 요약한다면, "아버지, 이제 당신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소서. 세상이 있기 전에 아들이 누리던 그 영광을 아버지와 같이 누리게 하소서. 이는 아들이 당신을 영광스럽게 하기 위함이며, 제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기 위함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제1부 기도의 주제가 아들 자신의 영광을 간구하는 기도라고 했지만 결국은 아버지의 영광과 제자들의 영원한 생명을 바라는 기도였음을 알 수 있다. 아버지의 영광과 제자들의 영원한 생명은 무엇보다도 아들이 자신의 파견사명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 요한복음 저술의 목적이 무엇이었던가?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20,31) 예수께서는 이 사명을 아버지로부터 받아 이 세상에 파견되었으며, 이제 이 사명을 충실히 완수하심으로써 우선 제자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고, 이를 통하여 아버지께서 영광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오늘 복음은 대사제의 기도 제2부로 봉독된다. 그 첫 부분(9-10절)은 어제 복음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나는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세상을 위하여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게 맡기신 이 사람들을 위하여 간구합니다. 이 사람들은 아버지의 사람들입니다. 나의 것은 다 아버지의 것이며 아버지의 것은 다 나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로 말미암아 내 영광이 나타났습니다."(9-10절) 예수께서는 자신의 두 번째 기도가 제자들을 위한 기도이지 세상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고 하셨다. 그렇다고 세상이 구원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말은 아니다. 세상은 그 자체로 하느님 사랑의 대상이다. 그러나 이 세상이 아들을 제대로 알게 되기 전까지는 남아 있는 제자들에게 있어서 세상은 미움과 증오와 박해의 주체이다. 그래서 스승께서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시는 것이다. 예수님은 아버지께로부터 나와서 세상에 왔다가, 이제 세상을 떠나 다시 아버지께로 돌아가셔야 하기 때문에(16,28) 세상에 남게 되는 제자들을 위하여 아버지께 간구하시는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인 것처럼 제자들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시고(11-12절), 세상의 악으로부터 제자들을 지켜주실 것을 기도하시며(13-16절), 마지막으로 제자들이 진리를 위하여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신다(17절). 진리는 다름 아닌 하느님의 말씀이다. 진리를 위해 몸을 바친다는 것은 우선 진리를 통하여 거룩해짐을 의미하며, 거룩해진 제자들을 예수님은 세상에 파견하시는 것이다. 따라서 제자들은 세상 안에서,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표지(sign)이다. 제자들은 세상에 대하여 자신의 몸을 바침으로써 이 표지를 증거(證據) 해야 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결국 하느님의 원(原) 표지이신 예수께서 자신의 몸을 바치심으로써 누리시는 그 기쁨을 제자들도 마음껏 누리게 하려는 것이다.(13절)

 

  머지않아 제자들은 세상에 파견된다. 그들이 살고 또 살아야만 하는 세상에 파견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세상에 속한 자들이 아니라고 예수는 말한다. 그렇다고 제자들이 세상에 아무 쓸데없다거나 세상과 아무 상관없다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더 이상 그 이전의 세상과는 다르다. 이제 세상은 예수의 말씀을 들었고, 그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 제자들 또한 예수의 말씀을 들은 이상 이전의 사람들이 아닌 것이다. 제자들은 이제 스스로가 하느님의 나라가 되었으며, 새로운 창조의 시금석(試金石)이 되었다. 그렇다고 제자들이 이 세상으로부터 선별되어 따로 모여지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로 흩어진다. 즉 세상 안으로 파견된다. 세상은 제자들이 하느님 말씀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작업장(作業場)이다. 그 씨앗이 싹을 패고 자라나 열매를 맺고 안 맺고는 제자들의 책임이다. 오직 열매를 맺는 자만이 알 것이다. 열매를 맺음이 얼마나 벅찬 기쁨으로 다가오는지를 말이다. 그래서 예수는 그렇게 되도록 바라면서 자기 제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이다.◆[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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