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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삼위일체 대축일과 어느 수녀님
작성자하경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4-06-06 조회수1,168 추천수1 반대(0) 신고

 

삼위일체 대축일을 맞아 또한가지의 주님의 은총을 생각해 본다. 어젯밤 난생 처음 미사중의 독서를 펑크낼 뻔 했는데 우연히 참석한 '빠다킹'이라는 사이트의 신부님, 수녀님들이 윈엠으로 방송하는 방에 들어갔었다.

 

주일 새벽미사를 준비하셔야겠기에 자정을 삼십여분 남겨둔 신부님은 반밖에 이야기하지 못했는데 벌써 두시간이 다 되어간다며 이 아침의 미사준비를 거론하실때에도 나는 참례자가 아닌 흔한 관객으로서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던것 같다.

 

그러다가 흐르는 강물이란 대화명을 가진분께 아무뜻 없이 나는 흐르는 영혼이라며 담소를 나누다가 떠날때의 인사를 '안녕히 주무십시오'에서 차별화를 두고싶었기에 '안녕히 승천하십시오'하니 매우 좋아하셨다. 그런데 순간 까맣게 잊었던 이 아침 미사의 제1독서 당번이 나였슴을 기억케 된것이다.

 

이날 저녁에 그리스도안의 한 핏줄인 어느 자매의 교회 집사가 말기암의 고통중에 있기에 그리고 그 환자의 몸에서 피나 난다기에 '암이란 도무지 죽을때까지 머리가 살아있는 아픈 병'일것이라며 기도중 기억하마 하였기에 주님께서는 이처럼 작은 정성의 식탁을 마련해 주고 계셨다.

 

성당에 도착하니 오늘따라 여느때처럼의 미사 집중도가 허락되지를 않는다. 주님의 제단위에 잘잘못을 모두 바치고 사제와, 교회와. 그리스도와 하나되어 미사를 바치겠다는 마음자세가 많이 무뎌져 있었다. 이런 와중에서 결국은 어제의 나와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옆자리의 제2독서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기 시작하였다.

 

하여 뒷좌석에 자리하시는 수녀님께 다가가 대뜸 '2 독서자가 펑크난 것 같은데 수녀님, 부탁합니다'하니 수녀님께서는 기겁을 하시며 반려하신다. 다시 맨 앞줄 좌석의 오른쪽에 자리하신 성체분배자께 부탁을 하니 나와같은 세례명을 쓰시는 도미니코 형제께서도 겸손으로 반려하신다.

 

할수 없이 1독서후에 2독서가 이어져 거룩한 소임을 내 의지가 아닌 주님께서 들려주심을 믿고 그것을 신자들과 나누려는데 고통받는 환자 이야기가 나온다. 본시 미약한 신앙을 가진 우리 도구들이기에 보다 진지하게 그것을 봉독할 수가 있었다.

 

문제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신자들의 1번에서 4번까지의 기도를 홀로 독식할 용기가 나지를 않는 것이었다. 하여 뒷좌석의 화장은 안했으나 준수하고도 어여쁜 자매에게 부탁을 하니 다소 놀라지만 선뜻 나의 옆자리로 와 주었다.

 

교회를 위한 1번 기도를 바치고 그녀가 나라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다시 고통받는 사람을 위한 3번 기도를 바치고 그녀가 환경을 위한 기도를 바치고...

 

지난 성모성월 끝날을 하루 앞둔 싯점에 성전 봉헌 미사등으로 고생하신 신부님께선 조만간 다리 수술을 받으셔야 할텐데 생전 처음 첫번째 순으로 영성체를 하는 이몸에게 거룩한 손길로 반겨주시는듯 하다. 이 염치없고 미천하고 얼굴이 두꺼운 죄인에게 말이다.

 

기도중에 미사전 수녀님의 반려를 통한 그분의 성찰같은것의 영적 교감이 닿아 함께 치유를 구하니 참 좋았다. 삼위일체 대축일에 이르러 할 수만 있다면 많은이들에게 공동체의 명확한 답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라고 전파하고 싶지만 자주 미사외 일상중에 주님의 사랑을 참례하지 못하고 구경만 일삼은 나였기에 그것이 어렵다.

 

그리고 이 부족하고 복잡한 나의 심사들을 감히 새롭게 단장한 굿뉴스 묵상란에 봉헌한다.

 

아이들이 잠에서 깨었나보다. 오늘은 우리의 티없는 거울인 아이들을 통하여 어떻게 하면 강요가 아닌 꼬득임으로 아침 기도를 나눌까 고민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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