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보이지도 않고 생각나지도 않는 성모송
작성자이정원 쪽지 캡슐 작성일2004-06-06 조회수1,321 추천수3 반대(0) 신고

새벽 6시 주일미사.

 

저는 지금 주일새벽 미사의 제대 앞 해설자의 자리에 서 있습니다

 

시작 전 기도가 끝나고, 이어지는 삼종기도.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

성령으로 잉태하셨나이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

 

그리고는 더 이상 생각이 나지를 않습니다.

 

진도가 나아가질 않으니, 선창자로서 황당무개 할 따름입니다.

눈 앞이 캄캄합니다. 순간, 뒷 부분이 전혀 생각나지 않습니다.

늘 가지고 다니는 가톨릭 주요 기도문을 번개같이 펼쳐도  성모송이 보이질 않습니다.

당황.... 아이구, 이거 어쩌지, 일각이 여삼추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망신살(?)로 온 몸이 굳어짐을 느낍니다.

 

그 때 눈치 있으신 자매님 한 분이 선창을 하시며 도와 주십니다.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

 

이제 또 제 차례입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

 

어물어물, 황당, 당황, 그 뒷부분이 또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거 큰일 났다는 생각이 역력했겠지요. 역시 늘 갖고 다니면서 보았던 기도문에도 도대체 성모송이 보이질 않습니다. 기억도 나질 않습니다. 아니, 앞 부분도 틀리게 선창한 것이 아닐까?하는 걱정이 듭니다. 더욱 당황스럽습니다.

 

황급히 수녀님이 해설대로 오셨습니다.

해설대 속의 다른 기도문을 1억분의 1초의 속도로 찾아서 저에게 펼쳐 주었습니다.

구원의 천사가 오신거죠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휴, 겨우 삼종기도를 마쳤습니다.

 

해설자로 봉사한지가 5년차이지만, 언제나 제대 앞에만 서면, 조심과 주눅이 듭니다.

늘 하던, 성모송이 왜 갑자기 생각이 나질않나요?

 

오늘 아침,

보이지도 않고, 생각나지도 않는 성모송.

미사 전 준비부족으로 정말 혼났습니다.

 

서울반포4동 성당  이 정 원 알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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