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찰밥
작성자최경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4-06-13 조회수1,031 추천수9 반대(0) 신고

8년전의 일이었습니다

수녀님의부탁으로 종합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고있는 마흔살 정도의 한자매를 만나게되었습니다

의지할곳 없는 고아로서 손과 발이 등나무 휘어지듯 보기에도 그 모습이 흉하여 가까이 가기에는 망설여졌지요

그 동안 개신교 신자며 이웃병상의 사람들이 동정어린 눈길들로 도와주기도 하였다며 저에게 자랑스러이 말을 하였지요

 오랜 병고와  찾아오는 이들을 그특유의 눈길로 관찰하는것이  별로 정이 가지를 않았지만 수녀님께서 간곡히 부탁하여 이르시기를  천주교 교리를 가르쳐 다가오는 4월의 부활때에는 세례를 받도록 하여야 된다는 그엄명에(?) 어쩔수없이 따르기로 하였지요

그 자매에게 다가가 다짜고짜 천주교 교리를 공부합시다  하는것도 이상스러울것 같기도하여 순간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였습니다

"주님 어쩌면 좋을런지요 아무리 보아도 저 자매는 교리 공부가 쉬울것 같지는 않겠는데요  무슨 방법으로 저 자매에게 다가설수 있는지  지혜를 주십시요"

저는 자매에게 다가가  흉하게 일그러진 두손을 잡고 "무엇이 제일 먹고 싶나요" 하자 그 자매는 기다렸다는듯이  찰밥이 제일 먹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웃음을 띄우며  당장에 내일 해주겠노라고 자신있게  대답을 하였지요

집으로 돌아오면서 찹밥에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하였지요

식구중 찰밥을 좋아하는  이가 없어 찰밥을 한적이 없어니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슬슬 짜증이 났지요

갑자기 웬 찰밥은 한다고 하여 이 고생인가 주님 어쩌면 좋을런지요

그날의 복음서를 읽게 되었지요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수녀님의 말씀도 듣는데 어찌 주님 말씀을 거역하리요

이웃의 음식 잘하는 자매에게 전화로 찰밥 강습을 받아 약간은 좀 이상한 찰밥 이었지만  그래도 주님의 명이라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가  찰밥 친교를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서에서 "너희가 먹을것을 주어라" 이 말씀에 흘러간 몇년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지금은 하늘 나라에 있을 "돌로로사"(찰밥사건 이후 그는 교리 공부를 마치고 부활때 저의 대녀가 되었지요)  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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