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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나는 아직 병들어 있습니다.
작성자김현정 쪽지 캡슐 작성일2004-06-11 조회수577 추천수2 반대(0) 신고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마태오 10:12)

 

약 먹듯이 기도하고 맛있는 음식 먹듯이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서 기도없이 아무것도 스스로 할 필요없게 되기를, 다시 말해서 혼자서 할 필요없이 성령으로 채워지기를 바랍니다.-(헨리 나웬 (열린 손으로)-* 인용

 

할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셨을때가 기억이 납니다. 6인실 병동에는 많은 사람들이 거쳐가는 만큼 병을 대하는 자세들도 각양각색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술과 담배를 많이 먹었으므로 자기의 병은 당연하다며 체념과 한탄의 말만 하는 사람, 어떤 사람은 병문안 오는 사람들의 음식에만 집중하는 사람, 또 어떤이는 자신의 약 먹는 시간 만을 지키며 신경이 곤두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 할아버지는 심술 궂은 말이 평생을 통해서 굳어 지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의 주름살에서 삶을 어떻게 살아오셨는가를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그런데 크리스마스 이브에 전야 미사를 가기전에 병원을 들렸더니여섯개의 침대마다 풍선이 매달려 있었습니다. 간병인 아주머니께 누가 달아놨냐고 조용히 여쭤 보니 "저 퉁명스럽게 말하시는 양반이 사서 달아놨다."고 하셨습니다. 참 의외라고 생각했고 기쁨이 느껴 졌습니다.

 

그 해 어느 크리스마스 트리 보다도 멋진 장식이었습니다. '심술'로 통하던 분을 통해서, 횡하던 병실에 오색 풍선 만큼이나 희망이 생긴 듯 했습니다. 한 분의 배려로 병실에 두둥실 은총이 떴습니다. 그 때에 저에게 그 분은 더이상 심술쟁이 할아버지가 아니라 풍선 할아버지로 바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가나안의 첫 기적이 떠오릅니다. 여섯개의 돌 항아리의 물들이 포도주로 변한 것은 그 분의 말을 따르던 하인들만이 압니다. 낮은 자들 만이 알아 보는 기적입니다.

 

마리아님, 우리는 어쩌면 너무나 쉬운 인생을 만난 것 같습니다. 그저 그 분께서 말씀하신 대로 살아내면 되니까요. 나의 병명은 이미 진단이 내려져 있으며 또한 새로이 발견 된다고 해도 교회 공동체 안에서 도움을 받고 치료 받기를 두려워 하지 않는다면 생명은 무사할 것 같습니다. 병실 안에서 꿈도 꾸고 있고 화복되어 나갈때 몸도 마음도 강해질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생의 친구이신 창조주를 얻었습니다.

 

우리는 숨쉬듯이 기도하며 이 숨결도 그 분의 것 임을 기억합니다.

 

병들어 있는 우리는 행복합니다. 우리를 간호하며 돕는 분이 누구이신지 기억해요.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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