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맑고 푸른 눈을 지닌 거지에게....!
작성자황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4-06-14 조회수1,547 추천수6 반대(0) 신고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마태오 5, 14
   
   
   나는 열네 살, 열두 살 그리고 세살 된 세 아이의 어머니로 
   얼마전에 대학을 졸업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받은 수업은 
   어느 훌륭한 교수님의 사회학 강의였다.  
   그 수업의 마지막 숙제는 "미소를 지으세요" 였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밖에서 사람들에게 미소를 짓고 그들의 반응이 
   어땠는지 적어 오라는 것이었다. 나는 외향적 성격이어서 마지막 숙제는 
   식은 죽 먹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숙제를 받은 날, 나는 남편과 막내아들을 데리고 맥도날드에 갔다. 
   그때는 날씨가 흐리고 쌀쌀한 3월이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갑자기 사람들이 뒤로 천천히 물러서는 것을 보았다.  
   나는 깜짝 놀라 도대체 무슨 일이 생겼는지 두리번거렸다.  
   
   거지 두 명이 심한 악취를 풍기며 카운터로 다가가고 있었다.
   키가 작은 남자를 쳐다보자 그는 따뜻하게 웃었다. 
   그의 맑고 푸른 눈에는 하느님의 빛이  깃들어 있는듯 했다. 
   그는 동전 몇푼을 딸그락거리면서 "안녕하세요!"하고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두번째 남자는 정신지체자이고 앞에 가는 친구는 그의 인도자임이 분명했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나의 눈에선 눈물이 났다. 
   카운터의 아가씨는 무엇을 주문하겠느냐고 물었다. 
   "커피 한 잔 주세요. 고맙습니다. 아가씨." 푸른 눈의 거지가 말했다.  
   그것은 이 추운 날 잠시 몸을 녹이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전재산이었다. 
   
   나는 줄을 무시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갔다. 
   그리고 카운터 아가씨에게 아침 메뉴 세트 두 개를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을 들고 거지들이 앉아 있는 구석진 자리로 걸어갔다. 
   쟁반을 식탁에 놓은 뒤 나는 꽁꽁 언 두 사람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푸른 눈의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말했다. 
   나는 " 이것은 내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음식이 아니에요. 
   하느님이 시켜서 그냥 갖다 드린 것뿐이에요. 
   맛있게 드시고 희망을 가지세요." 라고 말했다.
   
   남편과 아들이 있는 자리로 돌아 오면서 나는 또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은 똑같은 이유로 당신을 내게 주셨을거야.
   내게 희망을 주기 위해..."  
   그러고는 내 두 손을 꼭 잡아 주었다.
   
   우리는 알 수 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결국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주기 위해 
   하느님께서 베푸신 선물임을.  
   우리는 비록 성당을 다니지는 않지만 신앙인이다.
   
   그날 나는 거지의 푸른 눈을 통해 
   하느님의 달콤한 사랑이 뿜어내는 맑은 빛을 경험했다...!
                                                                                                          
   
   † 찬미 예수님, 
   
   이 글을 쓰신 분은 무척 맑은 영혼의 소유자인가 봅니다. 
   비록 신앙의 연륜이 없고 성당 문을 밟아 보진 않았지만 
   우리들이 피해가고 싶은 악취나는 거지의 맑고 푸른 눈 속에 깃들인 
   하느님의 영을 볼 수있으니 말이예요.  
   이 글은 제가 최근에 읽은 글 중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읽은 글이랍니다. 
   주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냄새나는 거지를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갈 수 있었던 그녀의 용기에 하염없는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저도 그녀처럼 어느 날 당신께서 변장한 거지의 모습으로 
   제게 오신다면 용기 있게 당신을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갈 수 있을까요? 
   전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고 망설이고 주저하겠지요. 
   
   제게 용기를 더 하여 주십시오. 그리하여 주님, 제가 어느 날 
   성냥팔이 여인(?)이 된다거나 거지 여왕(?)이 된다 하더라도 
   제 눈 빛 속에 영롱히 반짝이는 별빛같은 당신의 빛을 담고 싶습니다.  
   헨리 뉴만 추기경님의 기도문에서처럼 말이나 설교로써가 아닌 
   당신을 닮은 표현을 보임으로써 타인에게 빛이 되도록 빛나는 
   빛나 여인(?)이 되고 싶습니다.^^ 

   지극히 작고 겸손한 모습으로, 심지어 가장 초라한 
   거지의 모습으로 언제나 제게 다가오시는 주님, 
   제가 깊고 맑은 영혼으로 늘 당신을 알아보게 하소서. 
   그리하여 당신이 가신 길 언제나 바른 길, 좋은 길로 
   저를 인도해 주시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게 해 주십시오. 
   아멘! 소금장수 여인이 되어도 좋답니다.^^ 
   은혜롭고 기쁜 하루 되십시오.
   추신 : 예수님, 저와 자전거 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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